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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권포럼 개최 - ‘아시아지역에서의 아동노동과 인신매매’ [탈북자 통신: 정세진]


한국의 아시아인권센터와 영국의 국제반노예연대 등이 공동주최한 제1회 아시아인권포럼이 6일 오전 고려대에서 개최됐습니다. ‘아시아지역에서의 아동노동과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6일에서 7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번 포럼은 주최측인 남한과 영국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네팔,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전문가와 인권운동가들이 참여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장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아시아인권보호 체계 수립과 청년인권활동가 양성을 목표로 지난달 12일 공식출범한 <아시아인권포럼>은 그동안 북한인권문제를 다뤄온 남한의 인권운동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아시아인권문제의 차원에서 북한인권문제가 더욱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 유엔 아동매매, 아동매춘 특별보고관이자 지난 2004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된 바 있는 태국의 윗팃 문타폰 교수도 참석해 기조연설과 오후 포럼의 사회를 맡기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타폰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적어도 660만명 정도의 아동들이 최악의 노동환경에 놓여있다고 밝히면서, 아동노동과 인신매매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과 협조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인권문제는 이날 오후에 진행된 제2세션 ‘아시아지역에서의 아동인신매매’에서 다루어졌습니다. 윗팃 문타폰 교수가 사회를 맡은 오후 회의에서 국제인권단체인 영국의 국제반노예연대의 교육담당자 노르마 강 뮤코 씨는 ‘인신매매와 노동착취에 노출된 북한 여성과 아동의 취약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북한 전체 인구의 약 10퍼센트가 기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기아와 계속되는 식량, 경제위기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1] 또한 기아는 식량과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이웃나라인 중국으로의 대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뮤코씨는 밝혔습니다. 현재 중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숫자는 다양하게 추정되고 있지만, 최소한 5만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조선족들의 거주지이자 북한과의 경계에 위치한 길림성에 주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 당국에 체포, 강제북송의 두려움 속에 살고 있는 북한 여성들에게 결혼은 뿌리치기 어려운 제안이자 포기하기 어려운 기회라고 그녀는 밝혔습니다. 결혼은 이들에게 식량과 잠잘 곳,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생존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의 신분인 북한 여성과의 결혼은 법적 효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성 당사자나 그 자녀가 체포되었을 경우에는 강제송환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이에 결혼한 대상자에게 착취당하거나 학대당하는 여성과 그 자녀들은 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비참한 상황이라고 뮤코씨는 밝혔습니다.

[인터뷰2] 뮤코씨는 특히 조사를 통해 어린 소녀들의 인신매매문제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부분의 인신매매 사례는 강제 결혼인데, 남녀 성비가 13대 10 정도로 불균형한 중국 농촌 마을의 상황에서 인신매매자들은 북한 여성들을 최소 400위안에서 1만 위안, 즉 50달러에서 1300달러에 거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빈곤, 연령, 이혼, 장애 등으로 독신으로 생활하고 있는 중국인 농부들에게 북한 여성들은 팔려가고 있다면서, 평양출신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인터뷰3] 계속해서 뮤코씨는 이러한 여성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의 아동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녀는 버려져 고아가 되거나 극심한 기아로 인해 집을 떠나 장마당을 헤매는 아이들을 가리키는 이른바 꽃제비들은 식량과 일자리, 그리고 가족들을 돕기 위한 수단을 찾아 탈북해 중국으로 간다고 밝혔습니다. 주기적인 단속에 가장 쉽게 먼저 검거되어 강제송환 되는 이들 또한 아동들입니다.

그녀는 강제송환 이후 감금시설에서 살아남은 아동들은 풀려나는 즉시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타와 영양실조, 강제노동 후에도 이들이 강제북송을 무릅쓰고서라도 다시 탈북을 시도하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뮤코씨는 이번 회의에서 초점을 맞춰 발표한 어린이들과 여성들 이외 수천, 수만명의 북한 사람들이 북한과 중국 그 어느 쪽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채 착취와 학대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중국당국에는 탈북자들의 강제송환을 중지할 것과 북한당국에는 가혹한 처벌을 중단함과 동시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유엔특별보고관의 접근을 허가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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