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수십명의 일본계 미국인들, 60년만에 고등학교 졸업장 받아


수십 명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무려 60년 만에 마침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문: 60년이면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뀐 긴 시간입니다. 이 일본계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고교를 졸업하게 됐는지 그 사연부터 전해주시죠.

답: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나이가 70대 중반에서 최고 여든세 살에 달하는 고령의 일본계 미국인들의 고교 졸업장 수여식이 거행됐습니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지역 대학교육구의 워렌 후루타니 교육위원으로부터 졸업증서를 받으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고등학교에 다니던 이들은 미국정부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던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 수용소로 이주시키면서 졸업을 못했습니다.

당시 미국정부는 일본계 미국인들이 일본을 위해 간첩행위를 하지 않을까 우려해서 강제이주조치를 내렸던 것입니다.

지각 졸업생들의 장성한 자녀들은 졸업식 가운과 사각모를 착용한 자랑스러운 부모들을 사진기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문: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졸업장은 어떻게 됐습니까?

답: 그런 경우는 자녀나 친척들이 대신 강단에 올라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쉰 77세의 후지오카 요시로씨는 사망한 형 테드를 대신해 할리웃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돌았지만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습니다. 후지오카씨는 61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형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의 형 테드는 2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일본계로만 구성됐던 유명한 442부대에 배속돼 유럽전선 프랑스 남부에서 싸우다가 1944년 장렬하게 전사했습니다.

후지오카씨는 형의 졸업장을 대신 받으면서 “형은 나의 영웅이고 우상이었다. 나는 그가 헛되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시 누가 뭐래도 미국인이었고 오늘 받은 졸업장은 그가 지키려했던 것에 대한 최종적인 완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79세의 루비 오쿠보 할머니는 UCLA에서 이수한 석사학위를 비롯해 많은 졸업증서를 갖고 있지만 당시 열다섯 살에 떠나게 된 로스앤젤레스 고교의 졸업장을 이번에 받게 돼 가장 감회가 새롭다면서 “부모님에 곁에 계셨으면 기뻐하셨을텐데…”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문: 이 고령의 일본계 미국인들은 어떻게 60년이나 지난 지금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까?

답: 그건 새로 개정된 캘리포니아 주법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금년 1월부터 발효된 캘리포니아 주법은 2차 대전 기간 동안 강제수용소 생활을 하게 돼 고등학교 과정을 마칠 수 없었던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졸업증서 발급을 허용한 것입니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10여 년 전, 2차세계대전 기간 중 수용소에 강제 이주됐던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