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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선 르포]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대표들, 문재인 정부에 문제 해결 호소


1969년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사건 피해자 가족회 회장인 황인철 씨가 어버이 날인 8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1일 시위를 하고 있다. 황 씨의 아버지 황원(당시 32세) 씨는 출장차 KAL기에 올랐다가 간첩에 의해 납치되었다.

새로 출범한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대북정책을 어떻게 펼칠지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수 십 년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들인데요. 서울에서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하루 전인 지난 8일 어버이날. 납북자 가족 황인철 씨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녹취: 황인철] “아버지 진짜 너무 보고 싶어요. 정말 만나보고 싶어요. 안아보고 싶고.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느낌을 받고 싶은데, 여기 있는 저도 그런데 아버지는 어떨까 싶습니다. 하루빨리 만나서 가족의 정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황 씨의 아버지 황원 씨는 1969년 국내 출장 중 타고 있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북한 공작원에 나포돼 북한으로 끌려간 뒤 수 십 년째 무소식입니다.

황인철 씨는 한국 정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고도의 정치·외교 사안’이란 이유로 북한 정부에 자국민의 신변인도 조차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이런 잘못된 위헌적 관행을 반드시 바로잡아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우리 가족은 죽지 않았어요. 우리 가족은 살아있고 살아있는 우리 가족은 서로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마치 북한의 책임만을 전가시키고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가족은 가족과 만나야 합니다.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새 대통령께서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 해결해 주실 것을 촉구하고 부탁 드립니다.”

6.2전쟁 이산가족들도 실향민 가정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반기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민간단체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산가족 문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이산가족의 날’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상철 위원장] “대통령의 어머니께서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만나보지 못해도 서신 교환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게 1세들, 고향을 거기에 두고 넘어온 분들의 모든 소망이죠. 그래서 우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생사 확인부터 했으면 좋겠다. 전면적인 생사 확인! 그런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버지는 흥남시청 농업과장 출신으로,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때 가족을 데리고 경남 거제로 피난 온 실향민입니다. 문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녹취: 문재인 후보 방송연설] “제 부모님은 흥남에서 내려온 가난한 피난민이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서 피난 오신 분입니다. 북한 정권의 노동당 입당 강요를 끝까지 거부하신 분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런 가족 배경 때문에 지난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시절 어머니 강한옥 씨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석해 북한의 이모 강병옥 씨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북한에 병원 건립 등 인도적 지원을 하는 대가로 이산가족 전원의 상봉 추진과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수 십 년 간 억류됐다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국군포로들도 문 대통령에게 남은 국군포로들의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북한에서 47년의 억류 끝에 지난 2000년 한국에 돌아온 유영복 귀환국군용사회장은 “문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라고 한 말에 책임을 꼭 지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영복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시길 사람이 첫째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국민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만약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물론 다른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라도 한 사람이라도 데려오는 이런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제 바람이죠”

6.2전쟁 국군포로 8만여 명 가운데 포로 교환으로 돌아온 국군은 8천 3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유 회장은 1994년 이후 자력으로 탈출해 한국에 복귀한 80명의 포로 가운데 46명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며, 북한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500여명의 포로 귀환에 새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는 송환을 포함해 당사자 의사를 존중하는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고령화를 고려해 유해 송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25전쟁 때 북한에 납치된 인사 가족들도 문 대통령이 가족의 생사 확인에 적극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입니다.

[녹취: 이미일 이사장] “사람을 위한 정부라면 사람 중심의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항상 부르짖으니까요. 남북대화에 관심이 있는 정부니까 항상 상호 원칙 하에서 남한의 전시납북자 가족들한테 최소한의 생사 확인과 소식을 들려달라, 이런 걸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 정권이 6.25전쟁 중 납치한 남한 민간인들을 10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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