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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트럼프 대통령 중국방문 환영"...아베-메르켈, '자유무역' 강조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환담 중 손짓하며 발언을 강조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왼쪽) 미 국무장관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환담 중 손짓하며 발언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19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희망을 전달했고요, 시 주석은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유무역과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독일 등 유럽 4개국 순방 길에 올랐고요.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주 폐막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일부 조항을 재협상해야한다고 촉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군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을 끝으로 4박5일간의 일본과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 주석과의 환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의사를 전했고요, 시 주석은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미국에서 다음달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조만간 중국에서 또 한차례 정상회담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과 시 주석이 그밖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대중국 강경책을 예고함에 따라 전망돼온 갈등을 없애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두 나라 관계를 안정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미국은 대립과 충돌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공영의 원칙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고 틸러슨 장관은 말했고요, 이어 “미·중 협력과 협조를 강화해 국제사회가 당면한 도전들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중·미 양국은 더 좋은 협력 동반자가 될 수 있다”며 “양국이 최대공약수만 견지한다면 중·미관계는 정확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 주석은 또 “지역적인 쟁점 문제에 있어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서로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을 존중하며, 중·미 관계를 큰 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언론에 공개된 내용 외에 비공개 대화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두 사람은 조금 전에 말씀 드린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뒤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는데요. 비공개 대화에서는, 미국에서 다음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어떤 의제들을, 어느 수준까지 논의할 것인 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전달하고, 회담에서 다룰 북한 핵 문제와 위안화 환율 조작 의혹을 비롯한 특정 현안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양국이 ‘상호존중’하면서 충돌을 피하기로 했고,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한 거군요. 언론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 언론은, 미국에 대해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이날 시 주석의 회동을 포함한 틸러슨 장관의 1박2일 중국 방문을 평가했습니다. 공개된 대화 내용만 놓고보면, 틸러슨 장관은 당초 북한 핵 문제 해법으로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거론하지도 않았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지도 않았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외교 경험이 없는 사업가 출신인 틸러슨 장관이 전날(18일) 왕이 외교부장,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연쇄 회담에서부터 이날 시 주석과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줄곧 중국 측의 노련한 외교에 끌려다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외교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두 나라 언론이 지적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이 “‘상호존중’의 원칙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한다”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고 전해드리지 않았습니까? 이 말을 사용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 ‘상호존중’이라는 표현은 중국이 대미관계에서 동등한 관계를 주장하면서 꾸준히 써왔습니다. 중국은 자신들이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강국이라면서, ‘신형대국관계’를 주창하고 있는데요. ‘상호존중’이라는 말은 서로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라는 뜻으로 중국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핵심이익’으로 타이완과 홍콩, 티베트 문제를 비롯한 주권사항과 남중국해 문제를 등 영토· 영유권 의제까지 폭넓게 아우르면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인정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교적 수사에 익숙하지 않은 틸러슨 장관이 ‘상호존중’이라는 말을 외교 구호로 인식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서로 존중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실수를 범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불충돌’, ‘불대립’ 같이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중국 정부의 외교적 수사를 틸러슨 장관이 수용한 것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동아시아 3개국 순방 결산해보죠, 중국에 앞서 일본과 한국을 방문했죠?

기자) 네. 틸러슨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섰는데요. 지난주 수요일(15일) 도착한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잇따라 만나,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가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 적용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의 무력 공격이 벌어질 경우, 미군이 일본 자위대를 도와 방어에 나선다는 뜻입니다. 이어,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북한 핵 문제 대응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는데요. 틸러슨 장관은 “지난 20년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면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어떤 일정을 진행했나요?

기자) 금요일(17일) 한국으로 이동한 틸러슨 장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만나 두 나라 동맹을 재확인했고요, 이어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군사적 대응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 고강도 대북정책을 예고했습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북한은 오랫동안 미국을 상대로 장난쳐 왔다”는 글을 올리며 북한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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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유럽 순방에 나섰군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19일) 독일과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오는 수요일(22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될 일정과 관련, 아베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만나 자유무역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북한 문제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20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고요?

기자) 네. 아베 일본 총리는 오늘(20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하는데요. 아베 총리는 어제(19일) 독일에 도착하자 마자, 하노버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최대 정보통신 박람회인 ‘세빗(CeBIT) 2017’에 메르켈 총리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세빗 개막식에서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시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아베 총리는 “일본은 독일과 함께 개방된 체재을 유지하는 챔피언(으뜸)이 되길 원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두 정상이 동시에 ‘개방’을 언급한 것은,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보호무역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맞서 ‘자유무역’ 체재를 강조한 건데요. 오늘 정상회담에서도 자유무역 강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맞서 일본과 독일이 어떤 식으로 자유무역을 강화한다는 거죠?

기자)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추진중인 경제연대협정(EPA)이 조만간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메르켈 총리가 어제(19일) 언급했습니다. 아베 총리도 일본과 EU간 EPA의 조속한 타결을 요청한 상태여서, 이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고요. 또 난민 수용 문제와, 영국의 EU 탈퇴 문제를 두고도 의견을 교환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경제연대협정(EPA)이 뭔가요?

기자) 경제연대협정(EPA)은 당사국 간 물품·용역 거래를 할 때 관세를 없애는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관세 이외에 직접투자와 인적 교류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협정인데요. 아베 일본 총리는 미국이 주도하던 다자간 자유무역 체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무산된 뒤, 유럽연합(EU)과의 EPA 체결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아베 총리가 미국과 유럽의 ‘다리’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 대한 우려가 큰 관계로, 아베 총리가 가교 역할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골프를 함께 치는 등 친숙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 유럽 순방 기간 동안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부를 잇따라 만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전달해 미국과 유럽 관계가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돕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프랑스와 벨기에, 이탈리아에서는 아베 총리가 어떤 일정을 진행합니까?

기자) 아베 총리는 독일 일정을 마친 뒤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연구·개발 교류와 안보협력 강화를 논의하고요. 벨기에 방문 길에는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경제연대협정(EPA)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입니다. 이어서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이탈리아를 방문하는데요.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회담을 통해, 오는 5월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 문제를 주요 의제로 채택하도록 요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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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마무리됐군요?

기자) 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토요일(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이틀동안 회의를 마친 뒤 “경제 성장 추구에 있어 글로벌 불균형을 줄이고, 무역이 (국제)경제에 기여하는 정도를 강화하는 데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코뮈니케)를 채택했습니다. 지난해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저항한다”고 선언했던 문항은 이번에 빠졌는데요. 그 동안 줄곧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무역을 촉진하자는 목표에 합의했던 데서 달라진 겁니다.

진행자) 보호무역을 배격한다는 합의가 빠진 이유는 뭘까요?

기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통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를 결산하면서, 미국 정부의 대외 경제정책 변경 영향으로 세계 자유무역 기조에 차질이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은 이번 공동선언을 환영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가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폐막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자유무역을 믿지만, 무역은 공정하고 균형이 잡혀야 한다. 이번 결과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기존 국제무역 합의들을 다시 협상해야한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이 이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재협상을 선언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조항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며 미국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공격적으로 시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협정이 낡은 만큼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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