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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개발도상국간 입장 차이로 WTO 협상 붕괴 위기(영문 + 오디오 - 관련기사 참조)


세계무역의 장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는 세계무역기구 (WTO) 회의가 다음 주 홍콩에서 열립니다. 전세계 149개국의 협상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시장자유화에 관해 4년 전에 이룩했던 합의를 되살리려 노력할 예정이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이른바 북-남 국가 간 입장차 때문에 협상이 완전 붕괴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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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농민들이 지난달 말 한국 서울의 중심가를 가로막은 채 수입쌀 시장개방을 위한 정부의 계획을 규탄했습니다. 농민들은 세계무역기구 합의의 하나로 이뤄지게 될 국내시장개방으로, 정부의 보조를 받는 미국산 쌀이 유입되면서 자신들의 생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은 세계무역기구가 북쪽으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에 속하는 선진국입니다. 하지만 한국 농부들의 불만은 아프리카와 남미, 인도 남부대륙 등 흔히 남쪽 국가로 불리는 덜 선진화된 나라들에서 큰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미국과 유럽연합은 농업수출품에 대한 대규모 보조를 통해 인위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책정된 값싼 물건들을 개발도상국 시장에 쏟아부음으로써 기본적으로 현지 생산자들을 압박하면서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말합니다.

농업 문제는 세계무역기구 149개 회원국들이 홍콩 각료회의에서 직면하게 될 주요 걸림돌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제 인도주의 단체인 옥스팜 소속으로 공정한 무역을 주창하고 있는 [제프 애트킨슨]씨는 농업 문제에 대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견해차는 세계무역기구의 신뢰성을 위협하는, 보다 광범위한 일련의 북-남 이중기준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애트킨슨씨는 부유국들은 빈곤국들이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을 자유화하도록 매우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을 자유화하는 데에는 매우 소극적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은 이와 관련해 좋은 사례입니다. 한국은 자국 상품을 전세계에 수출해 부유하게 됐지만 자신들의 시장 대부분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한국 농민들은 정부로 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부의 보조를 받는 미국산이든 생산비가 낮은 태국산이든 외국산 쌀 수입은 거의 허용하려 들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의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은 세계무역기구 원칙들 가운데는 협상을 통해 조정돼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시인합니다. 라미 사무총장은 현재의 세계무역기구 체제에는 개발도상국들에게 불공정한 규정들이 일부 있다고 말합니다. 라미 총장은 세계무역기구 회원국의 3분의2가 개발도상국인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를 심각하게 전면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회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합니다.

로버트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 (USTR) 대표는 미국은 좀더 많은 시장자유화를 위해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합니다. 포트먼 대표는 미국은 여러 분야에서 공세에 있기도 하고 수세에 있기도 하다면서 가령 농업의 경우 보호조처를 취하고 있지만 이는 폐기돼야 하며, 또 농업 보조금은 협상 대상으로 삼을 방침이라고 말합니다.

포트먼 대표는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유럽연합이 농산물 시장에 대한 장벽을 낮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포트먼 대표는 그러나 저개발국가들은 산업제품과 금융이나 보험과 같은 서비스를 좀더 수입해야 한다는 유럽연합의 요구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포트먼 대표는 모든 것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면서 아울러 유럽연합과 미국이 강한 상업적 이해를 갖고 있는 분야에서도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일부 운동권 단체들은 홍콩 협상을 전면 거부하면서 세계무역기구는 본질적으로 개발도상국에게 공정하지 못한 만큼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포커스 온 더 글로벌 사우스’란 단체의 책임자인 월든 벨로씨는 세계무역기구를 좌초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벨로씨는 자신의 단체는 홍콩에서 세계무역기구를 좌초시키기 위한 세번째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목표는 무역자유화와 기업의 이익을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세계무역기구를 영원히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옥스팜의 애트킨슨씨는 벨로씨 만큼 과격하지는 않습니다.

애트킨슨씨는 세계는 일정한 틀의 국제적인 규칙을 필요로 한다면서 세계무역기구가 이런 규칙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애트킨스씨는 그러나 이 규칙들은 가난한 나라들이 스스로 부자 나라들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애트킨슨씨는 옥스팜은 신축성과 정책 공간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저개발국가들을 배려하는 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만일 홍콩 회의에서 자유무역 협상과 관련해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세계무역기구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현재 농업부문과 관련해 핵심적인 양보가 이뤄질런지 여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가 이뤄져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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