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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고별 연설, 민주주의 참여 촉구...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 청문회


바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이 10일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 고별연설 무대에 가족과 함께 오르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마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딸 말리아, 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조 바이든 부통령.
바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이 10일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 고별연설 무대에 가족과 함께 오르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마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딸 말리아, 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조 바이든 부통령.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10일)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했는데요. 미국인들의 단합과 민주주의 참여를 당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먼저 알아보고요. 트럼프 행정부 내각 지명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열린 소식, 2015년 흑인 교회 총격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 사형 평결이 나온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10일)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했는데요. 이 소식부터 알아보죠.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10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한 연설에서 먼저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습니다. 8년 전 자신이 처음 취임하던 때보다 미국이 거의 모든 면에서 훨씬 더 좋아졌고 더욱 강력해졌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If I had told you eight years ago…”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8년 전에 미국이 경기 대침체 상황에서 벗어나고 미국 자동차 산업을 회생시키고 또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일자리 증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을 실제로 이뤘다는 건데요. 또 동성결혼 합법화와 건강보험 개혁을 이룬 점을 지적했고요.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하고 쿠바와의 관계를 정상화했으며, 9.11 테러의 주범을 제거하는 등 대외적인 면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그동안 미국 사회 분열이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도 거론했는지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미국 사회가 정치적으로 분열돼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의 단합을 촉구했는데요. 민주주의가 획일성을 요구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연대감은 필요하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주 금요일(20일)이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데요. 평화로운 정권 이양은 미국 민주주의의 전통이라면서 원활한 정권 인수를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후임자가 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을 대부분 되돌려 놓겠다고 말하는 상황이죠.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건데요. 특히 미국에 경제 불평등과 인종차별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제 문제를 열심히 일하는 백인 중산층과 경제 혜택을 누릴 자격이 없는 소수계 간의 문제로 틀에 꿰맞춘다면, 점점 더 빈부 간의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고요. 서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 연설을 들으려고 추운 날씨에 몇 시간씩 줄을 서서 표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어제(10일) 청중의 반응이 어땠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계속 대통령으로 남았으며 좋겠다며 “4년 더”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고요. 매우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어제(10일)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어제 큰 딸 말리아는 오바마 여사 옆에 앉아서 아버지의 연설을 들었지만, 둘째 딸 사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는데요. 사샤 양이 고등학생인데 오늘 중요한 시험이 있다고 합니다. 시험공부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승리 연설을 한 장소도 시카고였는데요. 그새 8년이 지났네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전 취임할 때보다 미국에 대해 더욱 낙관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말입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I am asking you to believe…”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스스로의 능력을 믿으라면서 민주주의 과정에 참여할 것을 미국인들에게 촉구했는데요. 8년 전 오바마 캠프 측의 선거 구호가 “Yes, we can.”, “우린 할 수 있다” 였지 않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해냈으며 해낼 수 있다”면서, “Yes, we can.”, 선거운동 당시 구호를 되뇌면서 어제(10일)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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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 지명자들의 상원 인준 청문회가 시작됐는데요.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제일 먼저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0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고요.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이번 주에 계속해서 인준 청문회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다음 주 금요일(20일) 취임식 전에 최소한 외교·안보 부서 장관들이 인준을 받을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세션스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세션스 지명자가 매우 혹독한 검증을 받았습니다. 바로 세션스 지명자를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 때문입니다. 앨라배마 주 출신으로 4선 의원인 세션스 지명자는 과거 이민자와 소수인종, 성적 소수자에 대한 강경발언으로 논란이 됐었는데요.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당시 연방판사로 지명됐지만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려 상원에서 인준이 거부된 일이 있습니다. 세션스 지명자는 어제(10일) 청문회에서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는데요. 세션스 지명자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세션스 지명자] “I was accused in 1986 of failing…”

기자) 1986년에 투표부정 사건을 담당하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투표권을 보호하지 않고, 민권단체를 비난했으며, 심지어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를 지지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자신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겁니다.

진행자) 세션스 지명자는 대선 초기부터 트럼프 당선인을 강력히 지지해온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멕시코 국경의 장벽 설치나, 이슬람교도의 일시 입국 금지 등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인종차별적인 공약들을 옹호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과 민권운동가들은 세션스 의원이 법무장관이 된다면 소수자와 이민자를 보호하는 법이 약화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도 당연히 이런 문제들이 거론됐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세션스 의원이 법무 장관이 된다면 이때까지 세션스 지명자가 의정 활동을 하면서 반대해왔던 법들을 수호할 수 있을지,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의 뜻과 다른 말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 세션스 의원은 자신이 과거에 옹호하지 않았던 법이라도, 법무장관이 된다면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고요. 자신이 생각할 때 트럼프 당선인이 잘못된 정책을 제시한다면 주저 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세션스 지명자가 여성의 낙태권리를 보호하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역사상 최악의 판결이란 발언을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바로 세션스 지명자가 과거에 옹호하지 않았던 법의 예가 될 텐데요. 헌법에 어긋나는 판결이었다면서 여전히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정착된 법이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겠다고 말했고요. 물고문 방식은 불법이고,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일괄적인 입국 금지 제도를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션스 의원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테러 방지를 위해 물고문보다 더한 방식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 일이 있죠.

진행자) 세션스 지명자 청문회에서 반대자들의 시위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문회장에서 일부 반대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워서 경찰이 강제로 이들을 끌어냈는데요. 이런 일이 10차례 정도 있었습니다. 세션스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오늘(11일) 이틀째 계속되는데요. 민주당의 코리 부커 상원의원이 인준 반대 증언을 할 예정입니다. 현직 상원의원이 내각 지명자 인준 청문회에서 반대 증언을 하는 것은 상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네요.

진행자) 오늘도 청문회가 계속됩니다만, 어떻게 세션스 지명자가 인준 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어제(10일) 청문회에서 인준을 반대할 만한 큰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세션스 지명자가 큰 문제 없이 인준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은 세션스 지명자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더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는데요.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서 집중 추궁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지명자는 러시아와 사업을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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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2015년에 일어난 흑인 교회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에 대해 사형 평결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성 10명과 남성 2명으로 구성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배심원단은 어제(10일) 3시간 동안 평의를 거친 뒤에 범인 딜런 루프에 대해서 만장일치로 사형 평결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같은 배심원단은 증오범죄 혐의 등 루프에게 적용된 33개 연방 혐의에 대해서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요. 연방 증오범죄 혐의로 사형 평결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무기징역이냐 사형이냐가 관건이었는데요. 결국, 사형 평결이 나왔는데, 루프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요?

기자) 고개를 숙인 채 평결을 들었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유가족은 대부분 사형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고요. 이번 평결이 증오범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미국 사회에 보낸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루프는 담당 판사에게 이번 재판을 무효로 하고, 새로 변호인을 선임해 다시 재판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루프의 요청에 대해 판사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담당 판사의 공식 선고는 오늘(11일)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 사건의 개요를 잠시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6월에 미국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 있는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20대 백인 청년 딜런 루프가 수요 성경공부가 진행되고 있는 교회에 들어가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당시 담임 목사를 포함해 9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희생자는 모두 흑인이었는데, 용의자는 백인이었죠. 루프가 인종차별주의자란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 당국이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루프가 인터넷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루프는 수사관들에게 인종 간의 전쟁을 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검사 측은 루프가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면서 사형을 구형했는데요. 루프는 어제(10일) 스스로 마지막 변론을 하면서 범행 당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고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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