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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주년 3.1절 기념...광화문 광장, 탄핵 찬-반 집회 대결


3·1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제18차 촛불집회(위)와 이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3·1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제18차 촛불집회(위)와 이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한국은 3.1절 국경일이었네요.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98년 전인1919년 3월 1일을 기념하는 ‘삼일절’인 오늘, 한국 곳곳에서는 삼일절의 의미와 정신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삼일절은 한국의 모든 관공서과 기업 등이 업무를 하지 않는 국가공휴일입니다. 서울에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부가 주최하는 공식 기념식이 열렸고,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190여개 지역에서 삼일절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서울 종로 보신각과 경주 신라대종 공원에서는 기념 타종행사가 진행됐고, 독립운동가를 양성한 산실로 불리는 서울 강북구 봉황각 일원과 충청남도 천안 독립기념관, 대구 제일교회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지역과 단체가 주관해 시민들의 3.1만세운동이 재현됐고, 3.1절 기념마라톤대회와 태극기 달기 운동 등 한국 전역에서 삼일절 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는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3.1절은 국경일을 상징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태극기 게양’을 두고 미묘한 분위기가 빚어져 삼일절의 의미를 퇴색하게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일까요? 자세하게 전해주시죠.

기자) 탄핵정국이 빚어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하고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보수단체연합측에서 ‘태극기’를 집회의 상징으로 내걸면서 생긴 일입니다. 예년 같으면 삼일절을 맞아 태극기를 집 밖이나 건물외관에 게양하는 것을 독려하고 태극기 게양률의 높고 낮음을 나라사랑의 마음과 비교하는 언론의 관련 보도가 쏟아지는 때인데, 올해는 태극기게양이 탄핵정국에 대한 개인의 의견으로 인식될 수도 있고, 정부 차원의 태극기게양 독려가 정치적인 색깔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도 국가도 또 지방자치단체와 삼일절 관련 단체에서도 태극기로 인한 논란을 피해가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대한광복회에서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최근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에 구호를 새기거나 시위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태극기의 신성함 해치는 행위라며 국민 분열을 야기시키는데 태극기가 사용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또 시민들 사이에서도 태극기를 정치적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 통합의 상징이어야 할 태극기가 분열의 표상이 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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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98년 전 삼일절에는 독립을 외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졌는데, 2017년 삼일절에는 대통령의 탄핵과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한국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군요.

기자) 태극기를 들고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사람들이 물결을 이뤘던 경성 도심이 오늘은 태극기를 앞세우고 대통령의 탄핵과 탄핵 무효를 요구하는 탄핵정국에 따른 시민들의 갈등을 표출해내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이어졌던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했던 촛불집회도,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광장에 등장한 촛불에 반대하는 보수성향의 대통령 지지 단체가 주최하는 태극기를 든 시민집회도 오늘 삼일절 공휴일을 맞아 아침부터 이 시각 늦은 밤까지 탄핵 인용과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거리 집회가 벌써 넉 달째가 되고 있군요.

기자) 촛불 집회는 오늘로 18번째입니다. 대규모 거리집회 초반에는 촛불의 함성이 광화문광장과 종로 일대에 가득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태극기를 내건 이른바 ‘맞불집회’의 탄핵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오늘도 보수단체가 중심이 된 태극기 집회는 이른 아침부터 덕수궁 대한문을 중심으로 서울시청 인근을 가득 메운 뒤 종로와 서대문 청와대 일대로 거리행진을 했고, 오후 늦은 시각에 공식 집회를 시작한 촛불 집회는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행사를 열고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거리에는 촛불과 태극기가 섞여 있는듯한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촛불 시민과 태극기 시민들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니고 촛불의 민심이 애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반대하는 세력처럼 인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촛불 집회자들이 태극기에 노란 리본을 장식하고 거리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상당히 오랜 기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는데, 그래도 큰 충돌이 없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네요.

기자) 시민들 스스로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고, 거리 집회 후에 쓰레기를 주워가는 시민의식이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탄핵상황을 중심에 둔 찬반 단체의 집회가 가열될수록 양측의 충돌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나서고 있습니다. 평화적인 집회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면서도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 경찰차를 이용해 일정거리 이상 통행을 차단하는 차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오늘은 1만6천 여명의 경찰병력을 질서유지를 위해 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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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탄핵 찬성과 탄핵반대의 목소리 말고도 또 거리로 나온 한국 시민들이 있군요.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소녀상 관련 행사도 주목을 받았네요.

기자) 오늘은 삼일절이자 매주 수요일 정오 서울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모이는 수요집회가 열렸던 날입니다. 수요집회는 지난 1992년 1월에 시작돼 오늘로 1천272번째 집회를 열었는데 오늘은 삼일절의 의미가 더해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수요집회의 요구는 2년 전 12월28일에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라는 것이구요.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을 옮기라는 일본 정부의 압박과 외교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한국 외교부의 대응을 성토하는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삼일절을 기념하는 ‘평화의 소녀상’ 행사도 많았던 것 같네요.

기자)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최근 일본정부가 공식 명칭으로 정한 바로는 ‘위안부상’이 한국과 일본 의 외교적 갈등으로 깊어지면서 한국에서는 시민들 사이에 소녀상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삼일절을 맞아 ‘소녀상’을 세우거나 소녀상을 중심으로 기념행사를 연 시민사회 단체들이 많았는데요. 최근 시와 소녀상 설치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대구의 한 시민단체에는 대구 시내 중심가 공원에서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고, 경기도 안양의 한 공원에서도 전라남도 여수에서도 시민들이 낸 성금으로 제작된 소녀상이, 경상남도 진주에서는 평화의 기림상이 세워졌습니다. 또 광주에서는 소녀상을 세우자는 시민성금모금운동이 시작됐고,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는 소녀상 옆으로 천명의 시민들이 맨발을 한 채 의자에 앉아서 침묵으로 ‘소녀상 이전 요구’를 항의하는 집회를 열렸습니다. 서울에서도 소녀상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의미 있는 문구를 게시하고 있는 서울시청 건물에 대형 소녀상 사진이 걸렸기 때문인데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는 글과 함께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상과 등록된 위안부 중 1/6만 생존해 있다는 의미를 담은 다섯 개의 빈 의자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위안부를 주제로 한 영화도 개봉됐다구요?

기자) 역시 삼일절에 맞춰 개봉하는 위안부피해자의 아픔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영화 ‘눈길’입니다. 오늘부터 영화관 상영을 시작했는데요. 일본으로 유학을 간 동네 친구를 부러워했던 한 소녀가 앞날을 알지 못한 채 끌려가는 소녀들이 가득한 열차 안에서 친구를 만나고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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