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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이민 행정명령과 사법 절차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제9 연방순회법원 앞에서 보안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제9 연방순회법원 앞에서 보안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제9연방 항소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이민 관련 행정명령 집행을 잠정중단하라고 판결한 하급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법정에서 보자는 반응을 보였고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결국 이번 소송이 결국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둘러싼 사법절차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미국 연방 사법체계 개요"

미국의 연방 사법체계는 3번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3심제도'로, 이집트의 피라미드 모양 비슷합니다. 아래는 넓고,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형태를 하고 있죠.

가장 아래에는 연방 지방법원이라고 부르는 94개의 1심 법정이 있습니다. 미국은 수도 워싱턴 DC와 50개 주로 이뤄져 있는데요. 각 주에 적어도 1개의 연방 지방법원이 있습니다. 어떤 개인이나 회사, 기관 등이 소송을 걸고 싶으면 바로 이 지방법원이 출발점이 되는 겁니다.

그 위의 중간 단계가 2심 법정인 연방 항소법원인데요. 1심 재판에서 원하는 판결을 얻어내지 못했다면 이 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는 겁니다. 미국에는 총 13개의 연방 항소법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단계가 바로 미국 사법부의 최고 기관인 연방 대법원입니다.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에도 동의할 수 없으면, 최종심인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고요. 여기서 나온 판결은 최종판결로 재심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연방 지방법원과 소송들"

현재 각 연방 지방법원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과 관련해 꽤 많은 소송이 제기돼 있습니다. 민권 관련 소송 정보를 알려주는 한 공신력 있는 웹사이트에만도 약 60건의 소송이 올라와 있습니다.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것도 있고 이미 기각된 것도 있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전국적인 관심을 일으킨 것이 뉴욕 주 브루클린 지방법원의 판결입니다. 행정명령이 서명된 지 불과 이틀 만에, 앤 도널리 판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공항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7일간의 한시적 추방 금지 명령을 내린 겁니다.

[녹취: 연방 지방법원 판결 보도]

이어서 로스앤젤레스, 디트로이트, 알렉산드리아 등 여러 지방법원에서도 비슷한 판결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에는 94개의 지방법원이 있고요. 규모가 큰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처럼 지방법원이 여럿 있는 주도 있다 보니, 대조적인 판결들이 나오면서 혼동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 주의 한 지방법원 판사는 7일간 추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는데요.하지만 같은 매사추세츠 주의 다른 지방법원 판사는 기한 연장을 거부하는 판결을 내린 겁니다.

그런가 하면 주 차원의 소송도 있습니다. 워싱턴 주와 미네소타 주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냈는데요. 이에 대해 워싱턴 주 시애틀 지방법원의 제임스 로바트 연방 판사가 소송이 진행될 동안 행정명령 집행을 전국적으로 일시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난민과 7개국 출신 방문자들의 미국 입국이 재개돼 있는 상황입니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 항소 법원에서 충돌"

미국 연방 항소법원의 역할은 1심 재판의 법 적용과 절차가 제대로 됐는지 심사하는 것입니다. 즉 판결이 옳으냐 아니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1심 재판 과정에서 법률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만 검토하는 거죠. 연방 항소법원 판사는 3명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임스 로바트 판사의 판결에 불복해 제9 항소법원에 항고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항소법원은 13개가 있는데요. 소송을 먼저 시작한 워싱턴 주가 속해 있는 법정이 제9 항소법원이라서 이곳에서 소송이 진행된 겁니다.

미국 연방 법무부는 로바트 판사의 판결이 나온 직후, 이 판결을 유예해달라는 긴급 청원도 제기했는데요. 하지만 제9 항소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대신, 의견서 제출을 지시했고요. 구두 변론도 진행했습니다.

[녹취: 어거스트 플렌지 변호사]" under section 212(f), Congress express authorize of the President to suspend..."

피고인 정부 측 변호인은 어떤 외국인이든 미국의 이익을 해친다고 판단되면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법 등을 근거로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노아 퍼셀 워싱턴 주 법무차관] "if done with proper intense is not legitimate and unconstitutional..."

반면 원고인 워싱턴 주와 미네소타 주 변호인은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는데요. 하지만 제9 연방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복원시켜달라는 정부 측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9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법정에서 보자며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이번 소송이 사법부의 최고 단계인 연방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보통 연방 대법원은 대법원까지 올라온 소송들을 다 다루지 않고, 그 가운데 일부만 살펴보고 고르는데 이번 이민 관련 행정명령의 경우, 워낙 국가의 중대사인 만큼 연방 대법원이 다룰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연방 대법원의 판사는 9명인데요. 지난 2016년 2월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이 사망한 후 아직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현재는 8명의 판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금 연방 대법관의 성향을 보면 보수대 진보가 4대 4로 나누어지는데요. 만약 연방 대법원에서 4대 4 동수로 판결이 나오면 하급심의 판결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제9 항소법원의 판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관련 행정명령과 사법 절차 살펴봤습니다.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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