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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한국의 ‘경제와 건강을 지키는 내복입기 캠페인’


종일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매서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서도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에서도 하얀 김이 피어나고... 예년보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한국에서는 에너지도 절약하고 건강도 지키자는 내복입기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면서 웬만한 외투로는 옷 사이를 파고드는 추위를 막기가 힘듭니다. 모자에 목도리에 마스크까지 하고 아빠 손을 잡고 나선 아이는 귀볼이 발그스레해졌습니다.

"너무 너무 추워가지고 애들을 중무장을 해가지고 나왔습니다. 손이 시러운데 그래서 더 손을 꽉 잡게 되는 것 같아요. 안 입던 내복도 입고.. 지금 집에 들어 갈려고 생각중이예요."

추위 앞 에서는 장사가 없다고 멋내기에 바쁜 젊은이들도 오늘은 몇겹씩 옷을 입었습니다.

"저는 항상 입습니다. 겨울 시작할 때 입어서~ 저는 안 입는데요. 제 신랑은 입혀요. 요즘 날씨가 추어져 가지고. 신랑이 꼭 챙겨 입더라구요. 긴팔을 입지 않고 짧은 팔을 입으면 굉장히 차이가 난데요. "

실제로 내복을 입으면 3~4도 정도의 보온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멋보다 따뜻한 게 좋다’는 실속파들의 생각이 할인마트와 시장의 내의 진열대로 사람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추워도 개성 없이는 못산다는 젊은 사람들도

"나이가 조금 한살 한살 먹다 보니까 다리도 시리고 살이 막 트는 것 같아서 엄마가 장만해 주셨어요.... 요즘 따뜻하게 입자고 하고 겨울에는 내복이 제일 따뜻하니까... "

일흔이 넘는 할아버지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견딜만 해도 내복을 입고 그래요. 그냥 견딜만해도~ 젊은 사람들 같으면 견디는데...뭐하러 추운데 그럴필요 없잖아. 몸을 따뜻하게 해야지.... "

따뜻한게 최곱니다. 더울때 셔츠 단추를 풀거나 소매를 걷으면 신세대.. 내복을 벋으면 구세대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는데요.... 실내 생활이 많은 회사원들은 출퇴근길 잠시의 추위보다는 맵시를 내세웁니다.

"아니요 안 입어요. 내의 대신에 얇은 옷을 겹겹이 싸서 입어요. 보기에 흉하다고 그러는데요... 아니요. 남자 쟎아요. 아이~ 좀 추워도 춥고 말지요. "

6.25 전쟁 직후만 해도 내복은 흔치 않은 옷이었습니다. 아크릴로 되어 질기고 때 타지 않는 진한색의 내복도 부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빨간 내복도 굉장히 의미가 많은데...따뜻해 보이라고...복이라는 뜻도 있고... 요즘에는 보기가 힘들잖아요. 어릴때는 많이 봤죠. 할머니 입으신 것도 봤고... 79년이나 80년쯤 된 것 같은 데요."

다들 힘들고 어려웠더 시절. 자녀들은 사회에 나가 받은 첫 월급으로는 으레 부모님께 그 귀하다는 내복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빨간색 내복은 효를 실천하는 자랑스런 풍습이었습니다. 난방시설이 열악했던 옛날 추위는 분명 지금보다 더했던 것 같습니다. 찬바람이 불면서 전하는 내복 선물의 의미..한마디로 따듯함의 상징이었고, 효도의 정표였습니다.

"첫 월급타서 내복 선물 한적 있거든요. 애들이 첫 봉급 타면 내의 사준다고 그러잖아...첫 월급탔을 때 아르바이트 해서... 여자친구 부모님한테는 갑자기 추워진날쯤 해서 생각날 때 해드리고..."

요즘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서는 내의를 고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내복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0% 가까이 늘었고 할인매장에서는 무려 80%나 내복이 더 팔렸습니다. 요즘은 tv로 물건을 사는 경우도 많은 데요. 한 홈쇼핑에서는 내복 판매 시간 30분 동안 물건이 동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내복에 관심을 갖는데는 따뜻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을 가진 기능성 내복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몸에 착 붙는 그런 은나노랄지.... 뭐 이런 내의 많이 입죠. 입으면 조금 답답하긴 해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멋도 낼 수 있고. 날씬해 보이는 그런 내복입으면 좋죠. "

내복업계에서 내놓은 올 겨울 내복 패션은, 보온성과 함께 옷 맵시까지 고려한 화려한 디자인이 강세를 이룹니다. 멋도 기능도 더욱 다양해진 내복!.소재도 더욱 얇아져 밀착감을 높였습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가공처리가 되어 있는 것이 있거든요. 은행나무잎 추출이라든가 참숯 추출물이들어가 있는 기능성 소재 옷들을 많이 찾고 계십니다. "

건강을 고려한 기능성 내복! 녹차 가공내의, 인삼보온 내의, 콩 가공 내의, 황토 내의, 다양한 소재의 내복이 팔리고 있고 녹차향, 딸기향 등 은은한 향을 첨가한 내의도 젊은 층에서 인기입니다.

"칼라가 상당히 다양해 졌죠. 우리가 겉옷 색상 변하듯이 옛날에는 단색 계통에서 지금은 날염계통으로 단색이 차츰 사그러들고 전부다 패션화 되는 거죠.. 보온유지의 제품 이었다하면 요즘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고급소재 쪽으로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

어린시절 어머니가 손수 짜주신 벙어리장갑, 털목도리, 그리고 빨간 내복이 혹한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던 최고의 소품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몸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이색 난방용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의 신발 전문 상가에는 때아닌 복구풍이 불었습니다. 5,60년대 겨울철 최고의 방한화였던, '털 고무신'이 다양한 색깔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작년 대비 했을때 50%정도 4~50 % 정도 늘었어요, 족수(켤레)로 치면 500쪽~600쪽 정도 나가고..사실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팔죠. "

최근 '전통 웰빙화'로 재탄생된 털 고무신은 추억의 방한용품으로 올해 급격하게 판매율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6천 원대 가격에 보온성이 높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부모님 선물해 드릴려구요. 어머님. 털이 있으니까 그냥 시장 보러 왔다 갔다 하실 때 신고 다니니까...좋다고 하시더라구요. 눈 올때 질퍽질퍽 물도 안 들어와서 너무 좋지... 뜨듯해서 좋지... "

털 고무신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 귀달이 모자, 일명 '군밤장사' 모자는 젊은 층에게 자신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소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너무 추워가지고... 저도 모자 안 쓰다가 모자 사러 나왔거든요. 이건 땠다 붙였다 할 수 있고 귀도 막을 수 있고 귀마개도 잘 팔리잖아요....추워서 이런 스타일이 많이 팔리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 눈높이에 맞춘 모자로 동물캐릭터가 단연 인기이고 옆 매장의 신발에 넣는 미니히터는 사람들의 눈길을 끕니다.

"근무 서다가 발은 움직이는 일이 많아요. 그런데.. 그때마다 발이 꽁꽁 얼어가지고 근무 끝나고 내려가면 많이 추웠어요. 그런데 이걸 사용하고 나서부터는 발이 따듯하고 쉴 때도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것 같아요. "

하루 종일 실외에서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난방용품. 차가운 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신발 속 히터 소형건전지와 충전용배터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고 만질수록 열이 나는 미니 손난로도 아이들 주머니속 애용품입니다,

"요즘 날씨가 굉장히 춥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유치원에 갈 때도 넣어주면 한결 따뜻할 테고... 놀이터나 공원에 갈 때도 항상 넣어주고 있어요. "

혹한에도 옷맵시가 살아야 하는 제복을 입는 사람들에게는 요즘 열이 나는 목도리가 제격입니다.

"많이 추우니까 아무래도 이걸 하면 더 따뜻하죠. 목이라도 따뜻하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

지난달 서울의 명동거리에 내복을 입은 산타가 나타났습니다. `내복입고 행복한 겨울나자라는 캠페인이었는데요. 도시 근로자 1천500 가구가 내복을 입어 난방 온도를 1도만 낮추면 일년에 4천6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며 "환경과 경제를 살리는 `가족건강 지킴이' 내복을 입자"고 길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작년 한 해 한국에서 수입한 원유는 495억달러. 고유가 시대이긴 하나 한 해 100억달러 이상 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적인 절약이 필요할 때 내복을 입고 실내온도를 낮추면 그 돈의 절약이 가능하고 감기도 예방할 수 있으니 건강도 지킬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 시험을 통한 결과는 3~4도의 보온효과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온도는 더 높았습니다.

"체감온도는 10도가 차이 나지 않을까.. 3~4도? 상당히 차이가 있지.. 7~8도 한 10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 "

요즘 한국에서 부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 웜비즈(Warm-Biz) 캠페인. 겨울에 실내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추위를 타지 않도록 두터운 옷이나 조끼를 입어 난방비도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자는 것인데요. 어려운 경제를 극복하는데 함께 나서자는 범국민적인 캠페인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서울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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