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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미 연방정부 예산과정


지난달 22일 미 백악관에서 진행된 연방예산 편성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지난달 22일 미 백악관에서 진행된 연방예산 편성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540억 달러, 약 10%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 예산은 늘리는 반면, 국무부와 환경보호청(EPA) 등 다른 연방 정부 기관 예산은 줄인다는 계획인데요. 백악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지침을 각 기관에 보내 다음 회계연도 예산을 짜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죠. 김현숙 기자입니다.

“대통령의 예산안 제출, 연방 예산과정의 시작”

[녹취: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첫 의회 합동 연설에서 새 예산안을 언급하며 국방예산을 역사적인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비 증액을 승인해 달라고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국방예산안 승인을 의원들에게 요청한 이유는 바로 미국 연방 정부 예산은 대통령이 아니라 연방 의회가 만들기 때문입니다.

연방 예산과정이란 연방 정부의 예산을 짜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예산 과정의 첫 과정은 이렇게 대통령이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미국 대통령은 보통 매년 2월 첫째 월요일까지 예산안을 연방 의회에 제출하는데요. 10월 1일부터 시작하는 다음 회계연도에 행정부가 필요로 하는 예산으로, 여기에는 정부의 지출, 수입, 재정적자의 추정치, 또 정부 조직과 정부가 벌이는 사업의 예산 내용 등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연방 의회가 이걸 꼭 따를 필요는 없는데요. 연방 예산을 짜는 사람들은 연방 의원들로, 의회가 대통령의 예산안을 참조할 수는 있지만, 또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나중에 의회가 최종적으로 통과시킨 예산법안을 거부할 권한이 있습니다.

“연방 예산과정의 두 번째 과정, 연방 상, 하원의 예산결의안”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바탕으로 연방 상원과 하원은 바로 ‘예산결의안(budget resolution)’을 만듭니다.

곧바로 ‘예산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예산결의안’을 만들어서 구체적으로 예산을 짜는 데 필요한 뼈대를 먼저 마련하는 건데요. 예산결의안은 연방 상하원에 있는 예산위원회가 각각 초안을 만듭니다. 예산결의안에는 연방 정부가 새 회계연도에 쓸 돈과 거둬들일 돈의 총액이 들어가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세부 항목에 들어가는 금액은 제시하지 않습니다.

이 ‘예산결의안’이 상원과 하원을 각각 통과하면 본격적인 예산과정이 진행되는데요. 양원이 각자 통과시킨 예산 결의안을 가지고 단일한 예산안을 만들고요. 이 단일안이 다시 상, 하원을 통과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연방 의회는 이 ‘예산결의안’을 4월 15일까지 통과시켜야 합니다.

“연방 예산과정의 세 번째 과정, 예산결의안이 예산안으로”

이제 연방 상, 하원은 예산결의안이 정해준 지침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를 쓸지를 결정하고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여기서는 세출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세출위원회는 상원과 하원에 각각 12개로 나뉘어 있는 소위원회에 예산을 분배하고요. 각 소위원회는 이걸 바탕으로 할당된 예산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를 쓸지 정합니다.

12개의 소위원회는 국방이나 에너지 등 연방정부의 각기 다른 부문의 예산을 다루는데요. 소위원회는 예산을 짜기 위해 청문회를 개최해서 관련 정부 기관 수장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얼마만큼의 예산이 필요하고, 왜 그 만큼이 필요한지를 물으며 예산의 타당성을 따져보는 거죠. 이렇게 청문회를 거친 후에 각 소위원회는 검토 결과를 담은 ‘지출승인법안’을 만들어서 제출하는데요. ‘세출법안’이라고도 하는 이 지출승인법안이 상하원의 세출위원회로 올라가게 되고요. 세출 위원회가 검토한 후 연방 상하원 전체 회의로 올려보냅니다. 그리고 상하원의 표결을 통과하면 미국 연방 정부의 예산이 되는 겁니다.

표결에 앞서 의원들은 소위원회의 지출승인법안을 두고 토론을 벌이는데요. 상원과 하원의 소위원회가 각각 12개이니까 지출승인법안은 모두 24개가 올라오게 됩니다. 상원과 하원은 각자 통과시킨 지출승인법안을 가지고 다시 단일안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요. 양원협의회가 상원과 하원의 법안의 차이점을 중재하며 각 소위원회의 단일안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나면 이 단일안을 두고 상원과 하원이 다시 표결하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최종적으로 총 12개의 법안에 대해 표결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12개의 법안은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올라가는데요. 대통령이 이 12개의 법안에 모두 서명을 해야 비로소 예산법이 발효되고 연방 예산과정이 마무리됩니다.

“연방 예산과정의 기한”

연방 의회는 지출승인법안, 즉 세출법안을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날인 매년 9월 30일까지 통과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가 않습니다. 일부 예산안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예산안 통과를 저지하기 때문이죠.

만약 연방 의회가 9월 30일까지 예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되면 당장 몇몇 핵심 부처를 빼고는 연방 정부가 일손을 놓아야 합니다. 예산이 없으니까 일을 못 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에는 의회가 결의안 형태로 잠정 예산을 짜서 정부 기능을 유지할 수도 있는데요. 임시로 얼마 동안 지난해 예산을 그대로 집행하는 겁니다. 만약에 이 결의안도 없으면 예산을 못 받은 부서는 모두 문을 닫습니다.

이런 상황을 연방 정부 폐쇄라고도 하는데요. 지난 2013년에는 의회가 9월 30일 자정까지 예산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서 실제로 16일 동안 연방 정부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지난 1995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21일간 정부 운영이 중단돼 큰 혼란을 겪었는데요. 연방 정부가 폐쇄되면서 공무원들이 일시적으로 휴직상태에 들어가거나 무급 휴가를 떠나야 했고요. 정부 기관은 물론이고 국립공원 같은 국가 시설이 잠정적으로 폐쇄돼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 연방정부의 예산과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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