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국제 감시자들은 아프가니스탄의 국회 총선과 주 의회 선거가 투표일 당일에 발생한 일부 폭력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치하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번 선거가 아프가니스탄의 민주주의를 향한 길고도 먼 여정의 일보에 불과하며, 앞으로 개표가 진행되고 의회가 구성되는 동안에 일부 장애물에 부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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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적인 저항 분자들의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본적인 하부구조 마저 결여된 아프가니스탄에서 두가지 전국적인 선거를 실시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앞으로 아프간이 당면할 도전과 과제에 비하면 쉬운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18일 유엔의 지원으로 실시된 아프간 국회 의원 249명과 주 의회 의원들을 선출하는 선거에 약 6천명의 후보들이 출마했습니다.
비록 투표율은 예상 보다 저조하기는 했지만 관리들은 투표일 당일 하루만 볼 때 폭력 사태를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었던 이번 선거가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의 대통령 선거 역시 대단히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 관리들은 낙선한 후보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민주주의는 훌륭한 패배자를 필요로 한다’라는 교훈을 진심으로 받아 들이고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유엔 고위 관리인 진 아널트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프간인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결과를 정중하게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저는 아프간인들이 이러한 교훈을 이미 알고 있기를 바라지만, 만약 우리가 사람들에게 이런 성숙한 시민 정신을 갖도록 호소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국회와 주의회 선거는 아프가니스탄이 20여년의 내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민주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과정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낙선한 일부 후보자들이 자신의 지역 세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시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관측통들은 아프간인들이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구성되는 국회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프간 국회가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기구로 정착되는 데는 수 개월이 걸릴 런지도 모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정당의 참여도 허용되지 않았는데, 이는 모든 후보자들은 독립 후보 자격으로 출마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만약 선거 결과를 둘러싼 갈등이 촉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정치 정당이나 연맹이 조직되고 국회가 정부와 사법 체계의 기본 틀을 형성해 나가는 과업을 수행하는 데는 수개월,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며 민주주의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고위 관리들은 그러한 견해를 일축하면서, 민주정부 수립을 확실히 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 아프간 내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과 새로운 국회 의원들이 시행 착오를 거칠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면에서건 이번 아프간 국회는 완벽한 국회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는 전문적인 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저는 이번 국회가 처음부터 완전한 입법 기구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습니다.”
분석가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주의가 굳건하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국제 위기 그룹의 조안나 나단 선임 분석가의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아프가니스탄이 이제 막 민주주의를 향한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거와 의회는 완전히 생소한 개념입니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은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국회 의원들은 의회와 같은 조직에서 일해 본 경험이 단 한번도 없었을 것이고 낙선한 후보들과 의회에서 배제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프간인들이 진정으로 견실한 정치 제도와 민주주의를 건설하려면 여러 해가 소요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아프가니스탄 지도자들은 이런 미묘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프간 일부 지역이 여전히 저항 분자들이나 마약 조직 세력의 지배 하에 놓여 있어서 이곳에 대한 정부 관리들의 출입이 제한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 문제는 아직도 커다란 우려 사안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지역들에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여부는 아프가니스탄의 새 정치인들이 우선 수도, 카불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