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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내년 초 처음으로 줄이는 이라크 내 미군병력


부쉬 대통령이 국방부의 병력 감축 계획을 승인함에 따라 이라크 내 미군병력 규모가 내년 초에 처음으로 줄게 됐다는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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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를 전격 방문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한때 이라크 내 저항세력의 거점이던 팔루자를 방문해 현지 미군병사들에게 연설하면서, 이라크 내 2개 미군 여단을 철수하기로 했으며 이로써 현 17개 여단이 15개로 줄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럼스펠드 장관은 감축은 내년 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 1개 여단은 통상 4천~5천명으로 구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처로 많게는 1만명이 감축될 전망인 가운데 국방부 관계자들은 7천명 감축을 유력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내 미군병력은 13만8천을 기본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 약간의 증강이 이뤄져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줄곧 기본 병력규모를 넘는 규모의 병력이 배치됐으며 특히 최근에는 15일 실시된 이라크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경비를 강화할 목적으로 1만2천명을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이라크 내 미군의 총 수는 15만9천명에 이릅니다.

부쉬 대통령은 이번에 이라크 내 미군의 수를 기본병력 이하로 하는 것을 승인한 것이며, 럼스펠드 장관의 계획에 따라 이라크 주둔 미군 수는 내년 봄이면 12만9천~13만1천명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그동안 간간히 이라크 내 미군병력 감축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해왔습니다만, 부쉬 대통령이 감축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캔사스주 포트 라일리에 본부가 있는 제 1 보병사단 소속 1개 여단과 쿠웨이트에 배치된 제 1 기갑 사단 소속 1개 여단 입니다. 하지만 이 두 여단 병력 전부가 철수하는 것은 아니며 이라크 군 병사들을 훈련하는 데 필요한 병력은 여전히 이라크에 주둔하게 됩니다.

국방부는 이라크 내 일부 미군병력 철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군 훈련에 필요한 미군의 수는 오히려 늘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가 이번에 병력 감축을 결정한 배경으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그동안 줄곧 미군 감축은 이라크 내 정치발전 상황과 이라크 보안군의 능력 향상 여부에 연계돼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지난 15일 실시된 이라크 총선이 새 정부 구성과 민주정치 수립을 위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해 왔는데 이번에 이같은 평가를 감군으로 연결시킨 것입니다.

럼스펠드 장관은 22일 발표에서 감축이란 말 대신 병력 조정이란 말을 사용하면서 "이번 조정은 이라크인들이 스스로를 위해 좀더 많은 책임을 떠맡을 수 있게 진전을 이룬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정치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 수가 2천1백명에 부상자 수는 1만5천명을 넘어서면서 민주당과 일부 반전 여론을 중심으로 미군 철수 압력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부쉬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지지율도 이라크전쟁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상황입니다.

국방부는 현재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이 중심이 돼 미군병력 수준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그 결과가 내년 3월께 발표될 예정입니다. 럼스펠드 장관 역시 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채 새 이라크 정부가 자리를 잡으면 내년에 추가 철군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와 관련해 내년 초 이뤄지는 감축은 이라크 보안과 관련해 앞으로 더많은 부담을 이라크 군에 넘기려는 미 국방부 계획의 일환이라면서 이는 신중한 재배치가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AP 통신은 내년 말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부쉬 행정부는 그 전에 병력 규모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 15일 실시된 총선은 우려와는 달리 저항세력의 폭력사태가 최소화된 가운데 비교적 평화롭게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내 60개 정당 연대가 23일 이번 선거가 사기와 부정으로 얼룩졌다며 총선을 다시 실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상황은 다시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입니다.

수니 아랍계 정당들과 아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주축이 된 세속주의 정당 연합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회를 거부하겠다면서 이 경우 유혈 폭력사태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 역시 이라크 내 폭력사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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