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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하나의 중국’ 충돌…시진핑 "트럼프 고립주의 맞서 세계화"


'하나의 중국' 정책과 국제무역질서 재편 등 현안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하나의 중국' 정책과 국제무역질서 재편 등 현안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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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베이징의 ‘중화인민공화국’을, 타이완까지 아우르는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미국 새 정부와 중국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원칙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요,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하며 맞섰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스위스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에 중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해서 ‘세계화’와 자유무역 질서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을 예정인데요, 외신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입니다. 이어서, 지난해 7월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터키에서, 권력구조를 바꾸기위한 개헌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는 금요일(20일)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대 중국관계에 문제 제기를 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금요일(13일)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환율과 무역 정책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다.‘하나의 중국’ 원칙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협상 대상”이라면서, “미국이 타이완을 외교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정책은 이제 공중에 있다”,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 할 소재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음날(14일) 후속 보도를 통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환율정책에 개선이 보이지 않으면 미국 차기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폐기할 계획을 공표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즉각 반발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보도 당일(13일) 루캉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하나의 중국 정책은 협상이 불가하다. 타이완은 불가분한 중국의 일부분일 뿐이며,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임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중-미 관계 발전에 혼란을 막기 위해 타이완 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신중하게 접근해달라“고 트럼프 당선인 측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공격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다시한번 짚고 나섰는데요.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있다"고 운을 뗀 뒤에 "타이완은 불가분한 중국의 일부분일 뿐이며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임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선 루캉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반복한 건데요. 화 대변인은 이 원칙을 “어떤 사람도 바꿀 수 없다”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공격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누구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괴하거나, 이 원칙을 거래할 수 있는 게임으로 간주한다면 중국 정부와 인민의 반대를 초래할 것이고, 결국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찧는 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지난 1970년대부터 이어져온 관련 정책에 변화를 예고한 겁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발표한 공동코뮈니케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처음 명시했고요, 1979년에는 중국 정부가 타이완을 자국 지배 하에 있는 ‘이탈지역’으로 선포하면서 이 원칙이 공식화됐습니다. 같은 해 미국 정부는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공식 수교했습니다.

진행자) 1970년대 이후 자리잡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미국 차기 대통령이 의문을 제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이 공식화 된지 37년만인 지난 연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에 이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미국 정부의 정상급 인사가 타이완 당국을 외교나 교섭 상대로 인정해 직접 접촉한 일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 전화 통화 이후 중국은 미국의 새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라고 트럼프 당선인 측에 계속해서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계속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기간부터 불공정무역관행과 환율조작 등 경제 문제를 들어 중국 정부를 압박해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국영기업들이, 국제 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터무니 없이 싼 가격으로 미국시장에 침투해서 미국의 산업 안정성을 해치고, 결국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지적해온 건데요. 또한 당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작으로 중국 측이 국제거래에서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문제 인식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외교관계 대원칙,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어서라도 이같은 문제들을 협상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게 새 정부의 대 중국 정책 기조가 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기에 더해, 남중국해역에서의 군사활동 강화를 비롯한 안보 사안들에서도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환율조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이번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 부당 지원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 당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작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지적했는데요. 취임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대선 공약에 대해서는, 당장 시행하지는 않겠지만 중국 측과 협상 여지를 남겨둔 뒤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막대한 보복관세를 비롯한 무역상의 불이익이 뒤따르게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외신 인터뷰에서 독일의 이민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어제(15일) 발행된 영국신문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도한 독일의 ‘난민포용정책’에 대해 “재앙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제재 해제와 동시에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다양한 유럽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는데요. 특히 독일의 난민 정책에 대해 “어디 출신인지도 모르는 불법이민자들을 모두 받아들인 것은 몹시 나쁜 결정”이라고 메르켈 총리를 비판했습니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난민정책을 펼치고 있는 나라로, 지난 2015년 한해에만 100만명에 가까운 이주민을 받아들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상대적으로 ‘반이민’ 입장이 강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강도를 조금 누그러뜨리긴 했습니다만,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이슬람신도들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거나,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등 강력한 반 이민 정책을 펴겠다는 계획을 공개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의 비판에 대해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우선주의’, 혹은 ‘고립주의’ 외교· 무역 노선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모두가 각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하는 것보다는 함께 행동하는 것이 더 장점이 많다”면서, 지난 2008년 세계를 휩쓸었던 금융위기를 실례로 언급했는데요. 당시 사태는 “미국에서 시작된 문제였지만, 주요 20개국(G20) 지도자들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고 메르켈 총리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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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세계경제포럼이 이번 주 스위스에서 열리는군요?

기자) 네. ‘세계경제포럼’, 보통 ‘다보스 포럼’이라고 부르는데요. 세계 주요 정치, 경제 엘리트들이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 모이는 행사입니다. 47회째를 맞은 올해 포럼이 내일(17일) 개막하는데요. 나흘 간 진행되는 회의를 통해 굵직한 국제 경제 현안을 풀어나가는 방법과 장기적인 계획들이 논의되는 비중있는 일정입니다. 올해는 중국 정상 최초로 나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가에 외신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미 스위스 현지에 도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세계적인 가전제품 생산업체인 화웨이의 쑨야팡 회장,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 바이두 장야친 총재 등 경제사절단과 함께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현지에 어제(15일) 도착했습니다. 인근 도시 베른에서 현지 주요 인사들과 만찬 일정 등을 소화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세계 각국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포용적 세계화’에 대해서 역설할 예정이고요, 이를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무역과 투자 체계 진작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내지는 ‘고립주의’로 예상되는 보호무역 정책에 반해, 중국이 국제경제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중국어권 매체들은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새 정부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문제 등 국제사회가 이뤄온 진전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약속이 시 주석의 기조 연설에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 포럼 창립자는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반세계화와 국제공조 붕괴에 직면한 지금 국면에서 시 주석의 목소리는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시대를 맞아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게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외신과 국제관계 전문가들도 시 주석의 다보스 포럼 활동 내용에 주목하는 중인데요, 에스워 프래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이 트럼프 집권이 자기 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성숙하고 믿음직한 지도국으로 자리매김하려 들 것”이라고 시 주석의 다보스 포럼 행보에 대해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스위스 유력신문 NZZ(Neue Zuercher Zeitung)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추진하는 "보호무역주의로 세계경제 번영이 불안해졌다"면서, 이에 대해 '포용적 세계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의도에 대해서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바람처럼 세계의 지도국이 되기는 어렵다고 오늘(16일) 사설을 통해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사설에서 “중국은 공산당 해석에 따라 법 집행이 좌지우지되는 미성숙한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권위주의 국가”라고 평가했는데요. 그 동안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만 적용해 국제규범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온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지도국 역할을 자격이 없다는 게, 이번 다보스포럼 행사장 주변의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신문은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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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터키에서는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개헌이 진행중이라고요?

기자) 네. 터키 정부가 제출한 대통령중심제로의 권력구조개편을 골자로 한 18개항 헌법개정안이 어제(15일), 집권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 1차투표를 통과했습니다. 오는 수요일(18일)께 의회가 2차 심의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전체 550표 가운데 330표 이상을 얻어 통과하면, 이르면 올 봄에 국민투표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는겁니까?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힘이 집중되는 형태로 권력구조를 바꾸는 겁니다. 현재 터키 정부 운영은 공식적으로 의원내각제이지만, 정부 수반인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보다, 의전상의 국가원수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누는, 이른바 ‘이원 집정부제’ 형태를 띄고 있는데요. 대통령이 정부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기 위한 개헌 작업을 진행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헌법을 바꾸려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터키 정부는 지난해 7월 쿠데타를 진압한 뒤, 배후세력 처벌과 사회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조치를 진행중입니다. 쿠데타 진압 직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가 두 차례 연장 끝에 오는 4월까지 이어질 예정인데요. 비상사태 하에서 대통령과 행정부는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칙령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제한하거나 유예하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같은 터키의 비상사태 연장과 대통령으로의 권력 집중에 대해, 인권탄압과 민주주의 훼손 등을 지적하면서 우려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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