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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내 “자객” 후보 투입한 정치 9단 고이즈미 (영문+오디오 관련기사 참조)


11일 실시되는 일본의 총선거는 지난 50년 이래 투표율이 가장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일본인들은 지금은 탈당해 군소정당 소속으로 출마한 과거 자민당 내 반대파 의원들과 벌이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의 투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반대파 의원들을 탈당하도록 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이들이 출마한 지역에 이른바 `자객' 후보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과 관련한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달 전 일본 참의원이 우정 개혁안을 부결한 직후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이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매우 위험한 정치적 결정으로 여겨졌습니다. 관측통들은 즉각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투표일을 불과 이틀 앞둔 지금 야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총선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실상 우정 민영화에 대한 국민투표로 이끌어 갔으며 정치분석가들은 이런 그를 정치 9단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이 파벌이 만연하고 침체해 있으며, 우정제도에서 나오는 엄청난 자산을 의원들 지역구의 공공사업 예산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개혁을 공언해 왔습니다.

이에 맞서 공공사업용 지출을 강력히 옹호해온 가메이 시주카 전 건설장관은 고이즈미 총리가 자민당의 독재자가 됐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는 또 많은 일본인들이 "자객"이라고 불리는 고이즈미 총리가 영입한 후보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유세로 목이 쉰 가메이씨는 고이즈미 총리가 일부 오랜 자민당 충성파들을 낙선시킬 수 있는 새 후보들을 낸 점을 들어 그를 아돌프 히틀러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비난합니다.

고이즈미가 새 후보를 낸 것은 이들 충성파들을 이른바 정치적 가스실로 보내는 것이란 게 가메이씨의 주장입니다.

가메이씨는 8차례에 걸친 과거 총선에서는 당선이 워낙 유력해 선거운동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치생명을 걸고 선거전을 치루고 있습니다. 그의 상대후보는 고이즈미 총리가 영입한 젊고 돈 많은 인터넷 사업가인 호리 다카후미씨입니다.

호리씨는 이른바 "자객"으로, 한 공중파 방송사와 야구팀을 인수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는데 마치 록가수 처럼 따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호리씨는 히로시마 외곽의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호리씨는 자신은 상대후보인 가메이씨가 구태의연한 선심성 지역사업 지원 정치의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에 그와 맞서기로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만일 자신이 가메이 후보를 낙선시킨다면 이는 일본이 진정으로 개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고이즈미 총리가 "자객" 으로 영입한 또다른 후보는 유리코 고이케 환경장관입니다. 고이케씨는 `립스틱을 바른 닌자'로 알려진 자민당의 26명 여성후보 중 한 명입니다.

고이케씨는 자신은 자객이 아니며, 단지 진정한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해 승리하기를 바라는 도전자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고이케씨의 상대후보인 고키 고바야시씨는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반 세기에 걸친 자민당의 존립기반을 앗아갔다고 비판합니다.

고바야시씨는 자민당은 더이상 자유롭거나 민주적이 아니며, 고이즈미씨는 처음 볼 때는 별로 위험한 것 같지 않은 고이케씨 같은 자객들을 보내는 것으로 자민당을 배신했다고 주장합니다.

일본 언론은 경제와 자위대의 이라크 배치 등 실질적인 문제들은 사실상 외면한 채 이런 종류의 주장들을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심지어 원래의 쟁점인 우정 개혁 문제에도 비교적 관심을 덜 기울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우편발송 외에 금융 및 보험 업무도 맡고 있는 우정국을 민영화하겠다고 오랫동안 공약해 왔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산이 수조달러에 이르는 우정국을 분리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자본을 기업들이 좀더 쉽게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표인 가쓰야 오카다씨는 만일 민주당이 다수당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말합니다.

오카다씨는 일본은 국가가 쇄락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총리로 인해 끔찍한 상황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본템플대학의 제프리 킹스턴 교수는 민주당은 오카다씨의 호소와 자민당의 파벌투쟁에도 불구하고 별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고이즈미씨의 우정 개혁안에 맞서지 못한 채 자민당을 이탈한 사람들이 당을 주도하는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들을 자민당이라는 공룡과 똑같은 것으로 덧씌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고이즈미씨의 그런 규정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유권자들이 왜 자신들을 지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못했습니다."

킹스턴 교수는 또 고이즈미 총리는 자신이 비판에 가장 취약한 부분에 선거전의 초점이 쏠리는 것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말합니다.

"외교정책 처럼 고이즈미씨가 실제로 약한 모든 문제들이 이번 선거에서 전혀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가령 `우리가 당선되면 자위대 병력을 연말까지 이라크에서 철수시키겠다'는 식으로 이를 쟁점화하려 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아예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선거분석가들은 자민당이 11일 선거에서 지난 15년 래 한번도 이루지 못했던 확고한 다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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