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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두테르테 초청에 국내외 반발...일 호위함, 집단자위권 임무 첫 수행


1일 나바오 시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오른쪽) 필리핀 대통령이 현지에 정박중인 중국 인민해방군 함정 지휘관의 경례를 받고 있다.
1일 나바오 시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오른쪽) 필리핀 대통령이 현지에 정박중인 중국 인민해방군 함정 지휘관의 경례를 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습니다. 지난해 6월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에서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8천여명이 재판없이 처형됐는데요. 이 때문에 미국 초청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정 들여다보겠습니다. 일본 자위대 최대 호위함 ‘이즈모’가 처음으로 미 해군 보급함 보호 임무에 들어갔고요. 타이완이 이달말 열리는 세계보건기구 총회의 초청장을 아직 받지 못한 가운데 중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29일) 밤 통화했습니다. 지역 정세 등에 관해 두 정상이 의견을 교환했는데요.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필리핀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북한을 자제시키는 일은 중국에 맡기고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물러나있으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두 정상은 이밖에 “마약에 맞선 필리핀의 힘겨운 싸움에 관해 이야기”했고, “매우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고 이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또 백악관 측은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 초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을 전후한 시기 강력한 마약근절 대책을 시작하면서, 마약에 연루된 정황만으로 용의자를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과 일부 지역 민병대 등에 부여했는데요. 이런 식으로 즉결 처형된 사람이 지금까지 8천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권단체들은 물론, 미국의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인권 침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필리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를 미국이 용인하는 꼴이라는 겁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의 존 시프턴 아시아 국장은 일요일(30일)자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가 사람을 죽이는 ‘마약과의 전쟁’을 (미국이) 지지한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트럼프는 앞으로 계속될 살인 행위들에 대한 도의적 공모자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초청하는 계획을 놓고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내부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혔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이날(30일) 뉴욕타임스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필리핀은 친 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미국 초청이 더 주목 받고 있는데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례들을 꾸준히 지적하자,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방송에서 전해드리기 곤란할 정도의 욕설을 했고요.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하거나, 합동군사훈련 중단, 미군 철수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등 ‘반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면서 “미국은 패배했다”며 “우리의 외교 정책은 중국으로 방향을 확 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초청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일요일 (30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초청을 북한 문제와 연계시켰습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협력 대상을 되도록 많이 확보해야, 제대로 처리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밖에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에서 열리는 미국-아세안(ASEAN ·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이 회의에서 남중국해 현안에 대해 중국을 견제하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라도,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 방문 초청을 아직 수락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월요일 (1일) 아침 필리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어떤 약속도 할 수 없다”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방미 초청을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로는 “러시아도 가야하고, 이스라엘도 방문해야한다”며 다른 계획이 함께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필리핀 대통령 비서실 측은 그렇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수락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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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자위대가 미군 함정 호위 임무를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해상자위대 최대 호위함인 1만9천500t급 ‘이즈모’함이 완전무장 상태로 월요일 (1일) 태평양 해상에서 미 해군 보급함 방호 임무에 들어갔습니다. 일본어에서 ‘방호’란 ‘방어’하고 ‘호위’한다는 말인데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으로부터 미군 방호 임무를 하달받은 이즈모는 월요일(1일) 오전 가와가나현 요코스카 기지를 출항, 도쿄만을 나온 뒤 오후에 서태평양을 항해중인 미 해군 보급함 선단에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임무는 일본 자위대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 자위대는 말 그대로 ‘자위’, 스스로를 지키는 병력인데요. 2차대전 전범국이었던 일본은 연합국과 합의한 전후 헌법에 따라 군대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국 영토나 설비가 공격을 받을 때만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하도록 한 게 자위대인데요. 헌법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 국가’를 추구하는 아베 신조 정부가 그 전초 작업으로,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자위대가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안보관련법제(안보법)’를 지난해 3월 발효시켰습니다. 이즈모함의 이번 임무 수행은 자위권의 개념을 일본 밖의 다른 나라들을 포함한 ‘집단’으로 넓힌 ‘집단자위권’에 따라 일본 자위대가 처음으로 행사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의 위협을 근거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고요?

기자) 네. 태평양에서 활동하는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월요일 (1일) “자위대가 미군 보급함 방호임무를 수행하는 곳은 북한에 가까운 일본해(동해) 쪽이 아니라 태평양”이라고 지적하고 “얼마만큼 (임무 수행) 필요성이 있는 것인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 도쿄신문도 “(이번 임무 수행) 장소가 태평양 쪽인데, 북한이 이 부근의 미군 함정을 노릴 의도와 능력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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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타이완 당국이 이달 말,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초청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총회가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데요. 대부분의 192개 회원국들은 이미 초청장과 안내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은 적극적인 로비 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 초청장을 받지 못해, 올해 총회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재 타이완 안에서는 중국 정부에 대한 비난과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이 WHO 총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과 중국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1971년 타이완이 유엔에서 축출된 이래 타이완은 유엔 산하 국제보건기구인 WHO 총회에도 참가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친중국파였던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지난 2009년부터는 ‘옵서버’, 참관국 자격으로 참가가 허용됐고요, 이후 매년 총회에 참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5월,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유엔 관련 기구에 대한 영향력이 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후보 시절,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가 최근 이를 철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은 이번 WHO 총회 문제와 관련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달 대통령 공식 웹사이트에 "타이완의 올해 WHO 총회 참가 여부는 양안 관계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타이완 정치권 내부에서 조차 올해 WHO가 초청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타이완이 중국이나 WHO를 상대로 어떤 보복성 조치를 취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역할이 자꾸 제한되는 타이완 일반 주민들의 분노가 중국 정부로 향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타이완인들은 WHO가 이제라도 초청장을 보내줘서 국제사회의 질병 퇴치 노력과 의학 정보를 공유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은 뭔가요?

기자) 중국과 타이완은 지난해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공식 대화조차 중단된 상태인데요. 중국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최근 타이완의 WHO 총회 참석을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한다는 입장"이라고 되풀이 강조했습니다. 타이완은 지난 1997년부터 WHO의 옵서버 자격을 얻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펼쳐왔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것은 오직 중국뿐이라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써는 중국이 어떤 양보를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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