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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교류와 더불어 남북간 언어를 한데 모으는 남북 언어 연구 [도성민]


한글은 남한과 북한은 물론이고 해외동포 등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공통의 언어입니다. 외세로부터의 숱한 침략과 문화 말살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켜온 한민족의 문화유산으로, 훈민정음은 지난 1997년 10월에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남북간 교류와 더불어 남북한간 언어를 한데 모으는 구체적인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남북한 언어에 대한 연구 내용을 도성민 통신원이 알아봅니다.

문 : 어제 10월 9일이 한글날이었지요?

답: 그렇습니다. 훈민정음 반포일 559돌을 기념하는 한글날이었습니다. 같은 한글을 쓰고 있지만 북한이 기념하는 한글날은 훈민정음 창제일은 음력 12월이구요. 남한에서는 훈민정음 반포일 세종 28년 (1446년) 음력 9월 상순, 양력으로 10월 9일로 정한 것입니다, 1926년 조선어학회가 처음 한글날을 기념했던 때는 ‘가갸날’ 이라고 부르다가 1928년부터 한글날로 부르게 되었고 올해 559돌 한글날을 맞은 겁니다.

문 : 북한에는 한글날을 따로 기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 그렇습니다. 3년전 한국에 온 탈북자 대학생에게 물어봤는데요. 북한에 있을 때는 그런 날이 있는지도 몰랐고 한글, 혹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에서는 만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이 초상이 새겨져 있구요.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유치원 꼬마아이들도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또 1990년까지만해도 한글날은 남한의 국경일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10월에 국군의날 개천절, 한글날 등 휴일이 많다고 해서 국가 공휴일에서는 제외하고 있지만 국가적 기념일로는 기리고 있습니다.

문: 최근 남북한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한사람들이 북한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만큼 말을 생각을 나눌 기회도 많았을텐데... 얼마전 남한의 신문기사를 보니 남북간 언어의 이질화가 심각하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더라구요. 그만큼 남북간의 언어 차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이겠지요?

답 : 그렇습니다. 만나지 않을 때는 이렇게 말의 의미가 달라졌는지... 억양이 달라졌는지 모르고 단지 그럴것이다라고 상상만 했었는데.. 같이 만나서 얘기해보고 일을 하는 등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 그동안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깨닫게 된것입니다.

문 : 지금 한창 진행중인 '겨레말 큰사전‘편찬사업도 그런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답 : 맞습니다. 남북한 편찬위원회는 현재 사전을 만들기 위한 편찬요강을 합의하고 구체적인 조사 작업에 들어간 생태입니다. 사전에는 남북 공동사용 어휘를 우선 싣되 차이가 나는 것은 서로 합의, 단일화하는 방식으로 30만개 이상의 어휘를 수록하기로 했으며 남한의 ‘표준국어대사전’과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 있는 어휘 가운데 수록가치가 있는 것을 합의해 정하기로 했습니다.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은 문익환 목사의 추모사업으로 시작된 민간차원의 남북 언어 통합 작업인데요. 남북한 정부차원의 언어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전수태 연구원으로부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언어에 대한 연구내용을 들어봤습니다.

# 1. 한가지는 북한의 자료를 통해서 남한의 자료를 통해서 남북의 언어차이가 있는지..아니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계속 보고서로 단행본 책을 내고 있구요., 또 한가지는 북쪽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민족어의 일부 훼손된 부분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는 지 해서 북쪽사람들을 만나서 직접 그 방안을 협의하는 그런 두가지 일들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답: 남한의 국립국어원과 북한의 사회과학원 산하 언어학연구소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북한의 전문기관입니다. 남북이 같은 계획 아래 같은 방법으로 각기의 표준어와 문화어를 제외한 지방어, 방언을 연구한다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신문에. 남북한 언어 이질화가 심하다는 짧은 기사만을 보고서는 문제의 심각성 혹은 부정적인 면을 생각하게 되는 데.. 민간이나 남북한 정부차원에서의 연구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언어전문학자들이 말하는 남북한 언어의 차이는 어느정도인가요?

답 : 실제 연구를 위한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있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언어의 이질화에 대해서는 보도된 것처럼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만나서 대화해 보면 이해 안 될 것이 없고, 단지 몇몇 단어의 표현이 남북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이것은 방언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 남북학자들이 서로 만나도 아~ 우리 의사소통에 별 지장은 없다 또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그렇게 오해가 생길 정도로 의사소통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있지는 않았거든요?

답: 남북한 단어의 의미 차이를 알게 하는 일화가 있는데요. 귀순해 방송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여자 배우가 남한의 고위급 인사들과 만난자리에서 ‘차를 접대하고 싶다’는 말에 ‘일없다’라고 답해 당황스러웠다는 것입니다.

문: `일 없습니다.`라는 말이 ‘괜찮습니다’라는 의미지요?

답: 그렇습니다. 요즘은 이런 말이 남한사람들 사이에도 많이 알려져 있어 그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접대의 말에 무시하는 혹은 무관심한 말로 들리기에 충분한 표현이었습니다. 국립 국어원 전수태 연구원은 이런 작은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언어의 표현이 ‘남북언어 차이 심각하다’는 제목 확대 보도되는 경우도 있어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 오천년동안 반만년을 한민족으로 같이 살아왔는데 한 60년 정도의 분단 동안에 말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남북한의 작은 차이를 너무 침소봉대(針小棒大)해온 감이 있습니다.

문 : 그렇다면 북한의 ‘문화어’와 남한의 ‘표준어’,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일까요? 의사소통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단어의 의미나 발음 등의 차이가 있는 것 사실이지 않습니까?

답 : 그렇습니다. 이것은 남북한간의 언어정책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언어정책은 북한에서 먼저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60년~80년대 까지 20년간 김일성 주석의 주도하에 말다듬기 사업이란 것을 시작했는데요. 북한이 추진한 언어정책(문맹퇴치 운동과 한자의 폐지와 부활 등)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입니다.

1964년 1월과 1966년 5월 김일성 주석이 담화를 통해 '한자어와 외래어를 민족어로 고칠 것'을 지시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고, 평양말 중심의 언어발전이라는 방향을 설정하면서 문화어 라는 용어가 처음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한의 한국어 전문가는 북한의 언어순화정책이 성과위주, 보고위주의 사업이 되면서 오히려 부작용을 낫는 결과도 초래했다고 평했습니다.

#4.너무 급하게 그야말로 성과위주로 어떻게 보면 전시위주로 이렇게 무리해서 다듬엇던 것이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왜냐하면 국민들이 따라오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 이후에는 북한이 상당히 속도조절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답: 남한의 일각에서는 북한에 비해 우리말을 다듬는 정책이 소홀하다는 평을 하고 있습니다. 고유의 말을 지키고 보존하기보다는 외래어가 많고 청소년들의 사이버 언어로 한글의 훼손이 심각할 지경에도 변변한 국가차원의 지도나 제안이 없다는 것인데요. 다행히도 최근에는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글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퀴즈대회 우리말 배우기 프로그램 등 방송매체를 통한 순화교육을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남북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현재 이시점이 남북한 언어 통합을 준비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라며 단순한 문자가 아닌 한민족의 얼을 보존한다는 차원에서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5. 그래서 사라져가고는 방언을 우선 기록이라도 하자 보존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의 얼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민족문화우산으로서의 큰 가치가 있는 이것을 사라지기 전에 남북에서 서로 상대방의 영역에 갈 수 없으니까 서로 자기영역에서 우선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에 애서애 겠다~그런 합의를 해서 진행해가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답: 이 관계자는 국립국어원과 언어학연구소의 남북한 방언에 대한 연구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 조사하는 사업으로 훗날 통일된 남북이 국가적으로 반포할 단일 어문규범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번에 기계적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언어의 특성인 만큼, 사라지고 있는 언어를 보존하면서도 분단으로 생긴 남북의 어문규범을 통합하고, 공통의 새로운 서체를 개발하는 등의 공동연구가 무엇보다 앞으로 통일될 날을 위해 무엇보다 알찬 준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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