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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 "이라크에 석유 빼앗으러 온 것 아냐"...미 항모 배치에 중국 이지스함 대응


20일 바그다드를 방문한 짐 매티스(왼쪽) 미 국방장관이 에르판 알히얄리 이라크 국방장관으로부터 기념패를 받고있다.
20일 바그다드를 방문한 짐 매티스(왼쪽) 미 국방장관이 에르판 알히얄리 이라크 국방장관으로부터 기념패를 받고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20일) 전격 바드다드를 방문한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우리는 석유를 뺏으러 이라크에 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미국과 이라크 관계, 그리고 이라크 현지 상황 짚어 보겠고요. 미국의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에 돌입하자, 중국이 최신 이지스 구축함을 인근 해역에 투입한 장면을 오늘(20일) 공개했습니다. 이어서, 덩샤오핑 20주기를 맞은 중국 현지 분위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새 정부 국방장관이 처음 이라크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출범한 미국 새 정부의 국방 수장을 맡은 짐 매티스 장관이 오늘(20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사전 예고 없이 방문했습니다. 이라크 정부군은 어제(19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최대 거점인 모술 서부지역 탈환작전을 개시했는데요. 오늘 아침 저희 VOA와 통화한 국방부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의 바그다드 현지 일정이나 의제를 자세히 확인해 줄 수 없으나, 스티븐 타운센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라크 군의 활동을 지원하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는데요.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65개 국가· 민병대 등이 동참하고 있는 ISIL 격퇴작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이 바그다드로 향하면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 방문 수행기자단과 매티스 장관 사이에 짤막한 간담회가 진행됐는데요. 매티스 장관은 “우리는 어느 누구로부터 석유를 빼앗기 위해 이라크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모든 미국인들은 적절한 기름값을 지불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석유를 빼앗기 위해 이라크에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말을 강조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의 석유를 ‘전리품’으로 표현하면서, 이라크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이었던 지난달 21일, 미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리품은 승자의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2003년 석유를 차지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2003년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개시한 해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그때 이라크 석유를 손에 넣었다면 ISIL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석유를 가질) 기회가 또 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직후 이라크 정부는 크게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석유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 말고도,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반발한 현안이 최근에 또 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테러분자 유입 차단을 명목으로 중동· 아프리카 7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는데요. 이란과 시리아, 리비아, 수단, 소말리아, 예멘과 함께 이라크가 대상 국가에 들어가 있는 점에 이라크 당국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라크 의회는, 미국의 이슬람 무장단체 ISIL 격퇴전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이 입국제한 대상에 포함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난달 30일 미국인들의 이라크 입국을 막는 보복성 입법을 의결했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의 이라크 방문 주요 목적이 될 ISIL 격퇴작전 현황, 들여다보죠.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유럽과 아프리카 일대에서 테러 행위를 일삼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근거지가 시리아의 락까와 이라크 모술인데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지원하는 이라크군의 ISIL 격퇴작전이 전과를 올리면서, 이라크 내부 점령지가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모술 동부지역은 지난달 24일 완전히 되찾은 것으로 이라크 당국이 발표했고요, 어제(19일) 이라크군이 나머지 지역에 대한 탈환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작전이 성공하면 ISIL의 이라크 내 근거지가 사라지는 셈이군요?

기자) 그래서 매우 중요한 작전입니다.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은 티그리스 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 지역으로 나뉘는데요. 이라크군이 어제(19일) 진격을 시작한 서부 일대에서는 촘촘한 주거지역이 펼쳐진 시가전 중심으로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ISIL은 이 지역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삼아 최후 저항에 나설 것으로 미군 당국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술 서부지역이 동부보다는 주거지 중심이어서 쉽지 않은 작전이 될 거라는 예상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티그리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쪽에 인구와 시설이 몰려있는데요. 이 때문에 ISIL 전투조직과 시설을 파괴하고 차단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문제도 미군 당국이 고심하고 있습니다. 어제(19일) 이라크 군의 작전 개시와 동시에 미 육군 심리전단이 이 지역에 전단을 살포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이 ISIL과 결별할 마지막 기회다. 군이 접근하면 흰색 깃발을 게양하고 집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 주민들에게 식량과 식수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미군 당국이 챙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 당국은 이라크 외에 시리아에서도, 조만간 ISIL이 주장하는 ‘영토’를 모두 되찾겠다는 목표를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SIL격퇴전을 현장 지위하고 있는 스티븐 타운센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지난 8일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를 되찾는 일이 6개월 안에 끝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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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파견했다고요?

기자) 네.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지난 토요일(18일) 남중국해에 진입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이 일대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꾸준히 수행해 왔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항공모함이 남중국해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항행의 자유’ 작전이 뭔가요?

기자) 중국 대륙 남쪽과 베트남 서쪽 해안, 그리고 필리핀, 타이완 등 섬나라로 둘러싸인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중국이 꾸준하게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웃나라들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남중국해 일대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미 해군 함정이 남중국해를 통과함으로써, 이 일대 해역이 ‘공해’라는 점을 강조하고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는 것이 ‘항행의 자유’ 작전의 목적입니다.

진행자) 중국도 이에 맞서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활동중인 인민해방군 소속 이지스함의 영상을 오늘(20일) 관영 CCTV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지난 15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된 해군 남해함대의 기동 현장이 담겼는데요. 052D형 최신 이지스 구축함인 창사함과 052C형 미사일 구축함 하이커우함이 영상에서 확인됐고요,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903A형 종합보급선 뤄마후함도 눈에 띄었습니다. CCTV는 특히, 창사호에 탑재된 대함미사일 ‘잉지18’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대함미사일 체계”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항공모함의 활동을 겨냥한 움직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중국의 신랑군사망은 최신 이지스구축함인 창사함의 남중국해 기동이 미국의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작전을 겨냥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모항을 떠난 칼빈슨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10일 괌 미군 기지에 도착한 직후부터 알려졌는데요.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과거 미국 항공모함 전력에 대처했던 옛 소련군의 전술을 상세하게 분석하면서, ‘항행의 자유’ 작전에 맞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군 당국의 움직임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칼빈슨 항공모함의 ‘항행의 자유’ 작전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미 해군 당국은 이번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12해리 안까지 접근하며 이동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를 ‘영토 주권 침해’로 간주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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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제(19일)가 덩샤오핑 20주기였다고요?

기자) 네. 중국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었던 지도자죠, ‘등소평’, 덩샤오핑은 문화대혁명 종결 후인 1978년 '흑묘백묘론'과 함께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를 도입한 인물입니다. ‘흑묘백묘론’이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로, 인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 체제는 문제가 안된다는 뜻입니다. 덩샤오핑은 또한, 1992년에 남방을 순회하면서 개혁개방을 촉구한 ‘남순강화’를 통해 오늘날 중국의 경제 성장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데요. 어제(20일)가 사망한지 20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기념행사가 많이 열렸겠군요?

기자) 그렇지 않았습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정부 기관들은 이렇다할 추모사 조차 내놓지 않았고요, 관련 행사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관영 인민일보가 전한 쓰촨성 광안시 주관 20주기 기념식이 관련 행사의 전부였는데요, 광안시는 덩샤오핑의 고향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개혁· 개방을 이끌었던 인물인데, 20주기를 조용히 지나가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최근 중국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지배’ 체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천다오인 상하이 정법학원 교수는 오늘(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은 전임자의 영광에 가려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시진핑 시대임을 분명하게 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는 중국정부가 덩샤오핑 기념행사를 크게 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7년 덩샤오핑 10주기 때는 중국 정부가 공식 문집을 발행하고 학술토론회를 주관하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CCTV 등 관영 매체들도 특집 기사를 며칠간 내보내며 덩샤오핑의 생애와 정신을 조명하는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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