연결 가능 링크

<strong><font color = 9c4500>[오늘의 화제] </font></strong> 일찌감치 선거전략 서두르는 미국의 대선 주자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열기가 벌써부터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20명의 정계 유력 인사들이 최근 정치 후원금과 인력 확보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고, 이들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선거를 34개월이나 남겨둔 이 시점에서 왜 이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지 그 이유과 후보들의 행보에 관해 김영권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문: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아직도 2년 반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까? 많은 유력 후보들이 벌써부터 이렇게 각 주를 돌며 출마 준비 작업에 착수한 배경에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김: 공화 민주당 모두 막강한 후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08년 대통령 선거가 지난 1952년 이후 56년만에 가장 많은 후보들에게 백악관에 입성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선거까지는 대략 각 당의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 분위기가 크게 동요되지 않았으나 2008년 선거는 어느때보다 후보와 결과를 예측하기가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판세를 예상한 정치인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20여명이나되고,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34개월도 많은 시간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전국을 돌며 자금과 인력, 그리고 표밭을 다지고 있는 것이라고 정치 분석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문: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들어 2008년 대선 주자들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가 자주 발표되고 있는데요. 후보 선호도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김: 가장 최근에 발표된 마리스트 대학 여론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33 퍼센트의 지지율을 보여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2000 년 대선 후보 였던 알 고어 전 부통령이 17퍼센트, 2004년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16 퍼센트, 200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 11 퍼센트로 각각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 힐러리 클린턴 의원이 타 후보에 비해 거의 두 배 이상 앞서고 있군요.

김: 그렇습니다. 그 배경에는 우선 대중 인지도가 매우 높고, 선거 자금 동원 능력도 가장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있을뿐 아니라 유일한 여성이란 점, 그리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향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힐러리 의원이 당선될 경우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두뇌와 경험이 국정에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인기를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문: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의원하면 지지자 만큼이나 그녀를 철저히 반대하는 일명 ‘안티 힐러리’ 세력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지 않습니까?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그런 이유때문에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김: 그렇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결과를 보면 무려 45 퍼센트의 응답자가 힐러리 의원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으로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다란 응답이 27 퍼센트, 아직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덜 됐다는 응답이 18 퍼센트나 되는 등 여성 대통령에 반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아 실질적인 대통령 선거에는 약한 후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공화당 진영은 어떻습니까?

김: 지난 마리스트 대학 여론조사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그리고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모두 22 퍼센트로 같은 지지율을 받았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이미 여러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관된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부시 행정부 각료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시장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역시 자의 반 타의반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줄리아니 전 시장은 동성연애와 낙태, 총기 규제에 대해 진보적인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보수층들로부터 인기가 적다는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매케인 의원 역시 줄리아니 전 시장 처럼 미국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여러 정책에 대해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 전례가 많아 공화당의 최대 지지층인 보수 세력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취약점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문: 각 당 후보간의 가상 대결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도 매우 흥미를 끌고 있다고 하던데….결과를 잠시 전해주시죠.

김: 힐러리 의원은 라이스 장관과의 대결에서 5퍼센트 앞섰고, 줄리아니 전 시장과는 대등했지만 맥케인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42 퍼센트대 52 퍼센트로 10 퍼센트나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케인 의원은 이런 여론 조사결과에 대해 매우 고무된 표정을 지으며 자신만이 어떤 민주당 후보와 대결해서도 이길 수 있는 공화당의 유일한 후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경쟁 추세 때문에 자신의 약점에 대해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입니까?

김: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최근 들어 부쩍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여성인 힐러리 의원이 과연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국가 안보와 테러와의 전쟁을 잘 수행할 수 있겠냐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강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힐러리 의원과 맥케인 의원이 최근 미국 정계의 가장 큰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연합 국영 회사의 미국 6개 도시 항만 운영권 인수 승인 논란에 대해 각각 상반된 입장을 취하면서 자신의 취약점 보완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힐러리 의원은 최근 가진 한 연설에서 9.11 테러는 ‘문제 해결 능력의 실패’, 작년 허리캐인 카트리나 재해는 ‘문제 대응 능력의 실패’, 그리고 이번 항만 운영권 논란을 가리켜 ‘판단의 실패’라며 부시 행정부의 국정 수행 능력을 맹비난 했습니다.

그러나 맥케인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며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직후 국제사회에 미국과 함께 하던지 아니면 등을 돌리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분명히 말했고, 아랍 에미리트는 이후 미국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수층들에게 인기가 높은 부시 대통령의 방패가 되는 것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 밖에 줄리아니 전 시장은 최근 연설에서 부쩍 성경 구절을 많이 인용하며 기독교인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등 무려 20여명의 정치인들이 2008년 백악관 입성을 향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