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대선 기획] 2. 6차례 TV토론, 유권자 표심에 영향


한국 대선 마지막 TV 토론이 열린 2일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후보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오는 9일 실시되는 한국의 19대 대통령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후보들의 TV토론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VOA'의 한국 대통령 선거 기획, 이번 순서는 한국에서 중요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자리잡은 TV토론의 이모저모를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에서 오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위해 마련된 주요 대선 후보 TV토론은 지난달 13일 시작해 지난 2일 토론을 끝으로 모두 여섯 차례 열렸습니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3차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할 때 토론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난 겁니다. 이 가운데 세 차례는 각각 정치와 경제, 사회로 주제를 국한시켜 토론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또 후보들이 대본 없이 선 자세로 하는 이른바 ‘스탠딩 토론’ 방식도 처음 도입돼 토론의 역동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갑자기 치러지게 되면서 후보자들은 TV토론에 한층 공을 들였습니다.

TV토론은 무엇보다 후보들의 정책 경쟁의 장입니다. 북 핵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현 상황에서 대북정책은 극명하게 갈라졌습니다.

한국 19대 대선 마지막 TV토론이 열리는 2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각당 유세차량이 열띤 유세전을 하고 있다.
한국 19대 대선 마지막 TV토론이 열리는 2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각당 유세차량이 열띤 유세전을 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진보성향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맞섰습니다.

[녹취: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유엔 북한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닙니까?”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개성공단이 재개되는 것은 이제는 그런 문제가 해결된 후에 가능하겠죠. 적어도 대화 국면 북 핵 폐기 문제가 협상 테이블로 들어와서 대화가 되는 그런 국면이 돼야만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그러니까 북 핵 폐기하고 난 뒤에 하시겠다는 겁니까?”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북 핵의 완전한 폐기는 아니지만 그러나 국제적인 대북 제재와 페이스를 맞춰가면서 논의할 문제죠.”

북한이 주적이냐 여부를 놓고도 설전이 오갔습니다.

보수성향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진보성향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벌인 공방입니다.

[녹취: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북한이 우리 주적입니까, 주적?”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지금 대통령 벌써 되셨습니까?”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그렇게 강요하지 마시죠. 왜냐하면…. (유 후보도) 대통령이 되시면 남북 간 문제를 풀어가야 될 입장이에요.”

다른 후보의 정책공약이라고 해도 공감이 가면 허심탄회하게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추가 근로를 강요받지 못하게 하려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이른바 ‘칼퇴근 공약’에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칼퇴근, 돌발노동 금지, 추가 근로시간의 단축, 그 다음에 저는 굉장히 중요한 게 연간 초과근로 시간을 프랑스는 한 220시간 단축시켰는데 우리는 제가 법안 냈는데 250시간이나 300시간 정도로 단축시키면 좋겠다, 이런 뜻인데요.” [안철수 / 국민의당 후보] “저는 솔직히 유승민 후보님 ‘칼퇴근’ 공약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저는 집권하면 제 공약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좋은 공약들, 저는 실행에 옮길 겁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저는 칼퇴근 공약을 들고 싶습니다.”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고맙습니다.”

이번 대선의 유일한 여성 후보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것’이라고 한 홍준표 후보의 발언을 추궁해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상정 / 정의당 후보] “여성을 종으로 만드는 것이 스트롱맨인가 보죠?”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종이라고 하는 건 좀 그렇죠.” [심상정 / 정의당 후보] “수많은 여성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드릴 테니까, 시간도 많이 남으셨는데 사과 한마디 하세요.”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그게 말이 잘못되었다면 제가 사과하겠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집권하면 나라를 세탁기에 돌리겠다’고 한 비유적 발언은 다른 후보들의 기지에 찬 반박을 이끌어내며 TV토론을 흥미진진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녹취: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많은 국민이 홍 후보님도 세탁기에 들어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후보] “홍 후보님 세탁기 들어갔다 나왔다고 했는데 혹시 그 세탁기 고장 난 세탁기 아닙니까?”

그동안 TV토론이 선거 판세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한 경우는 흔치 않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시원한 소신발언으로 TV토론 전 5% 안팎의 지지율에 그쳤던 심상정 후보는 8~1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반면 TV토론 전 1위 자리를 넘보기까지 했던 안철수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선 2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습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씨는 후보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또 다른 후보라는 점에서 이들 간의 TV토론은 유권자들이 후보를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이번 선거는 운동 기간이 짧은 만큼 TV토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시청률로 나타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