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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전문가들 "북한인권 COI 보고서 모멘텀 이어가야"


지난 2014년 2월 북한인권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는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워장. (자료사진)
지난 2014년 2월 북한인권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는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워장. (자료사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는 북한인권 개선의 중대한 전기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인권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매주 수요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살펴보는 ‘심층취재,’ 이연철 기자가 COI 보고서 발표 3주년을 맞아 국제 인권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가 발표된 지 3년, 인권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COI 보고서를 통해 마련된 북한인권 개선의 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면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녹취:로버트슨 부국장] "I think ultimate challenge right now is to ensure that there is effective accountability..."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과 처벌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미 활동 중인 유엔 전문가 그룹이 몇 달 안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유엔 인권 서울사무소에 전문 인력을 추가하고 북한인권 유린에 대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북한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날이 왔을 때 책임자를 기소하는 등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스칼라튜 사무총장]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변화가 계속 있었죠. 그래서 그 상황을 자세히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시민사회와 비정부기구들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계속 조사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제 여론에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휴먼 라이츠 워치와 같은 국제 인권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벨기에의 인권단체인 국경 없는 인권회의 빌리 포트레 회장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계속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과 교류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통합시키기 위한 전략도 개발해야 한다고, 포트레 회장은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COI 보고서 발표 이후 북한과의 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북한 내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부와 주민들과 협력할 방안을 찾는 것이 북한인권 개선에 헌신하는 모든 나라들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 핵 6자회담이나 양자대화 등을 재개해 인권과 인도적 문제를 논의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도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과 인권 문제에 대한 협상을 벌일 필요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협상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코헨 전 부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The US government should begin with its own interest……"

미국 정부는 먼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2명의 석방과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 같은 미국의 국익이 달린 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이와 함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을 방문해 가장 취약한 계층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제재와 함께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문호를 개방하면서 인권을 개선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COI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중대한 인권 유린이 계속돼 주민들의 삶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것과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녹취:숄티 대표] "The government of China has made a decision that they rather be a support of Kim Jong Un…"

중국 정부가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는 등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연장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또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계속 중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전임자인 사만다 파워 대사와 마찬가지로 유엔 차원에서 계속 북한인권 문제에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의 권은경 사무국장은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국제사회의 인식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제적 압박과 관심을 더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던 나라들과 북한인권 결의안에 기권했던 나라들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권은경 사무국장] “북한이라는 일종의 기형적인 체제를 바라보는 것이 그 나라의 북한과 관련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유엔에서 영향력을 미치는데 있어서도 북한과 외교관계에 있던 나라들의 의견이나 인식들이 상당히 중요하죠.”

영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유럽북한인권협회의 마이클 글렌디닝 대표는 COI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를 다룰 권위 있는 무대가 마련됐지만 그 이후 구체적인 방향이 없었기 때문에 동력을 많이 상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 비정부기구들이 다시 동력을 회복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겁니다.

세계기독교연대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COI 보고서가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로저스 팀장은 지속적인 북한인권 옹호 운동과 탈북자들의 역량 강화, 북한 정권의 정보 봉쇄 붕괴 등 다양한 방안들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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