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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메르켈 정상회담...일본, 북한 미사일 대비 대피훈련


17일 워싱턴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가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17일 워싱턴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가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늘(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분석 때문에 지금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이 소식 먼저 살펴보고요. 미국의 대외 경제정책이 불확실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주민대피훈련이 금요일(17일) 처음 실시됐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금요일(17일) 백악관에서 회동했군요.

기자) 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17일) 워싱턴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사람의 공동 기자회견이 조금 전 끝났는데요. 국제사회를 주도하고 있는 두 강대국 정상이 다뤄야 할 의제가 적지 않은 데다가, 미국과 유럽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분석때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미국 CNN은 정치 전문가들과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빌려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1월 취임이래 외국 정상과 가지는 회담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나토 동맹국들은 그동안 회원국으로서의 공정한 의무를 지지 않았고, 이는 미국에는 불리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독일 정부도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기로 약속한 데, 감사를 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독일이 경제 협력을 통해 양국이 더욱 경제적 혜택을 얻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표 내용도 살펴보죠.

기자) 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두 정상이 다양한 여러 현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 문제부터 시리아, 리비아 등 국제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따른 국제 협정인 '민스크 협정'에 대해 존중의 뜻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오는 7월에 있을 G20 정상회담에서 공정 무역 현안 등 여러 현안들에 대해 보다 긴밀한 대화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두 정상은 기자들을 위한 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때 메르켈 총리가 말을 건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고개를 돌리지 않는 냉랭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회담에 전 세계가 각별히 더 주목한 이유가 있었죠?

기자) 네, 그간 보여준 모습들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성향도 너무 다르고, 함께 공유하는 영역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고요. 메르켈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관련 행정명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앞서 이번 정상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두 정상의 얼굴이 크게 찍힌 사진과 함께 "Odd Couple" "이상한 짝"이라는 설명을 붙일 정도였는데요. 그만큼 서로 다른 정치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드러난 두 정상이,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지도자로서 이번 회담에 어떻게 임하고, 어떤 합의를 도출해낼지, 또 양국의 우호 ·동맹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도 적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양국 사이에는 무역과 환율 정책부터 이민, 기후변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 문제, 유럽연합(EU) 통합문제, 러시아 제재 문제 등 굵직굵직한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데요. 하지만 두 사람의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 의제들이 워낙 많아서 이번 회담에서 당장 어떤 구체적인 합의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일각에선 연대·이민자 포용·자유무역 등 전통적 서구 가치를 추구하는 메르켈 총리와 반대편에 서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만남이 자칫 협력보다는 오히려 상충과 갈등의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정책에 대해 반대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지난 2015년 올해의 인물로 메르켈 총리를 선정하자, 인터넷 트위터에 독일을 망치고 있는 사람을 선정했다고 비난한 적도 있습니다. 또 지난 1월에도 독일 언론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을 재앙적 실수라고 비판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결정이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을 유럽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7일) 메르켈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민 · 난민 문제는 국가안보와 국민을 보호할 매우 중요한 문제로서, 이는 권리가 아니라 혜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군사동맹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인데요. 나토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 해당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해 나토 28개 회원국 가운데 이를 이행한 나라는 미국과 그리스, 폴란드, 에스토니아, 영국, 이렇게 5개국에 불과합니다. 현재 독일은 GDP의 약 1.2%를 방위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독일이 분담금을 증액하기로 하면서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한 합의는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가 이번 회담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한 연설과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한 발언들을 면밀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관계에선 철저히 사업적인 협상을 원한다는 판단에 따라, 독일의 대표적 기업인 BMW와 지멘스 최고 경영자들을 이번 미국 방문길에 동행했는데요. 이 두 회사는 이미 수천 명의 미국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어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문제를 논의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있었습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양국의 주요 재계 지도자들과 실무회담을 가졌고요. 지금 시각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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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 금리를 0.25%p 올렸습니다. 국제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하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생각보다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의 기준이 되는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금리 변동은 통상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대외 경제 정책이 불확실해지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이전보다는 미국의 통화 정책에 대해 덜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신에 중국의 영향력이 동남아시아권에서 더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금리가 인상하는데 왜 아시아권 국가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건가요?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아시아 지역으로 몰렸던 달러가 급격히 빠져나가기 때문에 외환 보유액이 충분하지 않은 나라의 경우,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설령 외환 위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투자자금 유출 등 금융 시장이 불안정해지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수요일(15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가 나오자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의 금리도 하락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은 금리가 올랐습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이제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보다는 지역 상황이 역내 경제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는 걸까요?

기자) 네, 현재 중국은 고대 아시아와 아랍을 연결하며 유럽까지 이어졌던 국제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일대일로’로 명명한 국제경제 협력체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다자간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미국은 지금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모양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바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미국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 12개 나라를 한데 아우르는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목표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추진해왔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중에서는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가입해있는데요. TPP 출범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신봉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런 변화가 단지 트럼프 행정부 정책 때문만이 아니라 지난 몇십 년에 걸쳐 역내 국가들의 경제력이 성장한 것에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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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주민들의 대피훈련이 실시됐군요.

기자) 일본 정부가 오늘(17일) 아키타현 오가시 기타우라지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영토에 낙하했다는 걸 가정한 대피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8월과 이달 초 발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모두 아키타 현의 오가 반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권 안에 떨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지금까지 발사된 것 중 일본 본섬에서 가장 가깝게 낙하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일본 안에서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이렇게 실제적인 대피훈련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네, 일본 정부는 지난해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을 활용한 속보 전달 훈련을 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주민들을 동원해 대피 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17일) 기자회견에서 신속한 정보 전달과 주민 대처 방법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훈련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훈련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정부가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J Alert)을 발동해 미사일 발사 정보를 전달하면 오가시가 사전에 등록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속보로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오늘(17일) 속보를 전달받은 주민 110명은 주민센터와 초등학교로 피난했고요. 수업 중이던 초등학생들도 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해 대피훈련에 임했습니다. 훈련은 매우 질서 있게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오늘 훈련에 임한 현지 주민들은 실제로 북한의 공격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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