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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북한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 일파만파

  • 최원기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22일 경찰본부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 수사 상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가 맹독성 독극물인 ‘VX’에 의해 암살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V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엔이 금지한 VX가 암살에 사용된 데 대한 파장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씨 사망의 원인이 독극물 VX에 의한 암살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말레이시아 보건당국] "We just identified.."

수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김정남 씨의 사망 원인은 독극물 중독에 따른 심각한 마비라고 말했습니다.

김정남 씨가 VX로 암살된 것이 알려지자 전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VX는 살상력이 워낙 강해 국제사회가 전쟁에서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한 맹독성 화학물질이기 때문입니다.

부검을 위해 김정남 시신이 안치돼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 앞에서 지난달 18일 기자가 피습 직후 공항 진료소에서 쓰러진 김정남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 현지 신문을 들고 있다.
부검을 위해 김정남 시신이 안치돼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 앞에서 지난달 18일 기자가 피습 직후 공항 진료소에서 쓰러진 김정남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 현지 신문을 들고 있다.

미 국무부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공격은 화학무기금지협정에 대한 끔직한 위반이라며,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국무부 대변인실 관리] "The United States is deeply concerned by any use of chemicals in attacks, which is an egregious violation of the tenets of the Chemical Weapons Convention (CWC)…"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VX 암살 사건 보도 직후 미국 민간 전문가들과의 비공식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려던 북한 당국자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3월1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 대화에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을 포함한 북한 정부 당국자 6명이 참석할 계획이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24일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 대표단에 대해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갑자기 입장을 바꿔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미국 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는 “공공장소에서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하는 것은 테러 행위”라고 말해 국무부의 이번 결정이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또 미 의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 하원 테드 요호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암살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할 새로운 근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요호 의원]”when you have other countries involved in this saying the same thing. It gives more weight that it did come from North Korea. "

한국의 윤병세 외교장관도 지난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김정남 씨 암살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윤병세 장관] "Namely, this impulsive, unpredictable, trigger-happy and brutal regime is ready and willing to strike anyone…"

김정남 씨 암살은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데다 잔인한 북한 정권이 언제 어디서든 그 누구에게도 화학무기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지적입니다.

VX를 이용한 김정남 씨 암살과 관련해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은 이 물질의 말레이시아 반입 경로입니다.

전문가들은 ‘외교행낭’을 통한 반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세관 검사를 받지 않는 외교행낭을 사용해 본국으로부터 각종 물품을 주고 받는데, 북한의 용의자들이 이를 이용해 VX 배합물을 들여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입니다.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이 북한대사관 소속 현광성을 용의 선상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가능성을 조사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이 김정남 씨 암살의 배후라는 의혹과 VX를 비롯한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한 북한의 제네바대표부 주용철 참사관은 북한이 화학무기를 생산하고 보유하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국방당국은 북한이 상당량의 화학무기를 생산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해 현재 25개 종류의 화학무기 2천-5천t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VX는 1950년대 영국이 만든 화학무기로 유엔은 1993년 화학무기금지협정을 마련해 VX의 생산과 비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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