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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쉬 미국 대통령,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 철회


부시 대통령이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했던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 담당 고문이 27일 지명자 자격을 철회했습니다. 그동안 마이어스 지명자의 자질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지명 반대 입장을 보여온 보수 세력과 다수의 공화당 인사들은 즉시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이어스 지명자는 미국시간으로 26일 밤 8시 반쯤 지명 철회 입장을 부시 대통령에게 밝혔습니다. 자신의 지명에 대한 인준 과정 논란 때문에 백악관과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고 그런 잡음이 국익을 위해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철회 이유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결국 다음날 27일 마음은 내키지 않지만 마이어스 고문의 대법관 지명 철회를 수용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수 주동안 마이어스 지명자에 대한 주위의 거센 공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명을 바꿀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었는데, 이렇게 지명 철회를 전격 수용한 배경으로, 부시 대통령은 지명 철회 수용을 상원의 압박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의원들이 마이어스 지명자에관한 백악관 내부문서 제출을 무리하게 요구했다며 이는 삼권 분립하에 있는 백악관의 특권 원칙에 따라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마이어스 고문의 지명 철회 결정은 이 같은 삼권 분립 원칙에 대한 깊은 존중을 보여준것이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 기반 세력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한 보수층들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선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인준 청문회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다던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내 논란을 내심 반기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어스 지명 철회를 지지해왔던 공화당 중진 트렌트 롯 의원은 마이어스 지명자가 현실을 직시하고 철회를 결정한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하고 이번 철회는 부시 대통령과 국익 모두에 최선의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이어스 지명자는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때부터 함께해온 심복가운데 한 명으로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그녀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여왔습니다.

판사 출신이 아닌 그녀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제 연방 대법관도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옹호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보수주의 운동가들은 낙태와 동성연애자 결혼 허용 등 뜨거운 사회적 논란 사안에 대해 마이어스 지명자의 소신이 명확하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반대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심지어 ‘보다 낳은 정의를 위한 미국인들’이란 한 보수 단체는 텔레비젼 광고까지 내보내며 지명 철회를 적극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지도자들도 실수를 한다. 따라서 자신들은 여전히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다. 그러나 해리엇 마이어스 연방 대법관 지명자는 아니다!” 보수층들은 이러한 광고 문구를 무기삼아 여론을 주도하는 동시에 마이어스 지명자의 법적 자질에 의구심을 던져왔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철회 수용 성명이 이날 발표되자 보수층들은 백악관이 다행히 현명한 선택을 했다며 일제히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다른 후임자 지명 전망으로, 보수층들은 우선 대 여섯 명의 유력한 보수주의 후보들을 거론하며 백악관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리크 게이트 즉, 중앙 정보국 비밀 요원을 언론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대한 논란과 2천명을 넘어선 이라크내 미군 사망자, 그리고 유가 상승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부시 대통령이 극보수 인사를 지명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보수 인사 지명에 대한 경고장을 날리며 전임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처럼 중립적 인사가 지명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러 악재속에서 부시 대통령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미국인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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