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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유엔 북한인권보고서 3주년] 5. 외국인 납치와 강제실종


1972년 남편이 납북된 여성이 집에 부부의 결혼 사진을 걸어놓았다. 지난 2013년 10월 납북되었다가 40여 년 만에 귀환한 납북 선원 소식이 알려진 당시 사진이다.

오늘 (17일)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COI는 이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는 COI보고서 발표 3주년을 맞아 보고서에 나타난 북한의 중대한 인권 침해를 소개해 드리는 다섯 차례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다섯 번째 마지막 순서로 외국인 납치와 강제실종 문제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1950년 이래 국가 정책이란 명목 아래 다른 나라 국민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송환하지 않음으로써 대규모 강제실종 사태를 초래했다고,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보고서가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 납치와 체포를 위해 군인과 정보 요원들을 동원했으며, 이런 행위가 최고지도자 차원에서 승인됐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먼저,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남한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끌고 갔다며,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8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납북 피해자 가족 김남주 씨는 서울 공청회에서, 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에게 끌려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납북피해자 가족 김남주] “그 바람에 저희 단란했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어요. 사람을 납치하고 재산을 강탈하고, 그러면서 평화로운 저희 가정을 전부 파괴시키고. 그 때 받은 고통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울 수가 없어요. 지금도 고통 속에 삽니다.”

보고서는 또 전쟁이 끝난 뒤 최소한 5만 명의 한국 군 포로가 송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 중 약 500명의 생존자들이 아직 북한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의한 한국 국민들의 납북과 강제실종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서명 이후에도 오랫동안 자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수의 어부들이 나포돼 강제실종됐고, 공중납치된 민간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끌려갔으며, 이밖에 청소년과 일반 시민들, 군인들이 북한 비밀요원들에게 납치됐다는 겁니다.

1970년 어로작업 중 북한에 납치된 어부 이재근 씨는 서울 공청회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녹취: 납북 피해자 이재근] “경비정 두 척이 왔는데, 완전 무장한 사람들이 철갑모까지 다 쓰고 우리 배에 오르는 겁니다.

완전 무장한 이 사람들이 올라온 다음에는 총을 쏘면서 전부 다 내려오라 그래서 내려오니까 말을 듣지 않으면 즉석에서 공개처형 한다면서 위협하더라고요.”

이재근 씨는 북한을 탈출해 지난 2000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보고서는 1959년 말 일본에서 시작된 재일 한인 북송 사업도 북한에 의한 납치와 강제실종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으로 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가혹한 현실이었으며, 그들은 북한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잃게 됐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주로 간첩과 테러 활동을 위해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기자로서 일본인 납치에 관한 정보를 폭로해온 이시다카 켄지 씨는 도쿄 공청회에서, 1980년 6월 실종된 하라 타다키 씨의 납치 과정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녹취: 켄지 기자] 일본어 효과음

북한 요원 신광수와 협력했던 일본인 3명이 그의 지시에 따라 오사카에서 근무하는 하라 타다키라는 요리사를 납치했고, 규슈에서 다른 북한 간첩과 만나게 하고 그를 가방에 넣어 북한으로 향하는 배에 강제로 태웠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최소한 17명이 북한에 납치됐다고 보고 있으며, 북한으로 납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약 860건의 실종 사건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이 1970년대 말부터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외국인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북한으로 납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1990년대부터 중국 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납치를 자행했고,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운 중국인과 한국인들도 주요 피해자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인권운동가인 김영환 씨는 서울공청회에서 북-중 접경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납치 테러 활동에 관해증언했습니다.

[녹취:김영환]

“북한은 최소한 15년 이상 납치조를 운영하면서, 중요한 탈북자들이나 일부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중에 북한에 납치된 사람은 최소 6명 이상으로 확인이 되고 있고, 탈북자들 같은 경우 대단히 많은 탈북자들이 납치돼 북한으로 보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으로 강제실종된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감시 아래서 자유를 빼앗기고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도 박탈당했으며, 고문 등 잔혹하고 비인도적이거나 모멸적인대우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강제실종된 사람들은 교육이나 취업의 기회도 거부당했고, 특히 한국과 일본 출신들은 적대계층으로 분류돼 강제노동에 투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가족들 역시 실종자들의 생사 확인 등 진실을 알 권리와 가족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빼앗기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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