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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러 선거개입 영향 과소평가"...10일 트럼프 행정부 인준 청문회


다음주 퇴임하는 바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이 6일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온라인 뉴스사이트 '복스(Vox)'와 고별 인터뷰를 하고있다.
다음주 퇴임하는 바락 오바마(오른쪽) 대통령이 6일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온라인 뉴스사이트 '복스(Vox)'와 고별 인터뷰를 하고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민주당 해킹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란 점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정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알아봅니다. 이어서 이번 주부터 상원에서 트럼프 행정부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는 소식, 또 최근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들 사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높긴 하지만, 업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일요일(8일)에 방송된 ABC 방송 인터뷰에서 나온 얘기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잘못된 정보와 해킹이 미국과 같은 열린 사회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치는지 과소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다시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의회가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앞으로 사이버 보안에 더 많은 시간과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정보 관계자들이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하지 않았습니까? 지난해에 일어난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선거운동본부 해킹 사건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해킹 사건의 배후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건데요. 지난 금요일(6일) 정보 당국 책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뒤,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도록 돕기 위해 해킹을 지시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 나온 것이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랫동안 이런 일을 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보고서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과거 소련의 위성 국가에서 시작해 서구 유럽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에까지 러시아가 개입해왔다는 겁니다.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의 ABC 인터뷰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The report is very clear…”

기자) 이번 보고서는 러시아가 미국 선거 과정에 개입하려 했고, 그 같은 노력의 하나로 러시아인들이 사이버 해킹을 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는데요. 또 러시아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길 선호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이 이번 해킹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정치인들의 말보다 푸틴 대통령의 말을 더 신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며 우려를 표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모든 미국인은 같은 편이 돼야 한다고 말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리와 같은 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한 정보기관의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해킹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정보 관계자들이 밝혔다면서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투표 기계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는 겁니다. 또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달리,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강력한 보안 체계를 갖추지 못해서 해킹 피해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가 해킹 배후란 점은 인정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일요일(8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라는 미 정보 당국의 보고서 내용을 트럼프 당선인이 수용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 지명자의 말입니다.

[녹취: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 “He accepts the fact that Russia and other entities…”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이 늘 미국에서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경우에는 러시아가 한 일이라는 점을 받아들인다는 건데요. 하지만 프리버스 지명자는 이런 사이버 공격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며, 전에도 미국 선거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고요. 트럼프 당선인이 말했듯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당선인이 앞으로 러시아에 대해서 어떤 대응 조처를 할 예정인지요?

기자) 프리버스 비서실장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정보 당국에 대응 방안을 내놓도록 지시할 것이며, 방안이 올라오면 이를 논의한 뒤 합당한 조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앞서 발언을 옹호했는데요.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나쁠 게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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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새 대통령 취임식이 2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20일)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데요. 이를 앞두고 새 행정부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가 화요일(10일) 오전에 열리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수요일(11일)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또 목요일(12일)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 등 최소한 7명에 대한 청문회가 이번 주에 열립니다.

진행자) 어떻게, 상원 인준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까요?

기자) 글쎄요. 공화당은 모든 지명자가 인준을 받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와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같은 경우, 아주 재산이 많은 억만장자들인데, 이들의 재정 상황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시간이 더 필요한데 공화당이 인준 과정을 서두르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일정을 늦출 의향이 전혀 없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진보적”인 인사들을 행정부 각료로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신속하게 인준해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인준 과정을 방해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매코넬 의원은 일요일(8일)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뿐만이 아니라, 상원의원 선거에서마저 패하자 불평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철 좀 들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인준 청문회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다는 불만은 민주당 쪽에서만 나오는 게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초당적인 독립 기관이죠. 미국 정부윤리청(OGE)의 월터 샤웁 청장은 지난주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청문회 일정이 잡힌 지명자들 가운데 윤리검증 과정이 끝나지 않았거나, 아직 제대로 재정보고서를 내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샤웁 청장은 약 40년 전에 정부윤리청이 세워진 이후, 윤리검증 과정을 마치지 못한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일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윤리검증이 끝나야지만 청문회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법으로 그렇게 규정돼 있습니다. 샤웁 청장은 청문회 일정이 급박하게 잡힘에 따라서, 직원들이 검증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일부 지명자들의 검증이 완전하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민주당과 정부윤리청이 필요한 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면서, 좀 더 신속히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국가정보국장을 지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댄 코츠 전 상원의원이 새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내정됐다고 여러 언론 매체가 보도했다는 소식,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요. 지난 토요일(7일)에 공식적인 발표가 나왔습니다. 국가정보국장은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자리인데요. 지난 2001년에 9.11 테러가 일어난 뒤, 여러 정보기관 사이에 정보 공유와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따라서 만들어졌으며, 역시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진행자) 이런 자리를 맡게 된 코츠 전 의원,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올해 73살이고요. 공화당 소속으로 인디애나 주를 대표하는 연방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지냈는데요.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고, 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에는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코츠 전 의원이 미국 정보기관을 이끄는 데 필요한 경험과 판단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코츠 전 의원은 DNI 국장 지명을 받아들이면서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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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10일)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할 예정인데요. 이를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AP 통신, 그리고 시카고대학교의 전국여론조사센터(NORC)가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가 월요일(9일) 공개됐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높았지만, 업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설문조사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인들 가운데 절반 이상, 그러니까 응답자의 57%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을 좋게 보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37%였는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임기에 대해서 매우 좋았다, 또는 좋았다, 이렇게 답한 사람의 비율은 절반을 겨우 넘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설문조사를 이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더 좋게 나온 건가요?

기자) 호감도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에 AP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GfK가 벌인 조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41%에 불과했는데요. 당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자리를 잃고 얼마 되지 않아서 실시된 조사였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올라간 겁니다.

진행자) 대통령 후보들은 보통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여러 공약을 내놓게 마련인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죠? 어떻습니까? 미국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을 잘 지켰다고 생각하나요?

기자) 아니오.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미국인 3명 가운데 2명에 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답한 사람이 44%였고요.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고 말한 사람도 22%가 넘었습니다. 이런 수치는 오바마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불만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이민개혁이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약속 등이 지켜지지 않은 데 실망한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진행자)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더 나은 편인가요?

기자) 조지 W. 부시 대통령 전임 대통령과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당시 호감도가 40%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41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재선에 실패하긴 했지만, 호감도는 62%로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높았습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할 무렵에는 호감도가 57%로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달랐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원들은 대부분 오바마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공화당원들은 대다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정당 간의 분열이 더 심해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기도 한데요. 혹시 인종별로 호감도에 차이가 있었는지요?

기자) 네,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흑인들 사이에서 호감도가 매우 높았는데요. 10명 중 8명이 오바마 대통령을 좋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내 흑인들이 바랐던 큰 변화를 가져왔느냐에 대해서는 평가가 인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흑인들의 여건이 나아졌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흑인 응답자 가운데 43%에 불과했습니다. 거의 절반에 달하는 흑인이 아무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고요. 6%는 오히려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인터뷰에서 미국이 8년 전 자신이 취임하기 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주장했는데요. 미국인들이 여기에 동의하는지요?

기자) 개인적인 면에서는 대체로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보다 가정 형편이 나아졌다고 답한 미국인은 10명 중 4명에 불과했고요. 10명 중 두세 명은 오히려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미국의 실업률이 10%에 달했지만, 지난달의 경우 4.7%로 나오는 등 실업률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는데요. 하지만 이것이 임금 인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많은 미국인이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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