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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12일 밤 청와대 퇴거...헌재 판결 ‘승복’ 없어 논란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린 직후 웃음띈 얼굴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린 직후 웃음띈 얼굴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났고, 한국 사회는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분위기이군요.

기자)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을 선고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어제 밤 국회의 탄핵 소추 이후 머물고 있던 청와대 관저 나와 대통령 취임 전에 거주했던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 시점은 파면 선고를 받은 지난 10일부터 관심이 집중됐었는데요. 4년 동안 비어있었던 사저의 긴급 보수가 필요해 청와대를 나서는 시점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 신분에서 자연인이 된 상징적인 어제 상황은 각 언론사 카메라를 통해 실시각으로 한국민들의 안방에 중계 됐는데요.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는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박 전 대통령이 탄 승용차가 들어서자 태극기를 흔들며 연호했습니다. 또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등 정치적 지지자들이 승용차에서 내리는 박 전 대통령을 맞이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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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그런데 지금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불복 선언’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후에 기각이든 파면이든 청와대쪽에서 대국민담화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만약 파면이 된다면 청와대 측근을 통해서라도 분열된 국론을 통합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요. 어제 (12일) 청와대를 나서는 시점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사저에 도착 한 뒤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자유한국당의원(민경욱)을 통해 전달된 박 전 대통령의 입장문에는 예상됐던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의 의미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께 감사 드린다. 모든 결과를 안고 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네 문장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대국민 통합을 위한 내용을 기대했던 언론의 앞선 기대에 반대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헌재에 결정에 불복한다는 표현은 없었지만 승복의 표현도 없어서 대통령의 입장문에 대해서 ‘불복 선언’이라고 분석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은 모두 비판적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과 특검의 혐의에 대해서도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고 개인이나 측근을 위한 권한 남용은 없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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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청와대에 있는 박 전대통령의 기록물을 옮기는 절차도 시작됐군요?

기자) 박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과 동시에 대통령 기록물 반출과 훼손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는데요. 국가기록원이 박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이관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국가기록원에 대통령기록관이 있는데요. 30여명의 이관추진단이 나서 기록물 현황부터 파악하고 세부 이관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기록물은 내용에 따라 열람을 제한하는 보호기간이 설정되는데요. 개인의 사생활 관련 기록물은 30년 범위 안에서 제한기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자료가 될 수 있는 기록물도 포함되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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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벚꽃 대선’ ‘장미대선’ 박 전 대통령 파면과 동시에 시작된 대통령 선거 분위기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시점에 따라 ‘벚꽃 대선’ ‘장미 대선’으로 비유됐었습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최종선고를 2월로 예상했을 때에는 벚꽃이 한창 필 4월에 대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벚꽃대선’이라는 표현이 있었ㄴ느데 지난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내려지면서 장미가 피는 5월에 대선을 치르게 됐다는 의미로 ‘장미대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는 60일 안에 치러져야 하는데요. 지금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대선일은 5월 9일 화요일입니다.

진행자) 5월9일이 거론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박 대통령 파면선고일인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60일 안에 선거를 치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거준비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4월말에서 5월초 사이 근로자의날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의 여파가 있을 수 있는 월요일(8일)을 피해 가장 가능성 높은 날이 5월 9일이구요. 선거 50일 전에 대선날짜를 지정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서 4월 20일 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선거일을 확정해 발표해야 하는데 이번 주 안으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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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의 새 대통령이 되겠다고 벌써 출마 등록을 한 후보자가 있다면서요?

기자) 정의당의 심상정대표가 오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했습니다. 대선출마 의사를 밝혔고, 다수의 여론 조사와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들도 많습니다만 공식적으로 중앙선관위에 이름을 올린 대선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처음입니다. 한국의 선거를 총괄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탄핵 선고 후 곧바로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구요. 지난 11일에는 조기 대통령 선거 관련 공정선거 의지를 밝히는 대국민담화문을 냈습니다.

[녹취: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번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입니다.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십시오”

진행자) 한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조건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기자)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 한국민이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피선거권이 있습니다. 공직자들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지만 후보가 되려면 오는 28일까지 모든 공무원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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