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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광복 60년, 북대표단 서울 국립 현충원 방문 의미와 전망


광복 60주년을 맞아 14일부터 나흘간 서울을 방문하는 북한 대표단이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방문한다고 한국 정부가 12일 공식 발표하자 한국내 진보와 보수 단체들 사이에 논란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보 세력은 남북 대치 상황을 종식시키겠다는 북한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며 환영을 표시하고 있지만 보수 세력들은 6.25 남침에 대한 사과가 선행되야 한다며 북한의 참배 의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출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한국의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12일 정부 종합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8. 15 남북대축전에 참가하는 북한 당국과 민간 대표단 30여명이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6.25 전쟁 전사자의 위패와 무명용사의 유골이 봉안돼 있는 현충탑을 참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현충원 참배에는 북한측 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림동욱 조국 평화 통일 위원회 부위원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봉조 차관은 북한 대표단의 참배와 관련해 “분단과 민족 상잔의 불행했던 과거의 상처를 함께 치유해 나가는 출발점이라는 데 중대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며 “이번 참배는 남북간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진정한 화해를 실현해 나가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동작동 국립 현충원은 1955년 7월 국군 묘지로 상설돼 6 25 전쟁때 전사한 국군의 위패와 무명용사의 유골, 순직한 군인 등을 안장했으며 1965년부터 국립묘지로 승격돼 국가 원수, 애국지사, 순국 선열, 경찰관등이 추가로 안장됐습니다. 현재 현충원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부 요인, 군 장성 등을 포함해 5만 4천456명이 안장돼있습니다.

북한 대표단의 이번 국립 현충원 참배는 한국 당국자가 북한의 현충원에 해당하는 평양 신미리 애국 열사릉이나 대성산 혁명 열사릉을 한번도 참배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봉조 통일부 차관은 그러나, 한국 당국자의 향후 북한 애국 열사릉과 혁명 열사릉 또는 금수산 기념궁전의 참배 가능성에 대해 “그런 상황이 되면 검토해 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방문 소식이 발표되자 한국내 보수와 진보 단체, 정당들은 우려와 환영을 표시하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13일 논평을 통해 ‘참배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다시는 동족간에 참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보수단체인 자유시민 연대는 이날 ‘북측 대표단 현충원 참배 절대 안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북한의 참배 의도에 대해 의구심부터 들지 않을 수 없다’ 며 ‘6.25 남침에 대한 사죄부터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보수 단체들은 또 6.25에 대한 진정한 참회 없이 피해자 묘소를 참배하는 일은 전범행위를 덮고 가려는 술책이라며 김정일 정권은 이를 평화공세의 하나로 활용할뿐 아니라 한국 당국자들이 김일성 묘등을 참해하도록 유도해 이를 북한 주민들의 교화에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일간지 문화일보는 ‘북한 김일성 김정일 일가를 6.25 도발의 전범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북한의 현충원 참배 행위가 6.25 책임론을 비켜가려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여당인 열린 우리당 관계자들은 북한 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참배가 남북 관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가장 높은 차원의 상징적 조처라며 환영의사를 밝혔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진보단체인 민족대축전 남쪽 준비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참배는 지난 60년동안 전개된 남북 대결과 반목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에 뜨거운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한겨레 신문 역시 ‘북한 대표단의 참배는 매우 강력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논평했습니다.

북한의 국립 현충원 참배 제의는 북핵 관련 4차 6자 회담의 휴회기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연합 통신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북한의 간절한 의지 표명이라는 점에서 향후 북핵 해결의 적극적 의지표명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고 풀이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참배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 새로운 이념 논쟁이 불어닥칠수도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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