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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미사일 갈등... '하나의 중국' 원칙 미·중 재확인


인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 4' 시험 발사 장면. 인도 당국은 사거리 4,000km인 아그니4가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를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인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 4' 시험 발사 장면. 인도 당국은 사거리 4,000km인 아그니4가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를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오종수 기자와 함께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인도가 최근 2주 동안 세 차례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는데요. 중국이 이를 경고하면서 맞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두 핵 보유국의 군비강화 경쟁, 들여다 보겠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 그동안 두 나라가 함께 지켜온 정책이고, 앞으로 정확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황이라서, 두 사람의 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산유국인 멕시코에서 기름 값이 크게 올라 주유소와 상점 등에 약탈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 두 핵 보유국이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시아의 양대 인구 대국이자 핵 보유국들인 중국과 인도가 군비 경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인도였는데요.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는 지난달 23일, 자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5’를 시험발사했습니다. ‘아그니’는 인도 현지 언어로 ‘불의 신’이라는 뜻인데요, 핵탄두를 탑재하고 5천km를 날 수 있는 미사일로, 인도의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사거리가 깁니다. 인도 언론매체들은 아그니5 시험발사 직후 “중국 동북부 끝까지 닿을 수 있는 수단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우리의 강력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것인 만큼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그니5는 지난달 26일에도 시험발사에 성공했는데요. 이튿날(27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인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화 대변인이 지적한 안보리 결의는 18년 전 인도와 이웃나라 파키스탄의 군비 경쟁이 가열중일 당시 채택된 결의 1172호를 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든 핵실험을 포기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중국 측의 이런 반응에 대해 인도 외교부는 “우리의 방어 능력 개선은 특정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면서 “인도는 모든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아그니5’의 성능이 실제 중국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잇따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아그니5'의 사거리를 지도에 표시하면 중국 동북부 지역까지 포함하는 아시아 대륙 전체에 닿을 수 있고요, 아프리카와 유럽 일부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인도 당국은 아그니5를 곧 실전배치할 계획인데요. 국제사회에서 실질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인도는 아그니5가 배치되면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국 지위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대응 조치에 나섰다고요?

기자) 중국은 이런 인도의 움직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네팔과의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 계획을 밝혔는데요. 네팔은 인도가 국경 일부를 개방하고 있는 나라라서, 중국의 군사력이 영향을 미치면 인도를 자극할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진행자) 중국도 신형 ICBM을 실전배치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이 발사차량에 실려 기동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당국은 “둥펑41을 조만간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중국청년보'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사거리 1만3천km에 달하는 둥펑41이 중국을 겨냥한 인도의 바람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거리 1만3천km면, 5천km인 인도 것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것 같은데요, 인도가 또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인도는 지난 2일 ‘아그니4’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아그니4는 사거리가 4천km로 짧지만 첨단 기능을 갖췄는데요. 발사 후 적의 교란행위로 예정된 궤도를 벗어나도 다시 수정해 원래 목표물로 향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발사 초기에 요격당하지 않는 한, 반드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인도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아그니4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를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인도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중국은 다시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중국은 인도와 경쟁관계인 이웃나라 파키스탄을 지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파키스탄 역시 핵 보유국인데요.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오늘(5일)자 사설에서 “아그니4와 아그니5의 잇딴 시험발사는 유엔이 정한 한계를 넘어선 행위로, 인도 당국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히고, “그렇지 않다면 파키스탄도 동일한 특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인도 영자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중국이 파키스탄을 도우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의 군비 경쟁에 대해 미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은 오늘(5일) 홍콩발 보도를 통해 “합쳐서 인구가 25억에 달하는 두 나라가 핵과 미사일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양대 핵 보유국이 “전쟁으로 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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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전화통화를 했다고요?

기자) 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전화 통화에서 역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 두 나라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오늘(5일)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전화통화에서 논의된 다른 현안들은 간단히 언급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대화 내용을 비교적 소상히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 두 외교책임자들이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 미-중 두 나라가 지켜온 ‘유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정확한 방향을 잡아서 그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왕 부장은 또 미국의 차기 정부가 양국관계를 신중하게 다루길 바란다며 국가이익과 주권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켜달라는 입장을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전한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은 보도했습니다. 2주 뒤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을 의식한 요구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서 케리 장관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케리 미 국무장관도 원칙적으로 중국의 입장에 동의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여전히 (민주· 공화) 양당의 합의사항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바뀐 뒤에도 미국의 대 중국정책 기조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사이에 현안으로 떠오른 ‘하나의 중국’ 원칙이란 게 뭔가요?

기자) 아시다시피, 중국은 1940년대 이후 공산주의 본토 정부와 자본주의 타이완 당국이 나뉘어있는데요. 양측이 정통성 경쟁을 벌이다 197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본토의 중화인민공화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뒤로는, 본토에서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이 외교 대전제로 자리잡았습니다. 다시 말해,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의 영토인 타이완 섬에 자본주의 체재가 운영중인, ‘1국 2체제’의 정치적 현실을 인정하지만, 대외적으로 양측을 대표하는 것은 본토의 중국 정부 하나 뿐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뭐죠?

기자) 오는 20일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의 대 중국 외교정책 관례를 깨고, 타이완에 접근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초,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양측 정상급 지도자들이 직접 교류한 게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요,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남중국해에서의 도발적 행위 등을 지적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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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멕시코 주요 도시에서 소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멕시코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속속 발생하면서, 최소한 3개 주에서 비상 사태가 발령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동으로 발전해서 무장 병력이 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멕시코 정부가 새해 첫날 휘발유 가격을 20%나 한꺼번에 올렸습니다. 고급유의 경우 리터당 17.79페소(약 83센트)로 올랐는데요. 멕시코 사람들이 하루 일하고 받는 최저 임금이 80페소(약 3달러72센트)이기 때문에, 기름을 4리터만 사도 하루 일당을 전부 내야 되는 겁니다. 기름값 인상이 발표된 이후 멕시코 시민들은 주유소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는 한편, 주요 고속도로와 철도 운행을 막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약탈행위까지 발생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4일) 부터는 멕시코 주요도시 시민들이 주유소를 습격해 휘발유를 훔쳐가거나, 백화점과 상점에 들어가 식품과 의류는 물론, 값비싼 가전제품까지 빼앗아가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요 도시에서 170여개 점포가 봉쇄된 상태라고 멕시코백화점연합회는 밝혔습니다. 경찰은 어제 하루 동안만 200명 이상을 체포했고요, 멕시코 전역에서 주유소 1천8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는 ‘G500’ 측은 안전을 이유로 모든 주유소를 폐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방송에 나와, “국민의 분노와 좌절을 이해한다”면서도 유가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습니다. 산유국인 멕시코의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는 최근 원유 정제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유소들에 정유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 급등은 멕시코 경제에 더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종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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