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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


닐 고서치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지명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닐 고서치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지명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년여간 공석이던 연방 대법관 자리에 닐 고서치 콜로라도 주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하면서 닐 고서치 지명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반듯한 모범생 출신 판사”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한 닐 고서치(Neil Gorsuch) 연방 항소법원 판사는 1967년생으로 올해 49살입니다. 미국 중부 콜로라도 주 덴버 출신이고요. 어머니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미국 최초로 여성 환경청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고서치 판사는 1988년에 미국의 명문 컬럼비아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했고요. 이어 1991년,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을 역시 우등으로 졸업했는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하버드 대학원 졸업 동기기도 합니다. 고서치 판사는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고서치 판사를 아는 지인들은 고서치 판사를 반듯한 모범생 출신의 타고난 법조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서치 판사는 부인 루이스 씨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습니다.

“법조인의 길”

닐 고서치 판사는 1991년, 워싱턴 DC 순회항소법원 데이비드 센텔 판사의 서기를 시작으로 바이런 화이트 전 연방 대법관, 앤서니 케네디 현 연방 대법관 등 쟁쟁한 판사들 밑에서 일하며 법조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녹취: 고서치 판사 지명 수락 연설] “You’ll know just how lucky I was to land a clerkship with him right out of school…”

닐 고서치 판사가 연방 대법관 지명을 수락하며 자신을 법조계로 이끌어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는 소리 잠시 들으셨는데요. 이후 고서치 판사는 민간 법률 회사와 법무부를 거쳐,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연방 순회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됐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hen he was nominated to the 10th…”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고서치 판사가 만장일치로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고서치 판사가 만장일치로 상원의 인준을 받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고서치 판사는 1991년 당시 43살이었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이래 가장 적은 나이에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판사기도 합니다.

“보수주의자, 헌법 원문주의자”

“보수주의자”, “헌법 원문주의자”, 닐 고서치 판사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한결같은 표현들입니다. 닐 고서치 판사가 지명 수락 연설 때 했던 연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닐 고서치 판사] "It is the role of Judges to apply, not alter the work of the people’s representative…”

판사란 의회가 만든 법을 적용하는 일을 하는 것이지, 이를 수정하거나 고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히고 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고서치 판사를 1년여 전 사망한 미국 사법계 보수주의의 거목이자 열렬한 헌법 원칙주의자였던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의 뒤를 이을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고서치 판사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가끔 낚시를 하던 막역한 사이로도 알려졌습니다.

고서치 판사는 현재까지 낙태와 직접 연관된 재판은 한 적이 없어, 낙태 문제에 대한 고서치 판사의 생각이 어떤지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는데요. 민주당과 대부분의 언론들은 고서치 지명자가 낙태 시술을 하는 의료 기관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 지급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을 들어 낙태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낙태 반대자들은 고서치 판사가 성공회 신자라는 이유를 들어 낙태를 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고서치 판사는 그러나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서치 판사는 또, 민간 사업체 고용주들이 종교상의 이유로 피임약을 제공하는 건강 보험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판결해 종교의 자유를 지지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를 오마바케어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고서치 지명자는 총기 규제와 관련해서도 직접적인 판결을 내린 적은 없는데요. 하지만 개인의 총기 소유 권한을 명시한 수정헌법 2조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아있는 관문, 상원 인준”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으로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시대를 막론하고 미국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He is the man of our country and a man who our country really needs…”

트럼프 대통령은 닐 고서치 지명자가 논쟁할 여지 없이 자격을 갖춘,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다시 한번 위대한 나라를 위해 협력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차관 대행을 지낸 닐 케이트얄 조지타운대 교수도 최근 뉴욕타임스에 닐 고서치 지명자는 법치를 다시 확립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면서 정당을 떠나 인준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우호적인 목소리도 많은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현재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고서치 지명자의 보수적 성향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이전에 내렸던 판결 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래 연방 대법관은 상원 법사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쳐 상원 전체 회의에서 과반수 표를 얻으면 임명되는데요. 하지만 현 상원 규정에 따르면 소수당은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승인이 필요한 절차투표, 토론을 종료할 수 있는 이른바 종결투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소수당인 민주당은 고서치 판사의 인준에 60명의 지지가 필요한 이 절차투표를 요구하는 분위기인데요. 과연 법조문과 원칙을 중시하는 고서치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 과정을 통과해 연방 대법관 자리에 오르게 될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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