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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종전 30주년.. '과거는 흘러갔다. 이제는 용서를' <영문기사 + 오디오>


월맹군이 미국 지원의 월남 정권을 물리치고 베트남 전쟁을 끝낸 지 30년이 지난 오늘 날, 베트남인들, 심지어 미국인들과 싸웠던 베트남인들까지도 미국에 대한 시각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입니다.

이에 관한 미국의 소리 하노이 특파원의 배경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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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외부의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1975년 4월의 사이공 함락은 암흑의 날이었습니다. 세계의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서 결코 잊혀지지 않는 월남 패망의 날은, 사이공의 한 학교 건물 옥상에서 해안에 대기중인 안전한 미군 함정으로 태워갈 헬리콥터를 타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면서 길게 늘어서있는 월남인들의 모습 속에 영구히 각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후인 킴 빈 할머니는 이날 4월 30일을 환희의 날로 기억하고있습니다.

하노이 출신의 빈 여인은, 베트남 전쟁 당시 젊은 여인으로, 공산 월맹이 라오스를 거쳐 월남에 이르는 월맹군 보급로인 “호치민 트레일”을 건설하는데 동원되었습니다. 빈 여인이 속한 부대는 밀림 속에서 수 개월동안 미군의 폭탄 공격을 견뎌냈습니다. 그리고, 하노이는 1972년 리차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명령한 “크리스마스 폭격”중에 황폐화됐습니다.

빈 여인은, 사이공 함락 소식을 듣고는, 베트남인들이 “미국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는 전쟁에서 자기 편이 이겼다는데에 너무도 기뻐 어쩔줄 몰랐습니다.

“당시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사람은 미국을 철저히 증오했습니다. 우리는 무기와 식량을 실은 트럭들이 월남으로 들어가 월남을 해방하고 미군을 섬멸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도로들을 완성하는데 밤,낮으로 매달렸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뒤, 베트남에서 “해방의 날”이라고 공식적으로 경축되고 있는 기념일을 맞아, 한때의 적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태도는 달라져 있습니다.

이제 67세에 이른 “후인 킴 빈” 여인 마저도, 군인이었던 남편을 이 전쟁에서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미국을 증오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노이 주민 거의 모두는 베트남 전쟁을 잊어버리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용서는 할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베트남은 10년 전 마침내 외교 관계를 수립했으며, 서로에 대한 처우는 화기애애했습니다.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그는 마치 인기 락음악가수와 같은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판 반 카이 베트남 총리가 올해 중에 미국을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카이 총리는 베트남 전 종전이래 미국을 방문하는 최고위 베트남 관리가 될것입니다.

양국사이에 때때로 불협화음이 생기곤 합니다. 하노이 측은 워싱턴이 베트남의 수출을 저해하는 무역 장벽들을 쌓고 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워싱턴측은 베트남의 인권 기록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싸움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근거한 것입니다. 베트남 정부의 레 둥 대변인은 베트남전 자체가 미국과 베트남 관계에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도 30년이 넘었고, 이제는 베트남과 미국간의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릴 시기가 성숙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일반 베트남인들은 전쟁을 기억한다 해도, 이미 역사의 한 장을 넘겼습니다. 베트남 인구의 60여 퍼센트가 종전 후에 태어났으며, 따라서 젊은 세대는 미국에 대한 쓰라린 감정이 전혀 없습니다.

수천 수만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이제 미국 대학들에 유학하고 있고, 젊은 이들은 과거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이 등장한 “iPod”뮤직 플레이어 구입에 더욱더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제 관계학을 공부하고있는 22세의 구엔 투 하씨는 자신에게 있어서 베트남 전쟁은 먼 옛날 고대의 역사라고 말합니다.

“물론 우리는 미국이 베트남을 공격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국민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제 흘러간 역사입니다. 우리는 과거를 망각해서는 안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것입니다.”

후인 킴 빈 여인은, 전쟁기간은 정말 어려웠으며, 남편과 함께 많은 친구를 잃었다고 회상합니다. 그는, 베트남이 이른바 세계의 초강대국인 미국을 물러서지 않을수 없도록 만든 “역사적 승리”를 쟁취했다는 사실을 매우 기뻐합니다.

그러나, 베트남이 이번 주 월남전 종전 30주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전쟁에 대한 기억들은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으며, 적으로 싸웠던 옛 전사들은 서로를 용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서로에 대한 용서는 베트남과 미국 양국에서 한 세대를 파괴했던 분쟁으로서는 희망찬 유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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