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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북한 주민들 몰라…“정보 통제에도 소문 퍼질 것”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5돌 생일(광명성절)을 맞은 16일, 주민들이 평양 김일성 광장을 지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 피살 사건으로 전세계가 경악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철저한 정보 통제 탓이지만 소문이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탈북민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씨 피살 사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 NK 지식인 연대] “다른 건 때문에 통화를 했는데, 상대방이 신의주 사람이었는데도 중국 라디오도 듣고 TV도 볼 텐데 김정남도 (암살 사건도) 모르고 통 모르더라고요.”

세계를 경악시킨 사건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겐 알려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북한 당국이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소문이 퍼질 것을 우려해 철저한 정보 통제에 나선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남 씨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데도 이와 관련한 보도를 일절 하지 않고 있습니다.

평양에 지국을 두고 있는 미국 `AP통신'은 지난 15일 김정남 씨 암살은 북한 주민들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최고의 첩보영화가 될 수 있다며, 북한에선 김 위원장에게 이복형이 있다는 사실조차 아는 이가 많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가계는 비밀 중의 비밀로, 교과서에 나온 이상의 이야기를 함부로 입에 올릴 경우 수용소행을 각오해야 할 만큼 중대범죄로 다스려집니다.

통일전선부 간부 출신 탈북민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는 북한에 있을 때 한 행사에서 ‘장군님의 자제분’이라고 소개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한국에 들어 온 뒤 그 사람이 김정남 씨임을 알았다고 회고했습니다.

탈북민들은 최고지도자의 우상화를 위해 북한 당국이 쓰고 있는 최우선 전략이 신비주의라며 여자 관계나 자녀, 형제 문제가 노출되면 신격화에 결정적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입니다.

[녹취: 장진성 대표 / 인터넷 탈북민 매체 ‘뉴포커스’] “김정일 아들부터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즉,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면 또 그것도 비밀이 샐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외국 유학도 보내고 이렇게 철저히 북한사회와 격리를 시켰던 거죠.”

탈북민들은 김정남 씨가 김 위원장의 정통성을 허물 치명적 방해 요인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앞으로도 김정남 씨 피살 사건을 묻어버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북한 사회 내부에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각종 대북방송과 북한을 오가는 중국 무역상 등을 통해 소문이 퍼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이 받을 충격도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성민 대표 / 자유북한방송] “혁명 역사 교과서가 가짜임을 알게 돼요. 교과서를 의심하게 되면 김정일 고향도 의심하게 되고 현재 김정은이 재일교포 자식이라는 것 등 모든 걸 의심하게 되고. 그게 다 드러나면 뭐니뭐니 해도 북한체제를 흔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그걸 거에요.”

한편 한국 정부는 아직 김정남 씨 암살의 배후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북한 당국의 소행이라고 확정짓지 않았습니다.

다만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5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가 조사 중인 사항이라서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며 자세한 것은 관련국 정부가 밝힌 다음 발표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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