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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 국경탐방기 (4) 외부영상물 유입늘어 북한인들 의식구조 변화조짐


북한 내부에 남한 영상물 등 외부 정보 유입이 확산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평양 등 대도시와 변방 지역에서는 돈만 있으면 외국 영상물들을 쉽게 구입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외부 정보 유입이 전반적인 체제 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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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동시 중심가의 한 전자 상가. 최근의 한류 열풍을 반영하듯 전자 제품과 함께 한국 텔레비젼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가수들의 음반이 눈에 많이 많이 띕니다. 이 곳 상점의 중국인 점원은 고객가운데는 북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점원은 북한 사람들은 중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별하기가 쉽다며 최근에는 남한 드라마와 가수들의 음반을 많이 사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당국의 7.1 경제 개선 관리 조치 이후 중간 상인들의 중국 왕래가 활발해지고 장마당을 통한 상품 매매가 확대되면서 외래 문화가 북한 지역에 급속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북한 변방 도시에는 비밀리에 중국 휴대폰을 사용하는 주민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명 야메꾼들이라고 불리는 중간 상인들은 외부의 영화와 텔레비젼 드라마 영상물을 중국으로부터 밀수해 주민들에게 몰래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DVD의 등장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떨어진 구형 비디오 씨디와 VHS 비디오 기기가 최근 싼 값에 대거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외부 영상물에 관심을 갖는 북한 주민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단동 세관 뒤의 중고 전자 제품 전문점. 일본과 중국 상표를 부착한 중고 텔레비젼과 영상 기기들이 빽빽하게 진열돼 있습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이 상점의 조선족 종업원은 최근에는 DVD 와 VCD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합니다.

“DVD 하고 이거 녹화기하구, 이건 돈 있는 사람들이 잘 사가구, VCD 이런거 잘 사가구….한 물 같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런거 잘 사가구, 잘 사는 집은 자기 볼 거 이런거 (DVD) 가져 갑니다.”

이 상점에서 DVD 신제품은 1400원 미화 160 달러 정도 , 중고 VCD는 400 원에서 천 원, VHS기기는 100원에서 300원 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럼 북한 주민들은 어떤 종류의 외부 영상물을 얼마나 많이 보고 있는지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 연길에 있는 탈북자들에게 들어봤습니다.

18살의 탈북자 최련 양은 북한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고등중학교에 재학중 작년에 중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최 양은 청진에 있을 때 다양한 외부 영상물들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 많이 봤는데 생각이 잘 안난다. 남한 것 있구, 중국것 있구 미국 것 있구..다 번역글로 해가지구..다 뭐 싸움하는거, 사랑에 대한 영화도 있구. 한국 영화 본 거 생각난다. 가을 동화….사랑할 때 헤어 질때..제목 맞나…”

최 양은 외부 영상물들을 주로 학교 친구들과 몰래 봤다며 한 반에 절 반 이상은 영화를 볼 수 있는 비디오씨디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친구네 집인데 거기가서 그렇게 봤어요. 몰래는 다 본다는데,…다 말하구..그거 볼 때는 싹- 커튼다 내리고 녹음 약하게 하고..

기자: "몇 명정도나 보는가?"

“거진다…우리반 아이들도 있는게 절반쯤”

기자: “몇 명 중에?”

“한 반에 40명쯤 .그러니까 한 반에 20명쯤은 있는것 같아요. 지금 나오는건 씨디 잖아요. 동그란 거 VCD 그거 있는 집 많아요.”

최련 양은 외국 영상물들을 보면서 북한 당국이 자신과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학교때 그렇게 배웠습니다. 한국은 되게 못살구 미국놈들이 들어와가지구 감옥에다가 아이들 다 갇어 놓구, 물 달라면 휘발류, 기름 주고..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는 거예요. 그렇게 알구 있다가 그거 영화 몰래 다 보구..야! 한국 대단히 잘 살구 멋있다! 그래서 거짓말이구나 알게 됐습니다. 다른데는 다 잘살고 있는데 우리나라밖에 ..배고파가지구 그렇게 하는 나라 조선밖에 없다는 그런 생각들… "

기자: "같은 반 친구들도 그런 생각 해요?"

"몰라요. 그렇게는 말 주고 받지 못해요. 친한 친구하고는 그런말 했어요. 다른데는 저렇게 잘 사는구나 그리고 한국에는 거지 많다는 얘기들 다 거짓말이라구. “

최근 외국 취재진들을 인솔해 북한을 다녀온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이자 남한 국민대학교 교수인 안드레이 란코브 박사는 남한 영상물의 파급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선전술에 익숙하기 때문에 남한 드라마의 자동차, 호화로운 옷에 대해 그대로 믿지 못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왜곡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의 새로운 아파트, 아름다운 다리. 고급 고층 건물들입니다. 지금 그 들 북한 사람들의 눈, 그들의 억투를 보면 (정부의 선전을)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연길에서 만난 탈북자 박순이씨 역시 북한에 있었을 때 동네 주민들과 어울려 가끔 남한 드라마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나두 많이 봤죠. 우리 친척집도 가서 보구, 동무집도 가서 보구. 생활편도 보구….가만가만 다 보는거예요."

기자: "보는 기계가 있어야되잖아요?"

"기계 있어요"

기자: "집집 마다요?"

"아니요! 헛간! 헛간이 있는데 그런집에 모여서 본단 말입니다. 청장년들, 아줌마들….즐긴다기 보다는 세월이 너무 많이 타락했으니까..세계 정치를 알자고..모두 보지요."

박씨는 친한 친구들끼리 보기 때문에 누가 밀고를 하지 않는 한 발각될 위험은 적다며 영상물을 본뒤 친구들끼리 자주 신세 한탄을했다고 말합니다.

"조선은 이렇게 못살구 하는데 어째서 세계는 저렇게 자유롭고 잘사는가 하구..우리나라는 언제면 이런날이 오겠는가? 여자들이 한탄을 많이하죠”

그래도 변방 지역은 수도 평양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합니다. 평양에서는 돈만 있으면 모든 종류의 영상물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영상물 암시장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중국에서 만난 평양 출신 화교들은 말합니다. 평양 출신으로 단동과 평양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상을 하고 있는 이춘실씨는 평양 젊은이들의 경우 남한 연예인 이름까지 외울정도로 남한 텔레비젼 드라마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말합니다.

“(중국을 오가는) 우리보다 탈렌트 이름들 더 잘 알아요. 송혜교요. 뭐요 뭐요. 가을동화…다 봤구나 뭐. 지금 하는거 다봐요.”

이씨는 평양사람들이 미국 영화도 즐겨본다며 특히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던 타이타닉은 수 년전 인기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봤디요 뭐! 조선 (평양)사람들 거이다 봤시요! "

기자: "불법이지 않습니까?"

" 영화 수상 받았다고 해서 많이 봤어요. "

기자: "어떻게 봅니까?"

" 비디오로요. ….세계 명작같은것은 잘 돌아가요. 텔레비로 방영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몰래 몰래."

단동에서 만난 또 다른 평양 출신의 화교 진희씨는 신변의 안전을 위해 같은 동네 사람들끼리만 영상물을 돌려본다고 말합니다.

“ 얘기는 안해요. 고저 반사람들끼리만 서로 말을 하지. 낯선 사람들에게 나 이것 봤다고 얘기 안합니다.”

사리원이 고향인 화교 정순씨는 간부뿐 아니라 사리원의 일반 주민들도 이제 영상물과 친척의 말을 통해 남한이 잘 사는 것을 대개 알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불만이 있어도 말을 못하죠. 어케 말을 해요. 사람들이 다 속으로나 앓지. "

기자: "속으로나?"

" 겉으로는 말 못해요. 말 했다가는 큰일 나는데.. "

기자: "속으로는 다 알고 있나요. 남한이 잘 산다는거? "

" 알지요. 불만이 많죠. 말을 했다가는 목아지니까 못 말하지..."

북한으로 들어가는 영상물들은 대개 화교를 포함한 야메꾼들 즉 중간 상인들을 통해 유입됩니다. 북한 내부에서는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판매되는 경우가 잦은데 주로 매대 위의 채소 밑에 숨긴 뒤 손님이 원하면 즉석에서 흥정을 통해 판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는 외부 영상물들은 값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연길에서 만난 최련 양은 작년 겨울 청진의 경우 중국 영화 VCD 한 장에 2천원, 미국돈 80센트 가량했다고 말합니다.

“ CD판 하나에 2천원! 한국것은 더 비싸고..중국 것이 그 정도고. 여기로 말하면 쌀 두 근정도”

외부 영상물들이 이렇게 확산되자 북한 당국은 각 시도에 공문을 하달하고, 시 군 단위로 단속반인 ‘연합 상무’조를 조직해 단속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평양은 고위 간부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단속이 덜한 편이지만 변방 지역의 경우 최근 1-2년사이 단속이 매우 엄격해졌다고 탈북자 박순이씨는 말합니다.

“고저 집에와서 다 수색을 합니다. 고저 고런걸 본다는 것을 당에서도 아니까 고저 당에서 청장년들을 못살게군다구요. 하루 이틀이라도 단위에 쌍발할 사람이 안나오면 ‘너 개xx 집에서 뭐했냐? 밤에 원씨디 봤지? 이러며 거증겁니다. 그래서 그런게 한 건 걸리면 그 사람한테 미행이 붙는단말입니다."

연합 상무반은 대개 한 마을을 지정한 뒤 밤에 전기를 갑자기 끊고 의심이 가는 주택을 급습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한다고 탈북자들은 전합니다. 전기가 끊기면 영상을 보던 사람들이 테잎을 미처 꺼내 숨기지 못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고 탈북자들은 덧붙였습니다. 적발된 사람들에 대한 처벌 수위도 훨씬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포로노와 같은 음란물의 경우 교화소 3년, 남한 드라마는 강제 노동 3개월형에 처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변방 지역에 이렇게 정보 유입이 확산되자 외부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과 체제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외부 정보의 유입이 북한 주민들에게 충격은 줄 수 있으나 당장 북한 사회에 큰 변화를 불어일으키지는 못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인 김성민 남한 자유 북한 방송 국장은 외부 문화를 접한 북한 주민들사이에서 정서적 충격과 사상적 의식이 대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 인간의 다른 생활이 있구나! 보다 중요하게는 남한이 못사는줄 알았는데 전혀 그게 아니다! 화면 화면 마다 비춰지는게 있을테니까요. 그런 충격은 있을 수 있는데 자기가 그 땅에서 익숙해왔던 사상을 버리는만큼 영향을 주지는 못할거예요. 그러니까 정서적인 충격 그리고 사상적인 의식이 서로 대립 할 겁니다.”

중국 공산당 지역 관리 출신으로 현재 대북 기독교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조선족 장준성씨는 외부 정보 유입이 북한 주민들의 내부 봉기로 이어지는 상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거 안된다고 봅니다. 아래 내부에서 폭력이 일어날거….백성은 운운할 수 없고, 그러면 간부층에서 이런 것이 일어나야 조금 효과를 보겠는데 지금 권력층은 (부정부패로) 오히려 더 좋아지거든요.”

장씨는 전직 북한군 대좌 출신 친척이 전역후 중국을 방문했을때 언급한 내용을 지적하며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외부의 압력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내적으로보다도 밖의 압력 관계가 오히려 빨리 북한 변화에 유익하다! 이건 우리말이 아니라 북한에서 직접 그런일 하던 사람이 한 말입니다."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브 국민대학교 교수는 궁지에 처한 북한 중간 간부들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 북한 간부들은 비상구가 없습니다. 이것은 제일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들은 자기를 자본가로 만들 수 없습니다. 문이 열릴 경우 그들은 남한에서 나온 전문가, 자본과 경쟁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개방 후에 자본과 영합했던) 구소련의 간부들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중간 간부들은 현재의 특권을 놓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란코브 교수는 대안의 하나로 도덕적으로 허용할 수 없으나 해방 후 남한 정부가 정상적인 국가 운영을 위해 친일파 출신 행정 요원들을 등용했듯이 남한과 국제 사회가 북한 중간 간부들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이 북한 변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부 정보가 북한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그 범위가 평양과 대도시, 그리고 변방 지역 등 20-30퍼센트 지역에 한정돼 있다는 현실도 북한 내부 변화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역 사이의 정보 소통을 차단하기 위해 평양과 변방 지역에 대한 외지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브 교수는 현재 북한내부의 사상과 주민 의식, 경제 구조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어지럽게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북한의 공식적인 매체, 사상, 국가 구조를 보면 1940년대말에서 50년대초 소련의 스탈린 사망 직전 상태와 비슷합니다. 일반 사람들의 의식, 사상구조는 소련의 1960년대에서 70년대와 비슷합니다. 또 경제 구조를 보면 이상하게도 탈공산주의 시대 1990년초 소련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란코브 교수는1960-70년대 정부에 대해 의심과 비판이 많았던 소련 주민들처럼 북한 주민들도 점차 그렇게 변하고 있으며 경제 구조는 특히 개인이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해도 무방할만큼 1990년초반의 소련 경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란코브 교수는 북한과 남한이 평화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햇볕 정책이 최선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남한 정부는 2가지 사안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첫째는 북한 정권이 하루 아침에 붕괴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후속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둘째는 햇볕 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내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직도 많은 북한 주민들은 경애하는 김정일 지도자 동지의 영도아래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있으며 식량 사정이 힘든 것은 순전히 미국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북한 자유 방송의 김성민 국장은 육신보다 정신적 불구가 더 고통스러운 것이라며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은 계속 확대되야 한다고 말합니다.

“북한 사람들이 배고파서 죽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전반적인 북한 사람들은 정신이 마비되어 있습니다. 전 육체적 불구보다 정신적 불구가 더 고통스러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지 빵이나 우유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보내고, 정신, 민주주의 의식을 보내고, 그래야 희망을 가지는 것이지 쌀이 1년을 가나 10년을 가나 이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외부 소식을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하는 북한 주민! 그리고 체제 유지를 위해 이를 차단하려는 북한 당국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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