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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센터 토론회  ‘기아와 인권 : 북한내 기아와 정치학’


북한은 현재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면서도 최근 식량지원보다 개발지원이 필요하다며 세계식량계획 WFP 등 국제구호단체들에게 금년말까지 북한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과 인권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이곳 워싱턴에 있는 우드로 윌슨센터에서는 ‘기아와 인권: 북한내 기아와 정치학’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홍균 기자가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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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기아와 인권문제는 인도적 측면에서는 물론 최근 원칙적으로 타결된 북핵 6자회담과 함께 역내 안정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앤드루 나치오스 미국 국제개발처 처장은 북한 기아문제의 핵심은 북한 정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치오스 처장은 북한의 기아는 흉작이나 악천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북한정권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치오스 처장은 부쉬 행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의 목적은 북한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북한정권이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구호단체들을 추방하고 식량 배포에 대한 감시를 거부할 경우 더 이상 식량 제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법률은 식량 배포과정에 대한 독립적 감시를 거부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지원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나치오스 처장은 설명했습니다. 나치오스 국제개발처 처장은 “전체주의는 대부분 정치적인 목적에 국한되지만 북한의 전체주의는 정치는 물론 식량생산과 종교 등 주민들의 삶의 모든 국면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마커스 놀랜드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정권은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개선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고도 슬픈 일은 개선이나 변화가 없는 북한의 암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에서 그동안 기아로 숨진 사람들이 100 만 명에 달한다면서 이것은 미국인구에 비율적으로 적용하면 무려 1,500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충격적인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주민의 최고 3분의 1이 영양실조 상태라고 밝히면서 북한의 기아와 식량부족사태는 국제사회에서 지원하는 식량이 균등하게만 분배되면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시장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 표기가 선명한 원조식량 쌀자루가 찍힌 사진을 공개하면서 문제는 식량지원보다도 공정한 분배라고 지적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이어 북한 기아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남한, 일본, 중국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공업수출을 늘려 달러를 벌어들이고 이것으로 식량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론에 참가한 맨스필드 태평양문제연구소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 주변국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세계식량계획 등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은 북한의 주변국인 중국과 남한이 내리는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세계식량계획, WFP나 비정부 기구 NGO 가 10년 동안 활동해오고 있지만 북한정권은 변화하지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의 주제 발표가 끝난 후, 방청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브루킹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기근 악화는 북한에 식량과 연료 등을 대규모로 지원해왔던 구소련의 10년 전 붕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북한의 기아와 인권에 관한 토론회에는 국내외 언론은 물론 국무부, 민간연구기구 랜드 코퍼레이션, 브루킹스 연구소 및 일반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북한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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