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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font color=#9c4500>[오늘의 화제] </font>부시 행정부 내 여성파워</strong>


여성들의 두드러진 활약은 부시 행정부의 특징적 현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흑인으로는 최초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뒤 지금은 미국 외교의 최고사령탑이 된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해 적지 않은 수의 여성들이 행정부 내 고위직책을 맡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역시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인 해리엇 마이어스씨가 여성으로는 미 역사상 세번째로 연방대법원 판사에 지명됐습니다.

미국 내 화제가 되고 있는 현안을 살펴보는 `미국은 지금', 부시 행정부 내 여성파워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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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먼저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에 있는 여성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부터 소개해 주십시요.

답: 우선 앞서 언급한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 지난 11월 백악관 국내정책 보좌관을 지내다 발탁된 마거릿 스펠링스 교육장관, 부시 행정부 1기 때 일찌감치 노동장관에 기용된 이래 지금까지 현직에 있는 이레인 차오 노동장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백악관 참모를 역임한 뒤 국무부 차관에 오른 카렌 휴즈씨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의 사례로는 행정부 직책은 아니지만 백악관 법률참모에서 일약 연방 대법원 판사에 지명된 해리엇 마이어스씨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백악관 인사보좌관을 지낸 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보에 임명된 디나 파월씨는 직속상관인 카렌 휴즈 차관과 함께 미국의 대외 이미지 개선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엠씨: 지금 언급한 사람들은 모두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이들이 백악관 참모 출신으로 부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소관 부처의 정책수립 과정과 집행에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말하자면 이들은 행정부 내 다른 관련부처는 물론 심지어 백악관으로부터도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을 뿐더러 관료주의적 시간끌기에도 구애됨이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를 보면 구색맞추기나 상징적 차원에서 별 영향력이 없는 부처에 여성 각료를 임명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가령 라이스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과 지원을 바탕으로 북한 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독자성을 갖고 국무부를 이끄는 것은 물론 국방부 등지의 이른바 협상반대파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잠재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전임 콜린 파월 장관이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나 부시 대통령과의 개인적 유대가 약해 자신이 추진하는 업무 내용과 방향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던 것과는 분명히 대비되는 것입니다.

엠씨: 부시 대통령이 행정부 요직에 여성들을 기용하는 데 특별히 무슨 이유라도 있는지요.

답: 부시 대통령의 인사에서 특징적인 요소의 하나는 측근기용 입니다. 오랫동안 자신의 곁에서 봉사하면서 충성심을 확실히 보인 사람을 요직에 임명하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며, 이 때문에 인사 때마다 부시 대통령과 같은 텍사스 출신이나 백악관 참모들이 발탁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대법원 판사에 지명된 마이어스씨와 카렌 휴즈 국무차관, 마거릿 스펠링스 교육장관 등은 모두 텍사스 출신으로 10년 넘게 부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여성을 요직에 기용하는 부시 대통령의 인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부인 로라 부시 여사의 영향력입니다. 부시 여사는 퇴임의사를 밝힌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연방 대법원 판사의 후임으로 여성을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 차례나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고, 결국 여성인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보좌관이 대법원 판사에 지명됐습니다.

한 정치평론가는 부시 대통령이 강인한 성격을 가진 어머니 바버라 여사의 영향을 받고 자라 강하고 직설적인 여성들과 일하는데 익숙하다는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엠씨: 다소 다른 얘기지만, 백악관 참모나 자신과 같은 텍사스 출신들을 주로 중용하는 부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마이어스씨는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 개인변호사였고, 스펠링스 교육장관은 당시 교육정책 담당 보좌관 출신, 카렌 휴즈 국무차관은 공보비서, 차오 노동장관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교통 부장관 출신인 등으로 개인적 인연이 특히 강하고 오랩니다.

부시 대통령이 200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통령 후보를 찾던 중 후보선정을 책임졌던 딕 체니씨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도 부친인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내면서 집안과 가까워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란 점이 주 요인이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지나친 측근정치를 하고 있고, 행정부는 친위내각이 됐다며 각료들의 정책 수행과 관련해 독자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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