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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거 '명백한 증거'에도 모든 테러 부인


지난 20일 강철 말레이시아주재 북한대사(오른쪽)가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쿠알라품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인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강철 말레이시아주재 북한대사(오른쪽)가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쿠알라품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인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해 또다시 음모론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와 한국 정부가 모의해 자신들을 테러분자로 몰고 있다는 것인데요. 북한은 그동안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테러 범행에 대해 인정한 적이 없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말레이시아주재 강철 북한대사는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가 북한일 가능성이 점차 커가자 이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녹취: 강철 북한 대사] "As far as..."

이번 사건이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공모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든 게 분명하다며, 말레이시아 정부에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제안한 겁니다.

북한 정부는 이어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김정남이 독살된 것이 아니라 자연사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북한은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수사가 국제법이 보장한 자신들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 발생 11일 만에 처음 나온 북한의 공식 반응이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도발이나 테러 연루 의혹을 발뺌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천안함 폭침 사건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한반도 서해 북방한계선 경계선 부근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줄곧 부인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 국방위 기자회견] "공해를 돌아서 'D자'형으로 와서 배를 침몰하고 돌아서 간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들을 모아놓고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이 쏜 어뢰를 맞고 침몰했다는 조사 결과를 날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처럼 공동조사를 제의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소행으로 확인된 1983년 10월 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도 부인했습니다. 당시 북한 공작원들이 아웅산 묘지를 참배하려던 전두환 한국 대통령을 겨냥해 폭탄을 터트렸지만, 전두환 대통령은 가까스로 화를 면하고 각료급 고위 관리 수 십 명이 숨졌습니다.

이 사건은 미얀마 당국이 폭탄을 설치한 북한 공작원 1명을 사살하고 2명을 체포하면서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졌지만 북한은 끝내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당시 대내외 매체들을 총동원해 남한이 사건을 악용한다면서, 이 사건이 남한 내부 싸움의 결과라고 비난했습니다. 심지어 현지에서 체포 또는 사망한 공작원이 북한 국적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년 뒤인 1987년 11월, 북한은 또다시 테러를 감행했고, 이 사건에서도 북한의 발뺌은 계속됩니다. 북한 공작원 2명이 중동에서 한국으로 가던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해 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당시 한국 정보기관이 북한 공작원 김현희를 체포해 사건 전모를 밝혀냈지만, 북한은 이 사실도 끝내 부인했습니다.

그밖에 북한은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형 거부공격) 사태와 2013년 3·20 사이버 테러 때도 배후로 지목됐지만 역시 발뺌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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