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집트에서는 사상처음 복수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치루어졌습니다. 이번 선거의 최종 결과는 9일이나 10일경에야 그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시간에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집트 정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 가운데 하나인 무슬림 형제단의 존재를 재 조명해봅니다.
무슬림 형제단은 과거 50년 이상 불법으로 규정돼 왔기 때문에 7일 치러진 선거에 아무런 후보도 출마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슬림 형제단의 정치적 영량력은 대단해서 거의 모든 야당 대통령 후보들이 이번 투표에 앞서, 선거운동 기간 중 이 단체의 지도자를 만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야당 대통령 후보들의 방문은 일종의 정치적 순례와 같았습니다. 이들은 한 명씩 차례로 무슬림 형제단의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마흐디 아케프씨를 예방했습니다. 후보들의 방문은 대선에서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셰이크 아케프씨의 지지를 얻는 것은 대선에서 당선될 기회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선 후보들은 셰이크 아케프씨 예방으로 최소한 그의 추종자들 일부에게서 나마 표를 얻게 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키파야로 알려진 반정부 시위운동은 이번 선거를 희극적이라고 규정하면서 무슬림 형제단이 그 추종자들에게 이번 선거에 불참할것을 촉구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렇지만 무슬림 형제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는 밝히지 않은 채 추종자들에게 투표 하도록 촉구했습니다. 셰이크 아케프씨는 그러나 `독재자' 에게는 투표하지 말도록 강조했습니다. 독재자란 재선을 노리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가리킨 것입니다.
셰이크 아케프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왜 무바라크 대통령에 반대하는 후보 중 한 명을 지지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셰이크 아케프씨는 이번 선거에 10명의 후보가 나서긴 했지만 실제로 정부에 대한 반대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선거에 참여가 허용된 9개 야당 가운데 어느 당도 무슬림형제단으로부터 어떠한 지지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번 선거에 앞서, 인구 1천6백만의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야당 후보들의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유권자는 수천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집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무슬림 형제단 회원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과거 이 단체의 집회에는 수만명이 참석했습니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알-하야트> 신문의 카이로 지국장으로 이슬람운동 전문가인 모하메드 살라씨는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인들의 생활에서 영향력이 큰 정치집단이라고 말합니다.
이 단체는 법적 지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지도부와 대중의 지지, 조직 등 정치조직으로서의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고 살라씨는 말합니다. 살라씨는 특히 무슬림형제단 회원들은 지도자들의 지시를 잘 따르기 때문에 이 단체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고 지적합니다.
무슬림 형제단은 그 지도자들이 가말 압델 낫세르 총리 암살을 계획했던 1954년에 공식적으로 금지됐습니다. 이 단체는 이후 1970년대에 폭력을 공식 포기했지만, 당국의 활동 금지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에서 불법으로 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용인되고 있으며, 사무실 창 밖에는 아랍어와 영어로 무슬림 형제단 본부라고 쓴 표시가 나붙어 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이들 무슬림 형제단이 지하로 잠복하면 사태가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느정도의 정치적 타협을 유지하고 있다고 살라씨는 말합니다.
분석가들은 또 무슬림 형제단의 이념은 1928년 창설 이후 크게 온건해졌다고 말합니다. 이 단체의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케프씨는 이슬람은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지 않으며 신으로 부터의 직접적인 지시를 통해 삶의 모든 측면을 지배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무슬림 형제단의 이슬람과 삶에 대한 견해일 뿐, 일부 이집트인들은 이런 견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셰이크 아케프씨는 지적합니다. 셰이크 아케프씨의 추종자들 일부는 신변에 위험이 닥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때문에 이 불법화된 조직의 회원임을 시인하려 들지 않습니다. 이 단체의 추종자 수백여명과 고위 지도자들 몇몇은 올해 초 일련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있은 뒤 이뤄진 대대적인 단속중에 체포됐습니다. 정부는 선거에 앞서 이들 대부분을 석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무슬림 형제단 주최로 열린 작은 시위에서 모하메드 후세인씨는 주변의 시위경찰 앞에서 두려움 없이 이 단체에 대한 지지를 밝혔습니다.
후세인씨는 자신은 강력한 믿음을 신봉한다면서, 어떤 이념에 대한 확신은 다른 것 일부를 희생하고 포기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후세인씨는 그같은 믿음을 위해 희생할 용의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후세인씨는 그러나 대부분 이집트인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