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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일본 국회의원 선거-우편제도개혁 최대 논란 (영문+오디오, 관련기사 참조)


오는 9월 11일 실시되는 일본 총선의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번 총선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자신의 우정 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직접 묻겠다며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데 따라 치러지는 것입니다. 지난 50여년의 일본 총선 가운데서도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선거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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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선거는 마치 텔레비전 드라마 처럼 정치적 술책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는 후보들 스스로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선거전은 30일 각 당 지도자들이 스피커가 장착된 트럭 위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막이 올랐습니다.

푸른색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린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당수가 유권자들에게 연금과 사회복지 개혁을 실천에 옮길 기회를 달라고 호소합니다. 오카다 당수는 또 고이즈미 총리가 선거전의 초점을 우정 민영화에만 맞추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오카다 당수의 호소가 거의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그가 이끄는 자민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의 두 배에 이르는데다, 막강한 재계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카다씨의 민주당이 자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다소 좁혔습니다.

자민당 유세트럭 위에 선 핑크색 셔츠 차림의 고이즈미 총리는 유권자들에게 우정 개혁이 다른 모든 개혁에 앞서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벌써 목이 쉬어 있습니다. 그는 유권자들은 수만명의 공무원을 민간부분 근로자로 전환시키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회의원들에게 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참의원이 자신의 우정국 민영화 계획을 거부하자 이달 초 중의원을 해산하는 과감한 정치적 책략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일본의 우정국은 단순히 우편물 배달 서비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 및 생명보험 정책과 관련해 3조원의 예금을 갖고 있는 조직입니다. 일본의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지역구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공공사업 예산을 따내기 위해 전통적으로 이 자금을 이용해 왔습니다.

현상유지에 만족하는 고이즈미 총리의 자민당 당료 수십명은 야당의 우정 민영화 저지를 도왔습니다. 이들은 그리고는 당에서 축출되기에 앞서 탈당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총선을 위해 급조된 2개 소정당의 후보로 출마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들을 낙선시키기 위해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젊고 텔레비전에 좋게 비치는 사람들을 후보로 영입했습니다. 이 중에는 미인대회 출신 여성과 돈 많은 인터넷 사업가도 포함돼 있습니다.

머리가 희끗한 나이든 개혁반대 인사들과 젊음이 넘치는 이른바 "자객"들 사이의 선거전을 지켜보면서 고이즈미는 자신을 악당들을 무력화시키는데 골몰하는 일본 중세의 영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총리로 국정을 이끌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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