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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관계자들 “한국 탄핵 사태, 북한에 성숙된 민주주의 보여줘”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한국 시위 장면. 건물에 모자이크 편집이 돼 있다.

한국에서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사태는 한국의 성숙된 민주주의를 북한에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북한도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로 거듭나길 희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자 ‘조선중앙TV’를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은 약 2시간20분 만에 이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서울에서의 보도들에 의하면 박근혜 탄핵을 요구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대중적인 투쟁이 줄기차게 벌어진 가운데,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을 선고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한국 소식을 전할 때 통상 하루나 며칠 뒤에 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보도는 이례적으로 신속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매체들은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으로 인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탄핵 사태 등을 지난 몇 개월 간 연일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남한사회의 혼돈을 부각시켜 이를 북한사회 내부 단속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북한 주민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민주 국가에서는 문제가 있으면 헌법에 따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South Korea is a true…”

한국에서는 민주적 방식으로 선출된 대통령일지라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란 사실을 보여줬다는 설명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014년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한국민들이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훨씬 더 많은 국민을 숨지게 한 북한 정권에는 그 책임조차 물을 수 없는 게 북한의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Think of that Ryong Chon…”

북한에서는 지난 70년 간 수 만여 명의 주민이 정치적 이유로 죽임을 당했고, 룡천 기차역 폭발 사고나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 여러 차례의 홍수와 기근 등으로 많은 사람이 숨졌지만 북한 김 씨 일가는 어떤 일에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민주사회인 한국과 독재사회인 북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해외에서 탈북자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익명의 관계자 역시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이) 국가 지도자보다 한 나라의 법이 더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선 독재자들이 법 위에 군림하다 보니 법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라면서, “죄가 있으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대통령도 쫓겨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가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도, 모든 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유인 북한사회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탈북민단체인 북한개발연구소 김병욱 소장도 북한의 비민주적인 정권을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병욱 소장] “이번 탄핵 인용 같은 건 헌법적 가치 흔드는 것은 용납 못 된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준 것 같아요. 북한에서 같으면 소위 북한 당국이 ‘인민위천, 인민이 하느님이다’ 이렇게 자꾸 떠드는데, 실제로 보면 그걸 실천한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난해 탈북자들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연일 보도되는 한국의 박근혜 정권 퇴진 시위가 북한 주민들이 민주화되고 현대화된 한국사회를 엿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014년 북한을 탈출해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마태 씨입니다.

[녹취: 김마태 씨] “북한 주민들 자체가 이것을 계기로 민주주의가 두 가지라는 것, 자유민주주의 기둥은 하나는 법치주의, 하나는 다수가결의 민주주의(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통해서만이 자유로운 북한의 발전을 이뤄갈 수 있음을 알고 사람들이 자각을 많이 했으면 합니다.”

또 다른 탈북자인 데이비드 김 씨는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을 정도로 자유가 보장된 곳에 대한 부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김 씨] “북한 정부에서는 (한국을) 썩어빠진 자본주의사회, 그런 교육으로 큰 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자유스러우면 저렇게 대통령을 내리 끌어내릴 수 있나. 얼마나 제대로 됐으면, 북한은 대통령이 안 바뀌는데 (한국은) 수시로 바뀌잖아요. 5년에 한 번씩. 그걸 보면 굉장히 부럽죠. 야. 그런 곳에서 살아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죠.”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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