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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책연구기관 “북한 권력핵심 치열한 암투”


지난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과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과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치열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이 최근 탈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내놓은 분석이어서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탈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의 핵심 간부들 사이에 치열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황병서와 최룡해가 외견상 협력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론 견제를 넘어 상당한 갈등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룡해가 지난 2014년 5월 군 총정치국장에서 갑자기 해임된 것도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던 황병서 때문이었다는 분석입니다.

황병서를 중심으로 한 조직지도부가 ‘최룡해가 군부 내에서 자신의 인맥을 구축해 세력화할 조짐이 있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한 게 최룡해 해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이후 황병서는 군 총정치국장에 오르고 최룡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물러났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룡해가 지금은 근로단체를 총괄하는 직위에 머물러 있지만 황병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총정치국장을 지낸 최룡해는 군부 내 정치와 군사, 보위 부문 장성들을 잘 묶으면 쿠데타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오면 김 위원장에게 황병서의 위험성을 각인시켜 퇴출할 수 있다는 얘기가 간부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겁니다.

2013년 당시 장성택 숙청을 주도하며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가 지난해 말 갑자기 해임된 김원홍 국가보위상도 권력다툼에서 밀린 것으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김원홍은 2012년 국가보위상에 오른 뒤 총정치국과 총참모부 간부 수 십여 명을 국가보위성으로 소환하면서 황병서와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특히 김원홍이 국가보위성을 통해 군 관련 사항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황병서가 격분하며 조경철 보위사령관에게 김원홍이 군단장과 사단장급 이상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하는지 24시간 감시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황병서와 김원홍의 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라는 말이 떠돌았다는 전언입니다.

최룡해도 당 조직지도부와 검열위원회 등에 있는 측근들에게 국가보위성 검열을 유도해 김원홍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원홍 해임에 최룡해도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황병서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도 갈등관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영철이 대남과 국외정보 수집을 맡고 있는 정찰총국 5국과 정찰총국 산하의 외화벌이 무역회사 청봉무역을 통일전선부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황병서가 김 위원장에게 ‘김영철이 개인권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겁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에 따라 김영철은 지난해 7월 중순부터 한 달 간 혁명화 교육을 받았고 황병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원홍도 김영철이 정찰총국장 부임 이후 국가보위성의 대남업무까지 넘보자 김 위원장에게 김영철의 불륜설과 부적절한 언행 등을 보고한 적이 있다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전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인 이기동 박사는 지금 북한 핵심 엘리트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암투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 충성경쟁 차원에서 빚어진 갈등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이기동 박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최고 지도자 수령이 권력 엘리트 사이의 보이지 않는 권력투쟁을 어떻게 잘 조율하고 조정하느냐 원만하게 이게 하나의 리더십의 능력인데 김정은은 아직 그 정도 수준까지 리더십이 기술적으로 발전돼 있지 않죠. 거기서 나오는 운영의 미숙함이라든가 리더십의 미성숙성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봐야겠죠.”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이 같은 북한 내부 권력암투설과 관련해 북한의 수령체제 특성상 이런 권력다툼이 수령의 권력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긴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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