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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중국 군사시설 '완공단계'...영국 EU탈퇴 공식 개시


27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가 로이터통신에 공개한 남중국해 인공섬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의 위성 사진. 지난 9일 촬영한 것으로, 레이더 설비(둥근지붕)를 비롯한 군사장비들이 보인다.
27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가 로이터통신에 공개한 남중국해 인공섬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의 위성 사진. 지난 9일 촬영한 것으로, 레이더 설비(둥근지붕)를 비롯한 군사장비들이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들에 조성중인 군사시설이 완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분석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은 남중국해 전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어떤 상황인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영국이 내일(29일) 유럽연합(EU) 탈퇴 절차를 시작하는데요, 협상과정에서 EU집행부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이어서, 미국 연방 대법원이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일본 측 요청을 기각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남중국해에 만들고 있는 군사시설이 완공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군요?

기자) 네. 중국 대륙 남쪽과 베트남 서쪽 해안, 그리고 필리핀, 타이완 등 섬나라들로 둘러싸인 바다인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중국이 꾸준하게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국제적인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중국이 짓고 있는 이 해역 인공섬 내 군사시설이 완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연구·정책개발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분석한 내용,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남중국해 핵심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내 중국이 만든 인공섬 3곳에 각각 전투기 2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와 레이더 장비를 비롯한 군사시설이 거의 완성됐다고 어제(27일) 발표했습니다. 이같이 완공단계의 군사시설이 확인된 인공섬들은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 수비 암초(중국명 주비자오)입니다.

진행자) 어느 섬에 어떤 시설을 지었는지도 위성사진에서 상세하게 파악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피어리크로스에는 전투기 24대와 급유기 등 대형항공기 4대를 세워둘 수 있는 격납고 시설이 보였고요. 레이더 기지도 여러 개 확인됐습니다. 미스치프에도 전투기 24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와, 지붕이 열고 닫히는 미사일 격납시설이 정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비에는 이들 군사시설을 지키기 위한 고주파 레이더 장비가 설치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이 곧 전투기와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언제라도 전투기와 이동식 미사일 발사 설비를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에 배치할 수 있는 상태라고 CSIS측은 설명했는데요. 중국이 이미 제도 안에 조성한 공군기지 3곳과, 인근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있는 1곳과 연계해 남중국해 거의 모든 해역에 걸쳐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된 겁니다.

진행자) 얼마전 중국 총리가 남중국해를 군사거점화하지 않는다고 말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금요일(24일) 호주를 방문해 맬컴 턴불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에 짓고 있는 시설들이 군사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리 총리는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화에 관여할 의향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서, 격납고와 이에 딸린 활주로, 미사일과 레이더 관련 설비들이 “기본적으로 민간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투기 격납고와 미사일 등이 군사시설이 아니라는 게, 쉽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기자) 리 총리는 이 시설들이 어느 정도의 국방 장비이기는 하지만,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 총리가 내세운 ‘항행의 자유’란,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해상·항공 교역 물류 통행에 관한 건데요. 지난해 10만 척 이상의 선박이 부근 해역을 오갔는데, 해적들이 들끓는 위험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리 총리는 이 같은 조치가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리 총리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런 시설들을 군사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서방의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리 총리 발언에 대해, 본래 의도대로 남중국해 군사거점화를 진행하면서 미국 등과의 마찰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면피용’ 설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남중국해 군사거점화를 중단하라고 꾸준히 요구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을 비롯한 이웃나라들이 중국의 시설물 건설에 크게 반발해온 가운데, 미국 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과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꾸준히 중국에 남중국해 군사시설 건설을 멈추라고 요구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국제사회와 미국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는데요, 다음달 초 미국에서 열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어떤 태도를 보일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28일)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 시설물 건설이 정당하다고 다시 주장했다고요?

기자) 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내부에서 벌이고 있는 모든 활동에 대해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강조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남중국해 영유권을 재차 주장하고, “중국이 자국영토에 방위 시설을 설치할지 말지는 주권 범위 안에 있는 일이고, 국제법도 주권국가에 자위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완공 단계인 것으로 드러난 격납고 등 시설물에 조만간 전투기 등을 배치할 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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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절차가 내일(29일) 시작되는군요?

기자) 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공식 절차를 내일(29일) 시작합니다. 영국은 이주민 급증과 분담금 갈등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 국민투표를 통해 EU에서 떠나기로 결정했는데요. 탈퇴 반대 여론이 국내외에서 급증하면서, 실제 탈퇴 절차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를 놓고 다른 EU회원국들과 마찰을 빚다가, 마침내 EU 집행부와 본격적인 탈퇴 협상을 시작하는 겁니다.

진행자) 탈퇴 협상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일(29일) EU탈퇴 의사를 27개 회원국에 공식 통보합니다. 관련 규정을 담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는건데요. EU 각국 지도자들은 다음달 29일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협상 가이드라인(요강)을 짜고 EU집행위원회 협상대표에게 영국 정부를 상대할 전권을 위임합니다. 이후 약 2년동안 영국과 EU 양측이 협상 조건을 놓고 공방을 벌이게 됩니다.

진행자) 어떤 조건을 놓고 2년동안이나 협상하는건가요?

기자) 메이 영국 총리는 탈퇴 이후에도 EU 측과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유럽 단일시장 접근권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EU라는 경제·사회 공동체를 떠나기는 하지만, 회원국으로서 누려왔던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건데요. 다른 회원국들이 이에 호의적이지 않아서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돈 문제도 있는데요. 유럽연합은 2014~2020년 예산계획 확정 당시 영국이 약속한 분담금을 포함해 약 600억유로(약 638억 달러)의 재정의무를 이행하고 나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탈퇴 결정 이후 집행되는 분담금까지 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EU측은 영국의 탈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EU탈퇴를 가리켜 “실패이자 비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영국의 뒤를 이어 다른 회원국이 추가로 탈퇴할 경우 EU는 붕괴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융커 위원장은 우려했는데요.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EU가 와해되면 발칸반도에서 전쟁이 날 수 있다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경고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발칸반도에서는 냉전이 종식된 지난 1991년 유고슬라비아가 세르비아·크로아티아 등으로 분열되면서 내전이 벌어졌고, 민족 갈등이 격화되면서 수십만명이 희생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의 EU탈퇴를 높이 평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의 EU 탈퇴를 좋은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영국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본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이후 EU 결속력 약화를 우려한 유럽연합 집행부와 다른 회원국들은 미국의 대 유럽 정책에 우려를 표시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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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법원이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게 해달라는 일본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한인들이 많이 사는 ‘글렌데일’이라는 도시가 있는데요. 시립 공원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돼있습니다. 일본제국주의 한반도 강점기 시절,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하는 ‘위안부’로 끌려갔던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시설물인데요. 한국 밖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이게 유일합니다. 일본의 극우단체가 지난 2014년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서 재판이 진행돼 왔습니다. 미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는 월요일(27일) 원고의 요청을 기각하고, 소녀상을 존치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극우단체가 미국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외교적인 문제인데, 미국의 지방 당국이 소녀상을 세워 두 나라의 외교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게 소송을 제기한 단체의 주장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도 지난 2015년 일본 측이 10억엔(미화 906만달러)을 출연하기로 합의한 한· 일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마무리됐고, 미국 정부도 이 합의를 지지하기 때문에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는데요. 법원은 이런 의견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오늘(28일) 이번 판결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28일) 정례회견에서 "위안부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으로 (미 연방 대법원의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판결 당일인 어제(27일), 집권 자민당 국제국 관계자들과 총리관저에서 만찬을 하던 중,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에도 소녀상 철거를 주도하지 않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판결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소송 제기 후) 몇년간 역사를 다시 쓰려는 헛된 노력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또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이같은 잔학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 일"이라고 '위안부' 소녀상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의 지역구는 소녀상이 있는 글렌데일에서 가까운 LA 동부와 오렌지카운티 북부 일대입니다.

진행자)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크게 나빠졌죠?

기자) 맞습니다. 서울과 부산에 있는 일본 외교공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항의 표시로 나가미네 야스마사 한국 주재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가 지난 1월 초 귀국해 석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이들의 귀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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