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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속적 핵무기 추구 - 윌슨 연구소 자료 밝혀 <영문, 관련기사 참조>


북한이 수 십년 전 부터 핵무기 획득을 모색해 왔음을 입증하는 증거가 공개됐습니다.

이곳 워싱턴에 있는 민간 정책연구소, 우드로 윌슨 센터의 캐더린 웨더스비 연구원은 17일, 북한이 1960년대 초 부터 비밀 핵무기 계획과 관련된 기술과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나타내는 구 소련과 헝가리 정부의 자료들을 제시했습니다.

문주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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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웨더스비 연구원은 북한이 40여년 전 부터 핵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 없이 소련과 동독, 중국 등 공산 동맹국들의 협력을 요청해 왔음을 입증하는 방대한 역사적 자료들을 공개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1962년 8월에 바실리 모스코프스키 평양 주재 소련 대사와 박성철 외무성 부상과의 대화를 기록한 자료는 박 부상이 핵 비확산 금지 조약의 의도에 대해서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성철 부상은 미국이 타이완과 한국, 당시 월남을 핵무기로 위협하면서 철수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막대한 핵무기를 쌓아두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게는 핵무기 제조를 생각 조차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웨더스비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 문서는 또한, 박 부상이 핵 비확산이 오로지 미국에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1976년 2월 16일의 헝가리 외무부 문서는 부다페스트 주재 북한 대사관의 권오송 3등 서기관과 이은기 무관 사이의 과장된 발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될 수 없으며,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재래식 무기가 아닌 핵무기 전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한은 현재 서울과 도쿄 등 남한과 일본 대도시들을 겨냥하는 핵탄두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이 문서는 적고 있습니다.

웨더스비 연구원은 자료에서 나타난 북한 관리들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기 보다는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북한의 절실한 열망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러한 열망의 이면에는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남한보다 우위를 차지하려는 목적과 자국 방어, 두 가지 의도가 존재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웨더스비 연구원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하고자 했던 배경의 하나로 북한이 6-25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꼽았습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은 동맹국인 남한을 보호한 반면에 핵무기와 강력한 공군력을 지닌 북한의 동맹국, 소련은 북한을 보호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북한은 자국 방어를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웨더스비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1986년 10월자 자료는 김일성이 북한을 방문한 에릭 호네커 당시 동독 서기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의도도 없으며 공격할 수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또한 김일성이 호네커 서기장에게 주한 미군이 남한에 천 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불과 한 두개의 핵 탄두 만으로도 북한을 괴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일성은 80년대 말에서 90년 대 초에 미국의 핵 보유가 북한의 공격을 저지한 것 처럼, 북한도 핵을 갖게 되면 미국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고 웨더스비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웨더스비 연구원이 이끄는 코리아 이니시어티브는 구 소련 연방 국가들과 중국의 사료들을 입수해 영어로 번역해온 우드로 윌슨 센터의 국제 역사 프로젝트 (International History Project)의 일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또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동북 아시아 안보 협력 기구가 창설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제임스 굿비 전 핀란드 주재 미국 대사는 핵 문제에만 치중하는 현재의 대북한 협상이 다양한 현안을 전반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동북 아시아 다자간 안보 협력 상설 기구를 창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굿비 전 대사는 북한을 제외한 6자 회담 5개 당사국들이 이 기구에 참여하고, 북한은 6자 회담 복귀를 선결 조건으로 초청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동북아 안보 기구는 무력 포기와 군의 투명성, 신뢰 구축 방안, 탄도 미사일 방어 체제 등의 현안을 효과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현재 회담 관련 강대국들 사이에서 조성되고 있는 서로간의 반목을 방지하게 될 것이라고 굿비 전 대사는 믿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북한이 만약 핵 실험을 실시할 경우에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 5자 안보 상설 기구 창설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과 한국 역시 입장 변화를 일으켜, 봉쇄 등 엄격한 대북 제재를 지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굿비 전 대사는 전망했습니다.

한편, 굿비 전 대사는 대북한 무력 사용과 북한 정권 교체 가능성을 전면 배제했습니다.

대북한 무력 침공에 대한 지지 입장을 어느 곳에서도 결코 찾아 볼 수 없는 데다가, 중국과 러시아, 남한 등 주변국들의 지지 없이는 북한의 정권 교체는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굿비 전 대사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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