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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기자들 평양 취재기..."감시 많고, 기자들 통해 외화벌이”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한 외신 기자들이 지난 17일 북한 태권도전당을 찾아 취재하고 있다.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한 외신 기자들이 지난 17일 북한 태권도전당을 찾아 취재하고 있다.

최근 북한을 취재하고 돌아온 외신 기자들이 평양에서의 취재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들 기자들의 취재기를 함지하 기자가 모아봤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외신 기자들은 북한 당국의 감시로 인해 자유로운 취재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의 조나단 케이먼 기자는 “모든 기자들에게 북한 당국의 감시원이 배정돼 개별 인터뷰를 하지도, 호텔 밖을 홀로 떠나지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자들이 인위적으로 그린 북한의 모습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케이먼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14일 여명거리 준공식을 취재할 당시 평양 시민 누구도 외국 기자들에게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점도 취재의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케이먼 기자와 인터뷰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한 자랑만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케이먼 기자는 현실적으로 평양은 아직 경제적 자립을 이뤘다고 하기엔 거리가 먼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구글의 위성사진을 통해서 평양을 들여다 보면, 외국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오래된 집들이 늘어선 모습이 확인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싱가포르 매체인 ‘채널뉴스 아시아’의 제레미 고 기자는 이번이 세 번째 평양 취재지만, “외무성에서 나온 감시원들이 따라 붙어 이동의 자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감시원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고 기자는 감시원들이 버스 내에서 촬영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동물원에서 바비큐를 즐기거나 야외에서 음식을 사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큰 짐을 짊어진 여성 노인이 길거리를 걷는 모습은 다른 대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북한 당국은 이런 것마저 감추고 싶어했다고 고 기자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원한 건 단순히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 기자들이 감동하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의 수린 웡 기자는 25일 기사를 통해 북한 당국이 기자들을 통해 외화벌이를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웡 기자는 북한이 이번 취재를 위해 121명의 해외 기자를 초청했는데, 이들은 7일 동안 머물면서 1인당 약 2천500 달러를 소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 주민 1명이 5년 동안 벌어들이는 수입과 맞먹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북한 당국은 호주 출신인 웡 기자의 비자 발급 비용으로 137 달러를 받았고, 베이징과 평양 왕복항공료 522 달러, 호텔비 784 달러, 400메가바이트 용량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한 휴대전화 심 카드에 350 달러 등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항공료나 심 카드 등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턱 없이 비싼 금액입니다.

또 감시원들에게 등록비와 방문 수수료, 교통비, 프레스룸 비용 등으로 296 달러를 냈고, 음식 비용으로 300 달러, 인스턴트 커피 한 잔에 4 달러 50 센트를 썼다고 웡 기자는 전했습니다.

게다가 웡 기자는 자신이 사용한 호텔 열쇠의 플라스틱 부분이 조금 벗겨졌다는 이유로 3 달러를 요구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기간 평양을 방문한 ‘CNN 방송’의 윌 리플리 기자는 평양 내 식당과 슈퍼마켓 등을 방문한 경험담을 기사 형식으로 소개했습니다.

리플리 기자에 따르면 슈퍼마켓에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음식 통조림 등이 있었습니다.

또 물품은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대부분 현금을 이용해 물품을 구매하고 있었다고 리플리 기자는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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