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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국인 소재 파악 안돼…가족이 보낸 물품도 차단”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왼쪽)와 대학생 오토 프레데릭 웜비어.

북한이 억류 미국인들의 소재를 감춘 채 가족의 편지와 생필품 전달을 막고 있습니다. 오늘 (1일)로 1년째 국제법에 보장된 영사 접견도 차단하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지난 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현지 외교 공관의 영사 접견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는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의 마르티나 아버그 소모기 2등 서기관은 지난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3월 2일이 웜비어 씨를 방문한 마지막 날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억류 미국인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길이 없고,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설명도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북한에는 2명의 미국인이 구금돼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웜비어 씨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이어 4월에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에게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도 28일 ‘VOA’에 스웨덴대사관 대표가 지난해 3월 2일 이후 웜비어 씨와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1963년 체결된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은 체포, 구금된 외국인이 자국 영사의 면담을 요구할 경우 즉시 해당국 정부에 이를 통보하고 영사 접견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웜비어 씨 보다 두 달 앞서 2015년 10월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는 억류 기간 내내 스웨덴대사관 측과의 면담이 아예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그 소모기 서기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7월 미국의 (인권) 제재 명단에 오른 뒤부터 억류 미국인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들의 가족과 지인이 보내오는 편지와 일상용품만큼은 비교적 잘 전달해줬지만, 이후로는 이런 협조마저 중단했다는 설명입니다.

아버그 소모기 서기관은 이 때문에 억류 미국인들 앞으로 배송돼 온 일부 물품들이 평양의 스웨덴대사관 내부에 그대로 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해 7월 미 의회에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담은 인권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재무부는 이를 근거로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내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당시 북한은 이를 ‘선전포고’로 규정한 뒤 미-북 간 대화창구인 뉴욕채널을 차단하고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

아버그 소모기 서기관은 실제로 북한이 그 시점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처우와 권리를 전시 상황 기준에 맞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시 포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미국과 북한의 전반적 관계를 “전쟁 같은 상황”에 빗대며, 억류 미국인들의 영사 접견이 불가능한 근거로 거듭 제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의 국무부 관리는 스웨덴대사관이 북한 측에 웜비어 씨의 수감 장소를 알려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웜비어 씨에게15년형을 선고한 것은 그가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행동에 대한 지나치게 가혹한 판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리는 미국인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인도주의 차원에서 웜비어 씨를 즉각 사면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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