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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 로스알라모스


올해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60주년이 되는 햅니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조그만 도시 로스알라모스에서는 최근 이와 관련해 색다른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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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로스알라모스는 아시아와 특이한 인연이 있는 곳이라고 얘기하는데 그 배경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미국 서남부에 있는 뉴멕시코주의 작은 도시 로스알라모스는 동양계 인구가 많이 살고 있는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처럼 대도시도 아니지만 미국의 아시아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매우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건 60년 전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인류역사상 최초의 원자탄 두 개가 바로 이곳에서 제조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로스알라모스에는7,000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아직도 핵무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핵무기 예산의 거의 절반이 이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 최근 로스알라모스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답: 수백 명의 미국 평화주의 운동가들이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자탄 투하 60주년을 맞아 최근 로스알라모스에 모였습니다.

상복을 입고 재를 소지한 채 단체 기도를 올린 시위군중은 거리를 천천히 행진했습니다. 시위군중은 시 중심가에 도달하자 주위에 재를 뿌리고 30분 동안 거리에서 침묵연좌데모를 벌였습니다.

시위군중은 이어 전쟁과 핵무기의 죄악을 회개하는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들의 노래와 기도를 경청했습니다. 시위군중은 또 로스알라모스 관공서 앞에 모여 핵무기 철폐를 상징하는 밝은 색깔의 해바라기꽃을 들고 데모를 벌였습니다.

이 시위장소에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가운데 한 사람인 고지 우에다씨가 보낸, ‘지구에서 핵무기를 없애자’는 내용의 녹음 메시지도 울려퍼졌습니다. 시위는 거리를 지나는 차들이 종종 경적을 울렸을 뿐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문: 이번 시위에 대항하는 반대 시위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답: 네, 로스알라모스 평화 시위 현장에는 반대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였습니다. 반대 시위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었다는 한 노인은 ‘진주만이 없었다면 히로시마도 없었을 것’이라는 쓴 현수막을 들고 있었습니다.

현수막의 내용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미해군 기지가 자리잡고 있었던 하와이 진주만에 대한 선전포고없는 기습을 시도하지 않았으면 히로시마에 대한 원자탄 투하도 없었을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문: 이번 평화 시위는 로스알라모스에서만 열렸습니까?

답: 아닙니다. 평화 시위는 로스알라모스가 있는 뉴멕시코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핵무기 개발계획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캘리포니아, 테네시 그리고 네바다주에서도 일제히 펼쳐졌습니다.

문: 60년 전 원폭투하에 대해 미국인들은 현재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답: 많은 미국인들은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의 참상과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력에 아직도 몸서리를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인들은 일본이 원폭투하 9일 후에 항복을 했기 때문에 수십만 명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일본이 항복하지 않았으면 미군이 일본본토에 상륙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숫자의 미군과 일본인들이 죽거나 부상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지난 주 뉴욕타임스의 한 독자는 ‘에놀라게이를 축복하라’라는 글을 투고했습니다. ‘에놀라게이’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중폭격기의 애칭입니다.

문: 미국의 원폭투하를 당시 소련에 대한 견제로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은데요?

답: 원폭투하가 과연 필요했었느냐는 질문은 아직도 미국인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입니다.

일본이 미국 사막에서 실시된 원폭 실험장면을 봤더라면 항복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개중에는 소련이 8월 8일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에 일본이 서둘러 항복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경고로 원폭을 투하했고 이것이 바로 냉전시대의 개막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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