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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시신 검출 'VX', 생산·비축 금지된 신경작용제


24일 말레이시아 화학청이 김정남 암살에 쓰인 화학물질을 분석해 VX신경가스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말레이시아 화학청 전경.

24일 말레이시아 화학청이 김정남 암살에 쓰인 화학물질을 분석해 VX신경가스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말레이시아 화학청 전경.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성 독가스의 일종인 'VX'가 나왔습니다. 'VX'는 화학무기로 쓰이는 맹독성 물질입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VX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로, 지난 1950년대 제초제로 개발됐지만 영국 육군이 처음으로 화학무기로 만들었습니다.

연구를 통해 VX의 치명적인 독성이 알려지자 냉전 시기 영국과 미국, 러시아를 비롯한 몇몇 나라가 화학무기로 개발한 VX를 대량으로 비축한 바 있습니다. VX는 포탄이나 지뢰에 넣어 살포하거나 항공기에서 뿌리는 형식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독성이 강한 VX는 호박색으로 서서히 증발하고 냄새와 맛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실온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치사량은 흡입 시 50mg, 피부 접촉 시 10mg입니다.

VX가 사람 몸에 들어가면 콧물, 침, 눈물, 다한, 호흡곤란,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이후 근육이 지체되면서 숨쉬기가 불가능해집니다.

김정남 씨 살해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여성들은 손에 VX를 묻혀 이를 김 씨의 얼굴에 문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X는 지난 1994년 일본의 사이비종교 조직인 옴진리교가 도쿄 지하철역에 살포한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독성을 가졌습니다. 당시 테러로 12명이 숨지고 수 천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13일 피습 직후 공항 의무실에서 쓰러진 김정남의 사진이 말레이시아 매체 표지에 실려있다.

지난 13일 피습 직후 공항 의무실에서 쓰러진 김정남의 사진이 말레이시아 매체 표지에 실려있다.

신경작용제 VX가 실제로 사용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 간 전쟁에서 이라크 측이 VX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특히 1988년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VX를 살포해 수 천 명이 숨기지도 했습니다.

VX로 만든 화학무기로 이처럼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자 유엔은 1993년 화학무기금지협약을 마련해 100g이 넘는 VX를 생산하거나 비축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많은 나라가 그동안 비축해 놓았던 VX를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화학무기금지협정의 당사국이 아니며, 여전히 VX를 대량으로 비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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