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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핵무기 핵심원료 '리튬6' 판매 정황”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자료사진)

북한이 핵무기 핵심 원료를 해외에 판매하려던 정황이 포착됐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양까지 제시하며 매달 정기적으로 이 물질을 제공할 수 있다고 광고했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계속 가동되는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판매를 시도한 핵무기 핵심 원료는 ‘리튬6’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718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리튬 6를 판매하려 한 정황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축된 리튬6 동위원소와 관련 장비들은 안보리의 핵 관련 금지 물질로 등재돼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리튬6를 증폭핵분열탄에서 발견되는 동위원소인 삼중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삼중수소는 핵 폭발의 위력을 높여 더 적은 양의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도 핵무기 제조를 가능하게 합니다.

전문가 패널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GPM’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리튬6 판매를 맡았다며, 이 회사는 유럽연합에 의해 북한의 ‘그린 파인’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패널이 별도의 첨부문서에 공개한 ‘GPM’의 수출 관련 웹사이트 광고에는, 리튬6을 매달 10kg씩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GPM’은 이 광고에서 기본 연락처로 중국 국가번호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남겼지만, 휴대폰과 팩스 번호는 북한 국가번호인 ‘85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안내했습니다. 또 회사 소재지는 중국 베이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주소에는 ‘통일로(Tongil Street)’라는 북한에서 쓰는 명칭을 기재했습니다.

이와 함께 연락 가능한 회사 관계자에 ‘윤철’이란 이름을 명시했는데, 전문가 패널은 이 이름이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 3급 서기관의 이름과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판매 시도는 북한이 관련 물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문가 패널은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안젤로주립대 교수 역시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at tells me…”

10kg이라는 구체적인 양을 정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무기화할 수 있는 핵 물질을 처리하고 있는 걸로 짐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특정 국가나 비국가 세력이 이 물질을 확보해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리튬6의 구체적인 구매자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게임 체인저’ 즉, 판도를 뒤바꿀 만한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전문가 패널이 보고서에 특정 사안을 명시할 때 구체적인 증거를 포함하는 등 굉장히 높은 기준을 정해놨다며, 북한의 리튬6 판매 정황은 매우 신뢰할 만 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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