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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베이징 주재 북한 관리들, 2011년 김정남 접촉 혐의 처형”


지난 2007년 2월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의 모습.
지난 2007년 2월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의 모습.

북한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김정남의 편의를 봐 주던 북한 관리들이 처형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현지에서 노동당의 지시에 따르던 일부 인사들이 갑자기 김정남 주변인물로 분류됐다는 겁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3년부터 2010년 초까지 베이징에 주재하던 곽정철 전 북한대사관 당비서가 김정남과 접촉한 혐의로 다음해 처형당했다고 북한 고위 관리 출신 탈북자가 밝혔습니다.

아시아 각국에서 근무하며 현지 북한 공관 사정에 밝은 이 탈북자는 14일 익명을 전제로 한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각된 2011년 김정남 주변인물로 분류된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무역성(대외경제성) 당비서를 역임한 뒤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중국에 주재하던 곽 비서는 당시 김정남을 3차례 만났다는 이유로 처형됐다는 설명입니다.

곽 비서의 사정을 잘 아는 이 탈북자는 곽 비서 처형 후 그의 가족들은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같은 해 고려항공 베이징지사 대표와 부대표 등 3~4명의 직원들이 처형되고 가족들은 수용소에 수감됐다면서, 김정남의 여행과 탁송물 운반 등을 돕던 실무자들까지 숙청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베이징에서 노동당 지시에 따라 김정남을 보좌하던 강모 씨 등 노동당 대외연락부 (225국) 소속 요원들도 같은 시기에 처형된 뒤 간암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자신은 직무상 1980년대부터 김정남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이후 평양에서 그와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지만, 주민들은 물론 노동당 간부들조차 김정남을 포함한 김 씨 일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의 고위 관리들은 김일성 주석과 둘째 부인 김성애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곁가지’들에 대한 냉혹한 대우를 목격하면서 김 씨 일가에 가까이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고 회고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북한에서 김 씨 일가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라며, 김정은의 의도를 모르면서 “충성심”에 자발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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