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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 위원회, 남북단일 국어사전 편찬 위한 사전편찬 지침 합의 [도성민]


오랜 분단으로 서로 차이가 많았던 남부간의 언어 단일화 논의가 지난주에는 통일을 향한 큰 걸음 내딛었는데요. 남․북한의 단일 국어사전이 될 <겨레말 큰 사전> 편찬을 위한 남북공동위원회는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개성에서 열린 실무회의를 통해 사전의 편찬 지침에 합의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voa 서울 통신원이 전해드립니다. 도성민 통신원!

서울: 네 서울입니다.

VOA: 남북한 언어의 단일화 논의가 이제 4번째 실무회의를 거친 것이죠? 반세기 이상의 단절로 생긴 언어의 이질화가 적지 않은 문제로 나타났을 텐데.. 사전 편찬을 위한 지침에 합의 했다니.. 반가운 소식이군요.

서울: 그렇습니다. 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가 하나의 민족어로 단일화 되는 또 한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말이 하나로 통합된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남북한의 언어학자들이 모여 논의 하면서 서로 반듯이 민족의 말을 단일화 시켜야 한다는 것에 굳은 다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4차 실무회의 였다고 전해졌습니다. 남한의 방송보도를 통해 전해진 <겨레말 큰 사전> 공동편찬위원회 고은 상임위원장과 북측편찬위원회 문영호 위원장의 말입니다.

"(고은 상임위원장) 이번에 단일 어문규범 작성 요강에 관한 여러 가지 토의와 원만한 합의 구축은 실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문영호 북측공동위원장) 현재 앞에 놓인 언어규범 단일화의 장벽이 무엇이고, 그것을 허물기 위한 각각의 립장들을 다 터놓았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능히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VOA: 능히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 북측 문영호 위원장의 말이지요? 남북의 단일 국어사전 편찬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표현인데요?....

서울: 그렇습니다. 남북 공동편찬위원회가 세부요강을 합의한 자리에서의 남북공동 상임위원장인 고은시인의 말에도 그러한 의지가 나타나 있는데요. 고은 시인은 금강산과 평양, 서울과 개성에서의 만남을 통해 사전편찬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으니 이제 실제적인 과제인 사전 제작에 박차를 가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 라고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VOA: 이번 4차 회의를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인 남북 단일 언어 규범 문제가 논의된 것이라고 하는 데요. 자세히 전해 주시죠.

서울: 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개성의 봉동구역 봉동관에서 열린 <겨레말 큰 사전>남북공동편찬위 제4차 회의는 사전의 올림말선정 작업요강 등 3건의 세부작업지침서를 교환하고 마무리되었는데요. 말씀하신대로 남북 단일언어규범 문제가 논의 되었다는 것이 큰 뉴스가 되었습니다. 사전 편찬을 위한 실무 작업의 시작점이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남측 언어규범위원장 서울대학교 권재일 교수도 이번 회의에 대해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에는 처음 갈 때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과를 얻었기 때문에 돌아오면서 굉장히 흐뭇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무엇보다도 개성이 참 서울에서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여건이 허락되면 한시간만에 달려갈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VOA: 남북한 언어학자들간의 마음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얘기 같습니다. 자 이번 실무회의에서 합의된 3가지 ... 어떤 것인가요?

서울: 이번 회의는 사전을 실질적으로 편찬하기 앞서서 반듯이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합의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전의 올림말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이구요. 둘째는 사전에 실을 어휘를 어떻게 조사할 것인가.. 그리고 남북이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어문규범을 어떻게 단일화 할 것인가... 이런 3가지를 합의했습니다. 권재일 위원장은 자신의 담당 분야인 어문규범 합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3. 지금까지는 자기의 주장만 되풀이 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바로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이 무엇인가를 서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VOA: 이번 실무회의 참가위원들의 표현으로는 남북한 학자들이 서로 각자의 의중을 드러내놓고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고 했는데요.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던 지난 3차례의 실무회의에서와는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서울: 남북한 관련 회의가 있을 때 마다 서로의 의중을 알에 내기 위한 심리전이 오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권재일 위원장의 표현으로는 이번 만남이 굉장히 진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럽지만 화기애애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지했다는 것은 서로가 속마음을 터놓고 할 이야기를 다 했다는 점에서 ...그래서 상대방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직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이것을 분명히 가려서 서로 대화를 했고..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된 것은 그동안 남북의 언어학자들이 몇 차례 만나면서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하고 있습니다. "

VOA: 자, 다시 어문규범 문제 합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지요... 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와 형태가 다른 부분도 많고 발음이 다른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특히 발음이 다른 것도 많구요. 특별히 어문규범 논의가 더 부각되는 .. 중요시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서울: 네. 어문규범이 사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골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순서로 글자를 또 단어를 배열하는... 하나의 약속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자음 ‘O'위치가 가장 크게 띄는 부분인데요. 명확히 합의된 것은 없지만 북측이 'ㅇ' 문제를 굉장히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해서 권재일 교수에게도 굉장히 충격적인 진전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단일화 하느냐 하는 것은 아주 어렵고도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ㅇ'뿐 아니라 ‘ㄲ’ ‘ㄸ’ ‘ㅆ’의 위치도 문제되는 데 서로 어느 한 쪽은 양보를 하자.. 이러한 어느 쪽을 어떻게 양보를 할지는 의논은 안했지만 적어도 하나씩 하나씩은 양보를 해야 되겠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

서울: <겨레말 큰 사전> 편찬을 위한 남북한공동 편찬위원회가 지난해 1월 구성된 뒤 거의 2년만의 성과입니다. 물론 남북한 언어학자들간의 사전 접촉도 있기도 했었지만 공식적인 합의과정을 그렇습니다. 남북은 그동안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익혀가며 사전편찬을 위한 준비를 해왔는데요. 각 측의 어휘를 조사하고 선정하고 그리고 단일 사전 집필하는 것이 보통의 순서라고 합니다. 이제 남북양측이 어문규범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고 서로 일정부분의 양보를 하더라고 단일 사전을 편찬해야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인데요. 이러한 토의와 연구는 사전제작이 끝나는 앞으로 7년간 계속될 일이고.. 양측이 서로 완벽하게 매듭짓자고 하는 의견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겨레말 큰 사전>을 만드는데 있어.. 남북한 50년의 얽힌 실타래를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풀어나가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 ‘두음법칙’이라고 하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엇을 ‘이용 한다’라고 했을 때 우리는 ‘이용’라고 쓰지만 북한에서는 ‘리용’이라고 쓰지 않습니까? 이러한 표기가 이미 반세기 이상 각자가 사용해서 굳어져 있기 때문에 어느 한편으로 고친다는 것은 서로에게 언어생활 전반에 큰 어려움을 가지고 오지요.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양보를 한다.. 단순히 학문적인 이러이러한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고, 전체적인 틀에 봐서 과연 어떻게 단일화 하는 것이 전체 언어생활에서 덜 불편하고 바람직할 것인가 거기에 기준을 두고 앞으로 합의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논의를 했습니다. "

VOA: 그동안 강경하기도 했던 서로의 주장이 누그러졌다고 할까요...남북한 언어학자들이 말하는 신뢰라는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서울: 권재일 위원장도 바로 그런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처음에 북한 학자들을 학술회의에서 만났을 때는 긴장이 되고.. 어렵고.. 과연 서로의 말이 통할까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여러번 만나고 나니까 마치 가까이 지내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처럼 반가웠다면서 이것이 바로 신뢰가 만드는 힘이라고 말하면서, 단순히 사전을 만드는 것이 아닌 민족의 하나된 말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이러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뢰라고 하는 것은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내 말의 깊은 뜻을 알아듣고 자기의 말을 해 주었을 때 그것을 신뢰라고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신뢰가 어느 정도 쌓였기 때문에 합의 하기 어려운 문제도 만나서 논의하면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그런 확신이 들었습니다....남과 북이 말이 달라진다면 저는 우리 민족으로서는 참으로 슬픈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쪽학자들과 어쨌든 서로 마음을 열어놓고 폭 넓게 믿으면서 이런 차이를 극복해서 <겨레말 큰 사전>을 반듯이 이루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

VOA: 다음 5차 회의에서는 합의에 이를 수 있을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네요.

서울: 그렇습니다. 내년 2월경 중국지역에서 열릴 예정인 5차 회의에서는 논의의 대원칙에 따라 합의하기 쉬운 것부터 접근할 예정입니다. 먼저 차이가 나는 띄어쓰기 문제는 춘분히 합의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리고 사이 ‘ㅅ’도 거의 원론적인 부분의 합의를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명칭문제인데요. 남한에서는 '기역', '디귿' '시옷'으로 읽고 있는 부분을 북측은 '기윽', '디읃', '시읏'으로 읽고 있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편찬위원회는 이번 회의의 단일어문규범 세부합의 사항을 바탕으로 심층적인 토의와 연구를 거쳐 다음 5차 회의에서 <겨레말 큰 사전> 편찬을 위한 또 다른 성과를 이루어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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