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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혈육도 예외 없는 김정은 공포정치

  • 최원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매주 금요일, 북한 내부 소식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을 계기로 숙청에 혈육도 예외 없는 북한의 `공포정치'가 새삼 주목 받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한국 언론들은 ‘반인륜적 범죄’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한 수뇌부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확인된 건 아니지만 아무리 독재자라고 해도 자신에게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 형제를 제3국에서 테러를 가해 살해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실제로 과거 문제가 된 친인척에 대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리 방식과 비교할 때 이번 김정남 테러 사건은 훨씬 더 잔인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은 1970년대 동생인 김영주의 권력이 커지고 문제가 되자 김영주를 자강도로 10년 이상 유배보냈지만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당시 김일성이 김정일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김영주는 밀려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주를 죽이거나 처형하지 않고 자강도 강계에 10여 년 간 쫒아보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많은 사람들을 숙청했지만 자신의 친인척을 처형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매제인 장성택의 권력이 커지고 과오를 저지르자 1978년과 2004년 두 차례 `혁명화교육'을 받게 했지만 처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령의 친인척은 처형하지 않는다’는 평양의 정치적 금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하면서 깨졌습니다.

2013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천하의 만고역적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의 특별재판이 12월 12일 진행되었다.”

이어 현재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정보당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세습 경쟁에서 밀려나 중국과 동남아를 떠돌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국회보고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5년 전부터 김정남 암살을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입니다.

[녹취: 김병기 의원 / 더불어민주당] “김정남의 암살은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스탠딩 오더, 즉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이었다고 합니다.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고, 이후 2012년 4월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하기도 한 바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래 공포정치를 통해 유일지배체제를 강화해왔습니다. 자신의 지시를 어기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물론, 조그만 트집을 잡아서 당, 정, 군의 간부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박사입니다.

[녹취: 이수석 박사] “김정은 시대 와서 4 년 동안 처형된 간부만1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사실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100여 명이 좀 넘습니다. 한 130여 명에 이르는 그 정도까지 파악되고 있는데 그만큼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북한 간부들에게 두려움이고 권력엘리트들을 옥죄는 통치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 강성산 전 총리의 사위로 1994년 남한으로 망명한 강명도 씨는 김정은 위원장이 공포정치를 하는 것은 그만큼 권력기반이 취약하다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명도]”김정은은 단 한 사람도 자기 사람이 없어요, 그 사람은 자기 사람을 만드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총살해서, 내 말을 안 들으면 죽여버린다는 공포정치 하나 밖에 없는데, 북한에서는 이걸 총알정치라고 하죠”

전문가들은 공포정치가 권력 장악에 도움이 됐는지 몰라도 김정은 정권에 적잖은 부담과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형제와 고모부를 죽인 잔인한 독재자’란 평가를 피할 수 없는데다 권력층 내부의 균열과 탈북 등 이른바 ‘면종복배’ 현상을 강화시킨다는 겁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이번에 혈족인, 아버지가 같은 이복형을 죽이는 것을 보고 간부들이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을까…”

면종복배란 권력자 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 것을 의미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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