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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감독 제작, 북한 다큐멘타리 ‘삶의 하루’ 워싱톤 시사회


북한 주민의 일상 생활을 영상에 담은 다큐멘타리 영화가 최근 워싱턴에서 상영됐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한 감독이 직접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고 평양에 들어가 제작한 이 다큐멘타리는 제한된 조건속에서도 세뇌 교육 등 북한 체제의 실상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화 시사회장을 다녀온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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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먼저, 이번 다큐멘타리 영화 시사회가 열린 배경부터 설명해주시죠

답: 네, 다큐멘타리 ‘삶의 하루’ 시사회는 한반도에 관심이 있는 워싱턴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모임인 코리아 클럽 주최로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시사회에는 존스 홉키스 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오버도프 교수,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인권 운동가인 디펜스 포럼의 수잔 솔티 대표 등 13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북한 주민의 삶을 담은 영상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문: 평양에 사는 한 가족의 일상을 영상에 담았다고 하는데, 다큐멘타리 내용을 잠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답: 네, 이 다큐멘타리는 평양의 거주하는 봉제 공장 노동자 홍선희씨 가정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홍씨의 딸이 공부하는 유치원의 모습과 홍씨가 일하는 봉제 공장 노동자들의 이모저모, 그리고 생활 영어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영어 학원 학생들의 모습을 평양의 지하철과 버스 등 교통시설, 고층 아파트 등 비교적 깨끗한 건물 등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네덜란드 출신의 피터 플러리 (Pieter Fleury) 감독은 2천 2백만명의 북한 국민들이 어떻게 정부 통제하에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서 북한 당국에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플러리 감독은 북한 당국의 장비 유입과 제작 인원에 대한 통제로 촬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간의 감정’ 이란 측면에 촛점을 맞춰 다큐멘타리를 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다큐멘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진실성, 사실성을 둘 수 있는데요. 북한 당국이 허락을 해서 촬영했다면, 북한 주민들의 실상 보다는 가식적이거나 선전적인 모습들이 주를 이루지 않았을까?..하는 의문도 드는데요. 감독의 느낌은 어땠는지 궁굼한데요?

답: 플러리 감독도 그런 어려움들이 많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주민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갖지도 못했고, 북한 요원들의 통제와 안내속에 지정된 장소에서만 촬영을 했기 때문에 제한적 요소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때문에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외형보다는 ‘인간의 감정’ 을 최대한 이끌어내는데 촛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장애물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플러리 감독은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그 동안 어둠속에서 감정조차 표현 못하는 경직된 사람들로 묘사돼 왔지만, 그들도 기쁨과 행복을 표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영상에 담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영화를 못봐서 그런지 얘기가 손에 딱 잡히지 않는것 같은데요. 예를 몇가지 들어주시겠습니까?

답: 다큐멘타리 속에 생활 영어 학원의 수업 장면이 나오는데요, 강사의 질문에 학생들이 영어를 잘 못알아 들어서 동문서답을 하거나 발음을 재밌게 했을 때 환하게 웃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결혼한 남학생에게 강사가 영어로 왜 당신은 김치를 잘 만들어 주는 아내와 결혼을 했냐고 묻자, 이 학생은 우물쭈물 하다가 “she followed me” 아내가 나를 따라왔다고 답했고, 강사는 아내가 따라온 것이 아니라 남편이 아내를 따라온 것이 아니냐고 반문해 교실이 웃음 바다로 변했습니다. 또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 것이라고 정리하는 강사의 모습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부분적이나마 담을 수 있었다고 감독은 말했습니다.

문: 북한의 체제와 외부 세계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장면도 있었습니까?

답: 그런 차이점들을 보여주려는 감독의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 여섯살 된 딸이 유치원에 가면서 엄마에게 노래를 배우는 대목에서 순진한 꼬마가 어렸을때부터 “승냥이 미국놈” 이라는 호전적 노래를 서슴치 않고 부르는 모습에 일부 관객들은 씁쓸해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도 어린 아이들이 총 칼로 미군을 찌르는 그림이 버젓이 유치원 벽에 걸려있고, 유치원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미사일이나 무기들이 주 소재를 이뤘습니다.

또한 유치원 교사들의 교무 회의의 주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린 시절 얘기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해- 영도자 우상화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모습도 담겨져 있었습니다.

문: 많은 관객들이 이날 시사회에 참석했다고 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실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새로울 것이 없다며 북한 최상류층의 일상만을 가식적으로 보여줬을 뿐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반면 다른 관객들은 소박하게 웃는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 어둡게만 느껴지던 북한 주민들에 대한 고정 관념이 어느 정도 무너졌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시사회에 유일하게 참석한 탈북자 최모씨는 예나 지금이나 북한 사회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 남북간에 회담이 있든 없든간에 북한 내부에 사는 인민들의 생활이라든가 시스템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 김일성 대학 출신으로 워싱턴에서 대북 인권 운동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씨는 다큐멘타리의 컽모습이 줄 수 있는 잘못된 메시지 전달에도 우려를 보였습니다.

“ 북한 당국이 안내하면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찍은 것이기 때문에 서방 세계 사람들이 볼 때는 그냥 건물 외형만 보고 ..’어 평양이 저렇게 아파트도 많구나’ 당연히 아파트 많죠. 그러나 그 안에 들어가보면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라든가 깊이 있는 삶의 부분을 전혀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최씨는 그러나 지각있는 사람들이라면 다큐멘타리를 통해 북한의 세뇌교육 등 체제의 모순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시사회후 일부 대북 인권 운동가들은 이 다큐멘타리의 미 의회내 시사회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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